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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밤은 온다
도노 가이토 지음, 김도연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재공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기록한 서평입니다]
시한부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구라타와
매점 알바 청년이 바라보는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
잔잔하지만 묵직한 그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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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환자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
그곳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이야기.
시간과 공간이 뒤틀린듯한 이야기 전개는
으스스함이 아닌 애틋함으로 다가온다.
같은 날 같은 장소로 시작한 이야기는
어느 순간 시간을 뛰어넘어 다른 날 같은 장소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병원에 나타나는 유령이라는 소스가 자연스럽게 던져지면서
거부감 없이 다가오는 전개는 전혀 두렵지 않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들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여본다.
어느 누군들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지 않을까?
남겨진 가족들 또한 매 순간이 후회일 것이다.
떠나는 자와 남겨진 자.
그들의 속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이고
우리의 삶도 조용히 되돌아볼 수 있는 소설이다.
차분하고 잔잔하지만 신기하게 묘한 분위기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아마 료의 진짜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일 것이다.
반전은 없다. 하지만 또 매 순간이 반전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엄마의 마지막 말을 전해 듣기 위한
애틋한 여정이었음을 알게 된다.
다행이다. 엄마의 마지막 소원을 료가 들어줄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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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어떤 흐름이든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다. 누구나 죽기 때문이고
우리는 늘 잘 죽는 법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밤은 온다. 각자의 때가 되면 말이다.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 이 소설을 추천한다.
지금 건강할 때 더 나의 인생을 돌아보길....
-밑줄 긋기-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정든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마지막을
보내고 싶은 사람도 있고 반대로 가까운 사람일수록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60쪽
"미련이 남아 있으면 유령이 된다는 말이 있잖아. 실은 그 반대라고 생각하거든"
"반대요?"
"죽은 사람보다 오히려 남은 사람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법이니까
그런 사람이 우연한 순간에 유령을 보게 되는 거지. 설령 정체가 별것 아닌
마른 억새풀이라고 해도 말이야"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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