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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판정위원회
방지언.방유정 지음 / 선비와맑음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실수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 신경외과의사 차상혁.
하지만 그는 3년 전에 묻어뒀던 의료 과실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빠졌다.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큰 사건.
그리고 이제 그는 선택의 기로 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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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메 순간이 선택이다.
그 한 번의 선택이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기도 하고
성공이라는 달콤한 맛을 맛보기도 한다.
그리고 무너지기도 하고 다시 일어나기도 한다.
완벽주의자 차 상 혁.
그가 응급으로 동시에 들어온 두 명의 환자를 착각해서 엉뚱한 환자에게
뇌사 판정을 내린다. 그리고 그 환자는 손써볼 기회도 없이
장기 적출을 당한다. 그렇게 그 사건은 차상혁과 한 명의 간호사만의
비밀로 영영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듯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낯익다.
차상혁을 비롯해서 위원회 모든 인물들이 자신은 괜찮은 사람인 척
살아가지만 이익 앞에서 그리고 목적 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그리고 숨겨뒀던 자신의 진짜 추악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이 낯익은 이유는 우리 모두 그런 모습들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끝없이 질문을 해본다.
나라면... 과연 나라면??
그리고 섬뜩한 생각에 나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감추려는 자와 사명감으로 드러내려는 자,
그리고 방관하는 자. 그 무엇도 아닌 중간에서
눈치를 보며 이익만을 쫓는 자.
이 하얀 간호사의 마지막 말은 차상혁이 아닌 우리에게도
숙제를 내주는듯하다.
이야기가 끝났지만 실상은 진짜 이야기가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과연... 이대로 묻히는 걸까? 아니면 정말 누군가 알고 있는 걸까?
어쩌면 현실에서 벌을 받지 않는 그에게 평생 불안감과 불신으로
살아가라고 벌을 준 것은 아닐까?
아니면 정말 정당하게 죗값을 받게 하기 위해 수많은 이들에게
이미 증거를 배포한 걸 아닐까?
어쩌면 전자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의 끔찍한
하루하루를 그려본다.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소설 뇌사 판정 위원회.
가독성이 끝내주는 소설이다.
사명과 사익의 무거운 충돌을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밑줄 긋기-
왜 하필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병원에 제 발로 걸어 들어온 거냐고,
더욱이 그 병원 주인의 사위가 되려는 건 어떤 마음이냐고, 그때 상혁에게
제대로 물어봤어야 했을까. 그랬다면 지금 이런 파국까지 치닫진 않을 수
있었을까. 상혁은 '마음을 잃은 괴물'이 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71쪽
반칙은 반칙으로 불법은 불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딱 한 번 반칙과
불법에 발을 디디면 딱 그만큼 윤리의 저울추도 기울게 된다. 딱 한 번은 두 번, 세 번으로
이어지고 급기야 어둠의 흙탕물에 흠뻑 젖고 말 것이다. 18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