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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4대 이어 지켜오고 있는 메밀 국숫집 오모리 식당.
백 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이곳을 시작하고 지켜온 이들의
이야기가 하나가 되어 가만가만 말을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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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뭐랄까..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다.
애틋함의 여운이 설렘의 여운이 그리고 고마움의 여운이
4대를 거쳐 지켜오고 있는 것.
그 맛이 변하지 않고 변함없이 불이 켜지는 곳
길바닥에서 사과박스를 뒤집어 놓고 시작한 가게는
사랑하는 이들의 도움으로 가게가 되고
대를 이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야기는 식당 초대 창업주 오모리 겐지와
그 손자 오모리 데쓰오 그리고 데쓰오의 아들 요이치의
이야기가 교차로 쓰여 있다.
초대 창업주 겐지의 가족을 위한 희생과 동화 같은 사랑
그리고 멋진 우정을 보여준다.
겐지의 아들은 망나니였나 보다. 아들이 아닌
손자 데쓰오가 그 뒤를 이어 어린 나이부터 식당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정말 좋아하는 일도 포기하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데쓰오는 아들인 요이치가 자신이 하고 싶은 거
좋아하는 거를 마음껏 하기를 원한다.
가게를 이어받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지만
무엇보다 아들의 진짜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더 깊다.
하지만
요이치는 아버지의 깊은 뜻을 알지 못하고 오해를 한다.
자신에게 식당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한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통한다.
사랑도 부모 자식 간의 마음도 말이다.
남자들의 찐한 희생 중심에 아내들의 묵묵한 내조가 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메밀국수의 국물을 내는 건 아내의 몫이다.
싫은 내색 없이 힘들다는 투정 없이 성실하게 남편의 옆을
지키는 그녀들의 모습은 그저 아름답다.
창업주인 겐지의 친구가 선물해 준 최고급 자게.
오모리 식당이 대를 이어 계속해서 장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던 선물이었을까? 겐지가 아닌 손자의 손자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말에
너무 감동이었다. 그렇게
친구의 선물은 정말 대를 이어 전해지고 전해진다.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이야기는 환경이 주는 고통에
아프기도 하지만 사랑에 설렘 하기도 하고
괜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그리고
왠지 봄바람을 맞고 있는 듯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기분이 든다.
-밑줄 긋기-
"이건 내가 어릴 때 이 식당을 처음 만든 할아버지한테 몇 번이나 들은 이야기인데"
"네......."
"모든 일의 끝에는 반드시 감사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배웠단다"
'감사.?"
"그렇지 어떤 일이든 마지막엔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만 하면 모두가 좋은 기분을 간직할 수 있다고 창립자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단다'"
286쪽
"고맙다거나 감사하다는 말은 뭐랄까 좀.. 신비한 힘을 가진 것 같더구나.(중략)
불 성실했던 2대째 할아버지는 너도 알다시피 술 취한 상태로 차에 치여 돌아
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병원에 계실 때 내가 간호를 했었단다
그러다 임종 직전에 뜬금없이 말하더군. 고마워라고... 단 한마디... (중략)
그때 신기하게도 이 아버지의 아들이어서 좋았다는 마음이 내 안에 가득해지는 거야"
2대째 할아버지도 창립자 할아버지 말씀처럼 마지막 순간을 감사로 마무리했다.
감사하는 마음...... 2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