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나방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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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눈을 떠보니 병원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나를 닮은 사람이 옆에서 나를 간호하는 걸 보니 엄마인듯하다.

그리고 엄마는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놓으셨다.

엄마 없이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들다.

엄마께 너무 감사하다. 그런데 주위에서 엄마를 이상하게 보는 거 같다.

함께 입원해있는 꼬마 아이도 그렇게 말한다.

"왜 언니 엄마는 우리 엄마 따라 해? 언니네 엄마 무서워"

엄마가 이상하다? 아니야... 아니... 엄마가 이상하다.

.

.

.

누군가에게 기생해야만 살 수 있는 여자.

끊임없이 흉내 내고 되뇌고 연습해야 사는 여자.

엄마가 그렇다.

하지만 자신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딸 소영이가 이상한 거다.

엄마를 힘들게 하고 믿지 못하고 엄마 뜻대로 해주지 않는 소영이가 문제다.

기억이 사라진 소영이를 향한 엄마의 사랑은

기괴하다. 딸의 기억이 돌아오는 걸 원하지 않는 엄마.

과거는 없었던 것처럼 다시 시작하고 싶은 엄마의 말과 행동은 늘 다르다.

그리고 폭력의 수위는 아이의 죽음을 앞당긴다.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온 소영은 집이 너무 낯설다.

심지어 자신의 물건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휠체어 앉아 눈을 깜박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빠도

반갑지만 왠지 낯설고 이상하기만 하다.

나를 찾고 싶은 소영이와 모든 것을 자신의 테두리 안에 가두고

움직여야 숨 쉴 수 있는 엄마의 숨 막힌 술래잡기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모성애.

누군가는 엄마의 사랑을 모성애라는 테두리 안에 넣어둘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엄마의 모습에서 모성에는 찾을 수 없었다.

자신만의 왕국에 갇혀 가족들의 피를 말리는 악마만 보일뿐이다.

완벽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던 소망은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다시 세우기를 반복한다. 다시 세울 때마다 희생자는 늘어난다.

방에 들어온 거미를 쫓다가 우연히 찾은 일기.

찢긴 두 장의 일기지만 소영은 그 일기가 너무 소중하다.

읽고 또 읽으며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그 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소영을 이끈다.

엄마와 소영. 소영이를 돕고 싶어 하는 친구 민지

그리고 무언가 숨기고 있는 담임선생님까지.

자신의 방에서 우연히 찾은 소영의 일기. 단 두 장이지만

많은 것을 알게 하는 일기였다.

하지만 그 일기는 소영이를 전혀 다른 곳으로 안내한다

엄마의 삐뚤어진 사랑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엄마라 불리는 그녀는 그 누구의

엄마도 될 수 없었다.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완벽한 가정은

그녀에게는 결코 허락될 수 없다.

내내 마음에 남는 건 아빠의 애틋한 눈빛과 손가락으로 끊임없이

써 내려간 알 수 없는 패턴이다. 그리고 그것은 소영이를

살리고자 했던 아빠의 간절한 소망이었다.

-밑줄 긋기-

부모가 인정하지 않는 진실은 자식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법이다. 내가 어떤

형태로 태어났더라도 엄마는 나를 혐오했을 것이다.

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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