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퇴근길
ICBOOKS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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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고대리

아니 그만뒀다기보다는 희망퇴직을 당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더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고대리의 수상한 퇴근길의 고난은 시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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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평범한 고대리의 일상이라 더 공감이 간다.

많은 가장들이 겪는 일이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수상한 퇴근길에

오르고 있는 이가 있을 것이기에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왜 그리 미안한 게 많을까?

그동안 고생했고 수고했으니 그냥 당당하게 얘기하면 좋겠지만

실상은 가족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숨겨야 하는 가장들..

그리고 작은 거 하나에서부터 다 미안해지는 그들의 일상이 너무 슬프다.

그나마 다행일까?

소설 속의 고대리의 아내는 정말 지혜롭고 남편을 위한 마음이 큰 아내다.

답답하기만 하고 서운한 거 투성이지만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는

아내의 모습이 왠지 더 서글퍼진다.

알고 있지만 모른 채 해야 하는 그 마음 씀씀이도 예쁘지만 애처롭다.

소설 속 이야기는 남편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나는 그저 아내에게 마음이 가있다.

한 번쯤은 그녀가 폭발하기를 바라기도 해본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남편 고대리의 자존심을 지켜준다.

"좋은 날 오겠죠"라고 말하는 분리수거 남자처럼

아내는 그저 남편을 믿어주고 있는듯하다.

아이들도 성장하듯이 어른들도 성장한다.

고대리의 성장은 남자로서 남편으로써 그리고 아빠로써

마음과 생각이 성장한다. 그리고 다시 일어선다.

다시 일어서야 할 이유가 있고 힘을 주는 이들이 있기에 말이다.

이 세대를 살아가는 모든 가장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가장이, 그리고 엄마가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테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고대리의 수상한 퇴근길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그리고 격려를 해주는 이야기다.

-밑줄 긋기-

분명 가로등 불빛은 주황색인데 이상하게도 잿빛에 둘러싸인 것처럼 보이는

아내의 뒷모습에 고 대리는 깊은 한숨이 난다. 아내는 머리, 어깨, 팔, 등, 무릎, 발걸음까지

고된 삶의 흔적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데도 늘 괜찮다며, 다 잘 될 거라며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런 아내의 그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엉킨 감정이 그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문득, 만약 직장에서 안 잘리고 승승장구해서 잘나가고 있었다면 아내의 저 뒷모습도

당연하게 여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지러운 마음 한가운데 구멍이 나는 것 같다

108쪽

왜일까.

물론 벤치 옆에 있는 편의점 간판 불빛이 비치긴 했지만. 분명 깜깜한 분리수거장이었음에도

고 대리의 눈엔 언젠가 좋은 날 올 거라고 말하며 웃는 분리수거 남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 보인다.

왜 저놈 얼굴이 빛나 보이는 거지? 저놈이 멋있어 보여서? 그건 당연히 아닌데 .. 다만. 뭐랄까..

그냥 저런 사람도 저런 생각 하며 사는데... 나는......

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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