기린이 아닌 모든 것
이장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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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보다는 단편소설집을 좋아한다.

 

유난히도 느리고 더디게 읽는 글읽기 습관 때문일 수도 있고,

짧은 이야기 후 오래 숨을 쉬고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일 수도 있고,

분명치 않은, 대개 많이도 열려 있는 결말이 좋기 때문일 수도 있고,

모두 좋지 않고 하나만이라도 좋아도 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장편은 어찌 되었든 숫자상 하나이니 하나는 분명히 좋아야 좋은 것일 테고)

연작 소설이나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는 다른 여러 개가 좋아서일 수도 있고

 

혹은 그 모든 것 때문이겠지만

아무튼 장편보다는 단편을 잘 쓰는 작가가 좋다.

 

다락방 님의 글에서 이 작품집을 보게 되었고 이제 쉽게 책을 놓지 않겠다는 다짐 덕분에

끝까지 읽게 되었다.

 

두 번 읽은 작품은 <올드 맨 리버>가 유일하다.

아니, 두 번이나 읽은 작품이 <올드 맨 리버>라고 해야 할까.

어느 문장이든 내 마음을 잘 표현한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작품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작품은 짧은 단문 속에서도 수없이 피어나는,

이야기와 감정이 단편의 맛을 충분히 즐기게끔 했다.

 

 

 

 

 

이름이란, 아무렇게나 흐르지 않도록 사람을 붙들어두는 작은 닻 같은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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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7-02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읽었는데도 86쪽에 저렇게 좋은 문장이 있었나, 새롭네요.

아애 2015-07-03 07:13   좋아요 0 | URL
저도 두 번째로 읽었을 때에야 눈에 들었답니다. 여러 모로 마음에 들 작품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한강 다리에서의 전화 장면이 그런 마음을 돌려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