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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새와 떠나는 정원 일기 - 생명을 품은 정원에서 일구어낸 사랑과 평화
일곱째별 지음 / 책과이음 / 2024년 11월
평점 :
글을 쓰기위해 서울을 벗어나 작가님만의
정원을 찾기위한 여정을 담백하게 담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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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같은 에세이다.
굴뚝새와 작가의 만남부터 이미 동화의 시작이고
함께 떠나는 여행길은 소설을 읽는듯 하다.
작가의 시선에서 쓰여진 글이지만 이상하게
굴뚝새의 시선에서 읽게되는 글이다.
나만의 정원을 찾기위한 여정은 소박하지만
아름답고 조용하지만 흥이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반가움이 참 컸다.
내가 나고자란곳이 정읍이고 지금도 부모형제가
살고 계시는곳이 정읍이기에 정읍댁의 정원일기는
반가움과 정겨움이 배로 느껴지기도 했다.
단순히 글을 쓰기위한 여정이 아닌
발 닫는곳에 작가님만의 정원을 가꾸고
어른들을 섬기며 작은 기쁨도 나누는 모습들은
저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너무 다정해서 꼬~옥 안아주고픈 책이다.
다정한 힐링이 필요하신분
나만의 쉼터를 찾고싶으신분들께
적극 추천해본다.
-밑줄 긋기-
나는 이파리 사이서이 바람이 실컷 드나드는 배롱나무에게 속삭였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 너를 괴롭히는 걸 싹 제거해줬으니
이제 꽃 피우는건 네 몫이야' 30쪽
실뱀 같은 덩쿨이 무섭게 칭칭 감고 올라와도 옴짝달싹 못 하는 나무들을 구해주다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던 나무가 사과나무란걸 알았다. 갑자기 의협심이 뻗쳐올랐다.
사과나무를 구하기 위해 아픈 두 손목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그렇게 초여름 정읍 정원에서
나무들을 맹렬히 괴롭히기 시작하는 두릅과 넝쿨들과 잡초들을 무찔러내면서 다짐했다
'내가 있는 한 이 정원의 나무들은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할 거야.' 내 치기가
굴함 없이 무성한 자연의 억센 활력 앞에서 얼마나 하잘것없는지 알면서도. 86~87쪽
고통이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 죽을 것 같으면 살기 위해 뭐든 하게 마련이다.
그것이 인간의 생명력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려는 몸부림을 하늘은 모른 척하지 않으신다.
126쪽
내 멋진 주인은 나에게는 둥지다. 움직이는 등지.
내 둥지가 된 주인이 머물 정원이 있는 방을 나도 꿈꾼다.
언젠가 주인이 정원을 찾으면 나는 그 정원에서 주인과 함께 자유롭게 날아다닐 것이다
2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