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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그리는 여인
새파란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8월
평점 :
여섯편의 단편소설
하지만 각자 다른이야기가 아닌
한팀이 이어달리기를 하는 경주를 보는듯하다.
열심히 자신의 몫을 다한후 앞사람에게
바톤을 넘기듯 이야기는 끊어질듯 다시
이어지고 결국은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
..
불같은 미친 사랑으로 시작하는 부부의이야기는
교통사고로 인해 죽음이라는 허무함으로 끝나버리지만
그 죽음이 씨앗이 되어 한 사람의 영웅을 탄생시킨다.
평범하기 그지 없던 그가 부부의 죽음을 목격하고
삶의 의미를 되찿으면서 자신을 다시 돌아보며
인생을 다시 설계한다. 그리고 그는 많은 이들의
목숨을 살려주는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그 영웅도 살리지 못한이가 있다.
살인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그남자.
남들이 영웅이라고 높여주는 청년에게
남이 건네는 따뜻한 시선을 처음 받았지만 그의
폭주를 막을수는 없었다. 그렇게 그는 복수에
휘말려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고 이슬처럼 사라진다.
그런 그 남자를 기억하는 여자가 있다.
오래전 일이지만 의협심 강한 그녀가 친구를
돕다가 못쓸짓을 당한다. 그 들중에 함께 있었던
그 남자가 살인자가 되어있었다. 그녀는 그때 그 일로
자신을 망가뜨리듯 남자들을 휘드르고 다녔지만
이제 그녀는 한가정의 아내가 되고 출판사를 하는
남편과 행복한 삶을 살고있다. 누군가는 살인자가
되었지만 누군가는 자신을 구원한 삶을 살고있다.
그런 그녀의 남편은 무한 긍정의 사나이자
열정가득한 출판사 사장님이다.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책은 나오자마자 대박을 터뜨리고
점점 자리를 잡아간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하늘이 뚫린듯 몇일씩 내리는 비로인해 낡은
출판사 건물은 무너지고 그는 직원들과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 너무도 편안한 모습으로 말이다.
이렇게 이들의 이야기는 서로 연결되어있다.
그리고 바람을 그리는 여인을 만나는 그남자.
친구와 그의 부인이 고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이했고 실패자라 생각했던 백수 동생은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잘나가던 외과의사인
자신은 뇌종양 진단을 받고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아프고 보니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거만했는지,
이제는 자신이 실패자인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든다.
그런 그 남자 앞에 나타난 바람을 그리른 여인.
자신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그 무언가라고 소개하는
그녀는 자유롭다. 아니 자유 그 자체다.
그녀의 말은 냉정하지만 편안하다. 그리고
날카롭지만 부드럽다. 제 멋대로지만 질서있고
차갑지만 따뜻하다. 그녀는 그렇게 세상 모든걸
품고 바람처럼 사라진다. 그리고 비로소 그남자도
참 자유를 맛본다.
바람을 그리는 여인을 읽으면서 왠지 작가님 자신을
그려놓은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
진짜 전달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지막 여인을 통해
전해주는 듯 했다. 어쩌먼 앞에 다섯편의 이야기는
마지막 여섯번째 이야기를 하기위한 준비과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밑줄 긋기-
상처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하지만 그 상처에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는 건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삶은 결국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일어난 일을 어떻게 정의 내렸는가가 아니던가.
그것이 바로 삶의 비밀이고 아이러니가 아니던가. 결국 비가 그치는 시점은 더 이상
비가 내리지 않는 때가 아니라, 마음속에 태양이 떠오를 때였다. 과거가 결국 완벽했다는
이해 뒤에는 미래가 완벽할 거라는 확신이 따라온다. 더 이상 내일이 두렵지 않은
막강한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125쪽
"나는 나를 인정하기 때문에 타인의 인정이 필요 없어요.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게 자신에게 인정 받는 거잖아요." 1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