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배우 김순효 씨 - 제4회 고창신재효문학상 수상작
이수정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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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어딘가로 함께 가달라는 엄마.

늘 언니랑 함께 하던 엄마가 언니가 아닌 나와 함께 가자고 하는 게 뭔가

걸리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말없이 엄마를 따라 길을 나선다.

그런데 전혀 연고 없는 전라도 정읍에서 내리는 엄마.

그리고 버스를 타고 다시 고창으로 간다.

이름만 들어본 생소한 곳에 엄마는 무슨 일인 걸까?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

.

작가님의 일화가 소설의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누군가의 진짜 이야기를 읽는듯했는데

이야기의 전부가 사실은 아니지만 작가님과 작가님 어머니의 일화가

소설의 시작이 되었다는 글을 마지막에 읽고 괜히 더 애틋해진다.

진짜 누군가의 이야기일 것 같은 기분이 더 들어서인 거 같다.

일평생 가족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희생했던 엄마와

밖으로 나돌며 노름을 즐기고 정말 아무도 모르게 두 집 살림을 차렸던 아버지.

그리고 두 번째 아내의 죽음과 그의 딸이자 김순효씨의 딸이 된 아이.

그들의 터였던 전라북도 고창.

유난히 감이 크고 맛있고 많이 열리는 감나무집.

그곳에서 그 누구도 알지 못할 기묘한 만남이 시작되고

그 만남의 시작은 엄마인 김순효씨의 또 다른 인생을 만든다.

경주는 김 순효 씨의 막내딸이다. 그리고 그는 작가다.

우연히 엄마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게 된 경주는 그동안 가슴을

누르고 있었던 커다란 돌덩이를 내려놓게 되었다.

그리고 진짜 자신을 찾게 된다. 엄마의 삶을 통해서 말이다.

영상으로 너무 만나고 싶은 소설이다.

그들이 찾아다닌 곳의 풍경과 분위기를 영상으로 보고 싶고

그리고 김순효씨의 삶도 영상으로 너무 보고 싶다.

아마도 오열하면서 그녀의 인생을 볼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펑펑 울었다.

요즘 한참 인기 중인 '폭삭 속았수다'의 애순이 엄마를 보는듯했다.

애순이 엄마와는 또 다른 아픔이지만 그들의 희생은 너무도

닮아있어서 김순효씨를 보며 애순이 엄마가 떠올랐다.

한 편의 다큐를 보는듯하고 영화를 보는듯하다.

삶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놓은 너무 아름다운 소설이다.

늘그막이 시작한 단역배우인 김순효씨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모든 이에게 강력 추천한다.

-밑줄 긋기-

"작가님요 저그 저 산을 한번 보이소 세상천지에 봉우리가 딱 한 개뿐인 산이

어데 있습니꺼 알고 보믄 저 산이 돌이라 카데예 저 속이 전부 돌이라꼬예

돌하고 돌이 저렇개 어불려갖고 산이 됐다 카데예 내가 배움도 짧고

일자무식이지만서도 사람도 요래 이짝에서 고이고 저짝에서 공가주믄서

그래 어울려 사는 거 아이겠나 싶어예 딱, 요 고인돌맨쿠로요 그라고보믄

세상천지가 고인돌 아니겠어예 고인돌이 천지삐까리인기라요"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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