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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지더라도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산골짜기 한적한 작은 마을에서 발견된 시체 한 구.
일부 마을 사람들에게 이방인 혹은 괴짜라 불리는 할아버지다.
무언가를 손에 꼭 쥐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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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평범한 직장인이자 두 아이의 아빠였던 타다히코.
그저 자신의 두 번째 고향인 작은 마을이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던
그에게 일생일대의 고난이 찾아온다.
너무나 순수했기에 그렇게 아프게 다가왔을까?
전혀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 모든 것을 자신이 짊어지고
일생을 그렇게 살아간 것일까?
한편으로는 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족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그의 행동은
실망스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미워할 수 없었던 이유는
너무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그의 마음이 내내 나를 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아내도 아들과 딸도 그를 미워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용서하지는 않지만 미워하지 않는다는 아내의 말은 애틋했다.
남편의 마음을 아버지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어도
그립고 미안하고 고마웠을 것이다.
가족을 버렸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비록 벚꽃은 지고 없더라도 그가 진짜로 가꾸며 소중히 여겼던 것은
가족 꽃이었으며... 그리고 활짝 피어 그들을 맞이하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얘기한다.
'말을 해야 알지. 대화를 해야 풀리지'라고 말이다.
하지만 타다히코는 그럴 수 없었다.
지키고 싶었던 마을이 산사태로 무너지고 자신이 좋아했던
마을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봐야 했던
충격으로 실어증이 와버렸기에... 죽음까지 그의 말은 돌아오지 않았기에...
이 소설은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다양한 시선에서 해석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타다히코가 보여준 가족 사랑은 그 누구도 손가락질할 수 없을 것 같다.
눈물 없이는 읽기 힘든 소설이었다.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나고 흩어진 것 같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단단히 묶여 있었던 한 가족.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건 사고들.
애써 외면하려 20년을 모른 채 살아왔지만 실상은 늘 그리웠던
그들의 마음이 너무 완벽하게 전달되는 소설이다.
아름답고 고맙고 애틋한 가족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게
이 소설을 적극 추천한다.
-밑줄 긋기-
"타다히코 그 친구, 이걸 벽의 앨범이라 불렀지......"
하야마씨는 누구에게 말한다기보다 혼자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견디기 힘들어진 나는 한 번 깊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자문했다. 그 사람은 우리 가족을 버렸잖아?
버린 후에 전 가족사진을 벽에 붙인 것뿐이잖아? 그저 그뿐인
사람으로 생각하면 되는 거지? 질문을 던질수록 가슴속에서
부풀어 오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 그 따뜻하고 포근한 감각의
의미를 확인하고 싶어져서 나는 옆에 있는 리나를 돌아보았다.
260쪽
"벚꽃이 진 다음이........." 넋이 나간 내가 중얼거렸다.
"아빠의 진짜 메시지였던 거야"라고 리나가 이어 말했다.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가 '흐흑' 소리를 내며 숨을 들이쉬더니...
곧 그 숨은 오열이 되어 터져 나왔다. 엄마가 울었다. 마침내.
33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