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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가족 ㅣ 백석 시 그림책
백석 지음, 김정진 그림 / 꼬마이실 / 2022년 8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백석 시인의 아름다운 시 '수라' 가 정겨운
그림을 만나서 시 그림책이 되었어요.
백석 시인의 시인 수라는 아수라의 줄임말이에요.
아수라는 큰 혼란에 빠진 모습을 말한답니다.
시속에 거미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에서
혼란에 빠진 거미들의 마음을 알 수가 있어요.
이 시는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시라서
백성들의 상황을 거미로 표현해서 지은 거 같아요.
본인의 의지가 아닌 다른 이의 개입으로
어미와 새끼 거미들이 흩어지게 되는 모습은
우리 조상들의 아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
아이들이 이해하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원문을 풀어서 그림과 함께 담은 '거미 가족'
시골 풍경의 정겨운 그림과 거미 가족의 이야기는
슬프지만 거미 가족이 다시 잘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도 담겨있어요.
아이와 함께 읽고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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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모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 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 거미 쓸려 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 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 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 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라운 종이에 받아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백석 '수라' 원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