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삼촌과 자전거 - 제7회 5·18 문학상 수상작 도토리숲 문고 2
황규섭 지음, 오승민 그림 / 도토리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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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민국이는 엄마가 새로 사주신 자전거를 잃어버렸다.

분명 자전거 보관소에 잘 잠가뒀는데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삼촌도 함께 사라졌다.

삼촌을 의심할 수는 없다. 삼촌의 오토바이도 함께 사라졌으니

삼촌은 오토바이를 타고 늘 그렇듯 어딘가에서 며칠 지내다 올 것이다.

민국은 형사인 아빠를 닮아서 어떤 일이 벌어지면 꼼꼼히 기록하며

사건을 해결하고는 했었다. 이번에도 직접 사건을 조사하기로 하고

자전거를 마지막으로 본 순간부터 기록해 나간다.

그렇게 탐문수사를 벌이다가 수상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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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이쁘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었다던 작가님의 글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좋은 과거, 좋은 역사만 있었다면 정말 좋겠지만

어느 나라든 좋은 역사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독 4월과 5월은 참 아픈달이다. 봄이 시작되고 가정의 달이라는

사랑 넘치는 날들이지만 우리의 역사는, 과거는 이 5월을 참 아픈 달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그 일은 누구든 기억하고 바로 알아야 할 날이다.

민국의 아빠와 삼촌은 5.18을 겪은 세대다.

그리고 가장 위험했던 장소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들이다.

삼촌이 12살. 바로 민국의 나이 때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고

삼촌은 멈춰버렸다. 어른으로서 자라지 못하고 마음이 멈춰버린 삼촌은

늘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지낸다. 그러다 가끔 사라지고 다시 나타난다.

아빠를 통해 5.18의 무섭고 아픈 이야기를 듣고 자란 민국이지만

실상은 그저 지나간 이야기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자전거를 찾기 위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할아버지를 만나고 할아버지의 사연과 자신의 실수를

깨달아가며 민국은 그저 이야기로만 들었던 그 일이

이제는 조금 더 마음 깊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저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던 삼촌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된다.

아이들을 위해 쓰인 글이기에 자극적으로 쓰인 소설은 아니다.

민국이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5.18의 진실을 담아놓았고

살아남은 자들의 그리움과 아픔을 잔잔하게 담아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눈시울이 붉어져서 책장이 쉽게 넘겨지지 않았다.

삼촌을 바라보는 아빠의 마음이 느껴졌고

죽은 아들을 기다리는 말 못 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참 아픈 과거다.

그리고 참 고마운 과거다. 많은 이들의 피로 세워진 민주주의.

이제는 더 이상 5.18을 왜곡하며 살아있는 이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어리석은 이들이 없어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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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소중하고 귀한 소설이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5.18의 진실과 아픔을 담아놓은

이 소설은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쁘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겠지만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는 없을 것이다.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아이들에게 바로 가르쳐 주는 어른들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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