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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리사 리드센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파머스 / 2024년 12월
평점 :
치매가 오기 시작한 아내를 요양원에 보낸 후
당신의 인생 마지막 여정을 준비하는 보 할아버지의
남은 시간의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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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주는 느낌은 차분함이다.
그래서인지 빠르게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보 할아버지의 추억을 함께 곱씹기도 하고
할머니를 함께 그리워하기도 하며
할아버지의 단짝 식스텐(반려견)과 숲을
달려보기도 한다. 그리고 아들 한스와 부딪힐 땐
안타까움으로 할아버지를 대변해 보기 한다.
이처럼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소설은
그냥 허구의 소설이 아닌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인생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편지를 쓰듯 덤덤하게
쓰인 글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특히 아들 한스와 좀 더 살갑게 지내고 싶은
보 할아버지의 마음이 아들과의 옛 추억을
소환할 땐 더욱 애틋하다.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해주고 싶은 아들과
그 마음은 알지만 마음이 그리고 말이 뜻대로
나오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보 할아버지의
소소한 충돌은 세상 모든 부모와 자식을 닮았다.
이 소설을 읽는 사람은 누구든지 나와 부모님을
연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혹은 나와 내 자녀를 연결하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 우리는 어떤 방향의 길을 선택하며
걸어가야 할지 그리고 인생의 마무리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하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다.
많은 분들이 이 책과 함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밑줄 긋기-
나는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나는 벽난로 앞에 쪼그려 앉아 있다가
장작을 더 가지고 오려고 현관으로 나갔다. 세상에 떠도는 모든 소문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98쪽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켜 식탁을 주먹으로 내려치며 나는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소리치고 싶었다. 이 배의 선장은 바로 나라고, 하지만 내버려두었다. 나는 선장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나는 폭풍우 속을 항해하는 배에 묶여있는 짐에 불과했다. 2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