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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재공 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2002년 3월부터 2004년 2월까지 스노보드에 도전한 2년간의
여정을 담아놓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에세이 이자 단편소설집이다.
기가 막힌 센스로 자신의 에세이에 미공개 단편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넣었다.
마치 실제로 경험한 것처럼 말이다.
단편이 수록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읽는다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속을 것 같다.
이 도서는 작가님의 도전을 담았다.
그것도 정말 무모한 도전을 말이다
결국은 무모한 도전이 아닌 가능한 도전이었지만
자신의 나이를 생각해서 엄두도 내지 못했던 도전이라 말한다.
바로바로 스노보드이다.
1985년에 개봉한 '007뷰 투 어 킬'에서 제임스 본드가 스노모빌을
타고 적의 추격을 따돌리는 장면을 보고 스노보드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
작가님의 보더 배우기 여정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스노보드만 도전을 한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 골프에 눈을 돌리기도 하고 얼음 위에서 하는 컬링에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어느새 스노보드에 다시
돌아와있다. 책 사이사이에 삽입되어 있는 사진 속에서
그의 열정과 스노보드의 사랑이 전해지기도 한다.
작가님의 모습은 독자에게는 책을 읽는 또 다른 선물이기도 하다.
잡지 속 인터뷰를 읽는 느낌이랄까?
에세이 만으로도 풍성한 책은 또 다른 맛있는 디저트를 선물한다.
바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단편소설이다.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닌 작가님의 일상 속에 허구의 인물을
넣고 그들의 사건에 직접 개입을 한다.
혹은 삼자 입장에서 그 글의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한다.
그 모든 일들은 당연히 스노보드의 현장이다.
소설로만 만나봤던 작가님은 무한도전이라는 에세이를 통해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옆집 아저씨처럼 말이다.
어디선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스노보드를 타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된다면 작가님을 상상할 정도로 가깝게 느껴진다.
결코 무모한 도전이 아닌 작가님의 무한한 도전을 응원해 본다.
그리고 무엇이든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고 나이에 기죽지 말자고
나 또한 다짐해 본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도서를 놓치지 마시길... 작가님의 열정에 더욱 반하게 될 것이다.
-밑줄 긋기-
스노보드가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좀 더 재미있는 일이라면 아마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나를 스노보드에 이토록 빠져들게 한 것은 향상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말하건대 나는 아저씨다 사십 대 후반이면 옴치고 뛰어볼 수도 없이
중년 아저씨다 그런 아저씨가 되고 보니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배우고
향상시킬 기회가 극단적으로 줄어들었다. 오히려 예전에는 할 수 있었던 것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아주 작은 것이라도
'이제는 못한 것을 오늘은 해냈다' 라는게 기뻐서 견딜 수가 없다 스노보드는
그 아주 작은 향상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스포츠다 특히 초보자는 탈 때마다
반드시 조금씩이라도 향상된다 자신의 과제를 자각하고 다음에는 그것을
극복해 보려는 마음을 갖게 해준다. 231~23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