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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렛
송광용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집사와 함께 자건 거를 타고 외출하던 고양이는
술 취한 아저씨와 자전거가 부딪히며 사고를 당한다.
자전거와 함께 풀밭으로 떨어진 고양이는 사람들에 의해
사랑하는 집사가 병원에 실려가는 모습을 보게 되고 묵묵히
기다리던 고양이는 자건 거를 싣고 가는 트럭에 올라탄다.
하지만 고양이가 도착한 곳은 전혀 알 수 없는 곳.
그렇게 집고양이에서 길 고양이가 됐다.
그리고 살기 위해 아웃렛 쇼핑몰 주차장에서 스스로
아웃렛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다시 만날 집사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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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시선에서
쓰인 너무도 이쁘고 애틋한 소설이다.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아웃렛.
아웃렛의 길거리 생활은 지금 어디에나 있을 길고양이들을
떠올리게 하고 길고양이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듯하다
윤기기 흐르던 털은 피부병으로 윤기를 잃어가면서 빠지기 시작하고
아름다웠던 모습은 이제 누가 봐도 징그러워졌다.
힘든 길거리 생활 그리고 보호소 생활.
보호소에 들어갔다고 한들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고양이들의 삶은
그저 미안하기만 하다. 읽을수록 자꾸 미안해진다.
이런 독자의 마음을 알아서일까? 보호소에 있는 고양이들은
참 밝다. 그리고 이야기꾼들이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고양이 제리의 사연은 한편의 또 다른
스릴러를 읽는듯하다. 고양이들을 죽이는 연쇄살인마를 막기 위한
고양이들의 합동 작전은 눈물 없이는 읽을 수가 없다.
저 작은 몸에서 어쩜 그리 큰 용기를 낼 수 있는지
아무리 소설이라 해도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다시 살아나가는 남은 고양이들.
그리고 이제 아웃렛이 아닌 진짜 이름을 찾은 가을이.
그렇게 가을이는 집사에게 이름을 다시 불린다.
집사가 이름을 불러줄 때 다시 존재하는 작은 생명이다.
지금도 세상 많은 곳에서 헤매고 있는 길고양이들과
강아지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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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사들은 꼭 읽어야 할 소설.
그리고 색다른 스릴러물을 찾으신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시길.
-밑줄 긋기-
"우리의 운명이 누군가의 운명에 매달린 실과 같다는 건 너무 위태로워 보이잖아"
"그건 사실이니 슬퍼할 일이 아니고 받아들여야 할 일이지 고양이만 그런 게 아니고
사람들도 서로의 운명에 얽혀있지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의 운명에 영향을 받아
운명은 가까이 가면 촉수를 뻗어 사람들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 버린다고 했거든."
77쪽
"많은 이들이 확실히 악의를 피해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에선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선의를 포기하는 순간
삶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거야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는 가능성, 그건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 시킬 가치가 있는 거니까. 그게 수많은 후회의 사간을
거치고 난 다음에 내린 결론이야." 163쪽
"아웃렛, 어떤 기회는 받는 존재 말고 주는 존재에게 더 절실한 법이야
이건 너만을 위한 일이 아니야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야
죽으면서도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것을 만들어 두고
싶은 거야." 20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