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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고백
미키 아키코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자살을 했다.
아니 아내가 8살 아들을 데리고 죽음을 선택했다.
어쩌면 사고였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고를 가장한 살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남편이 범인으로 지목되고 숨 막히는
진실게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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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어떤 일이든
양쪽말을 들어야 한다였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중립 말이다.
물론 죽은 자는 말이 없기에 산자의 말이 우위를 차지하겠지만
죽은 자가 남몰래 흔적을 남겼다면? 혹은 제3자에게 유서를 남겼다면
사건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이 되기도 한다.
소설을 기존 소설 방식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사건을 바라본 피의자와 증인들 그리고 변호사의 시점에서
대화 형식으로 전개가 된다.
그래서인지 마치 그들과 내가 직접 대화하는 듯한 느낌에
몰입이 더 잘 된다.
사실 나는 8살의 아들에게 집중했었다.
내 아이가 전례 없는 사이코패스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연 이 부부의 일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나?
라는 딜레마에 빠져있었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을 말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들이 할머니에게 보낸 메일이 발견되면서 온통 아들에게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알게 됐다. 역시 사람은 참 단순하고 어리석다는 것을.
패자의 고백.
그렇다면 승자는 누구일까?
적어도 내 생각에 승자는 없다.
그리고 패자 또한 없다.
스스로 자신을 패자로 생각했을 뿐.
어느 누구도 이 비참한 죽음을 놓고 게임을 하지 않았다.
무엇을 위한 복수인지 누구를 위한 복수인지
자기 자신을 스스로 함정에 빠트리고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며 혼자 만의 망상에 빠져버린 그들의
어리석음은 정말 하찮은 허영에 불과하다.
완벽한 반전이지만 완벽하지 않는 그의 삶은 끝내 씁쓸함으로 남는다.
그리고 아이들의 죽음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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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읽어도 집중할 수밖에 없는 탄탄한 스토리다.
그리고 독백하듯 전개되는 이야기는 몰입도가 최고다.
조금은 독특한 추리소설을 찾는 분. 그리고
반전이 있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밑줄 긋기-
체념인지 공포인지 애원인지 알 수 없는 그 눈빛! 전날 밤 부모가
어떻게 죽일지 궁리한 바로 그 아들이 놀랍게도 스스로 생사의 벼랑 끝에
몸을 세우고 숨을 죽인 채 아버지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132쪽
"남편은 나라는 여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 내가 본인의 소유물이니까
소중히 대할 뿐이야 아끼는 손목시계 같은 거지 실수로 떨어뜨려서
망가지면 다시 새것을 사면 그만이야"
218쪽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피해자에게 이렇게나 불리한 상황은 없습니다.
살인사건의 심리가 무겁고 고민스러운 이유는 당연히 사건의 심각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을 할 수 없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헤아리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판사를 비롯한 법조인 모두가 통감하기 때문입니다.
29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