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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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으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여자.

그리고 동업자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여자.

두 여자의 바뀐 운명.

그리고 드디어 소리를 내는 그녀의 목소리.

잃었던 삶의 희망을 다시 찾기 위한 두 여자의

험난한 여정이 이제 시작되고 있다.

.

.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 완벽한 로리와 클레어 부부.

더군다나 로리는 권력이 있는 집안의 아들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그래서 상원 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남자다. 안으로나 밖으로나 완벽해 보이는 남자.

하지만 로리의 진짜 모습은 악마에 불과하다.

가스라이팅의 전형적인 남자. 그렇게 아내인 클레어를

철저히 고립시켜버린 남자.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이 부부를 통해 다시 깨닫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여인 이바.

불행한 아이였지만 수녀님과 양부모님의 사랑으로

잘 자랐다. 그리고 너무도 똑똑한 아이다.

그런 이바는 좋아하는 남자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마약을 만들어주게 된다. 그 일로 이바만 학교에서

쫓겨나 개 된다. 훌륭한 화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그녀의 삶은 어둠 속으로 더 깊게 빠져들어간다.

그저 살고 싶어서 뭄부림치는 이바.

클레어와 이바의 만남은 정말 기적 같아 보인다.

타이밍이 이렇게 끝내줄 수가 없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 그녀들의 만남은 자신들의 삶을

완전히 바꿀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은 결코 사는 게 아니다.

누군가에게 쫓기고, 자신을 철저히 숨겨야 하는 삶.

그래서 그녀의 목소리는 더 중요했고

그 일은 뜻밖에 사람을 통해 시작된다.

전혀 다른 곳에 사는 두 여인의 다른 인생.

하지만 하나로 이어진 운명 같은 만남.

그리고 그들의 중심에 있는 또 다른 사람.

그들의 연대는 작아 보이지만 큰 힘을 발휘한다.

긴박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 차분하게 던져주는 강한

메시지들이 있다. 그리도 나도 그들과 연대한다.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 우리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소리다.

책을 읽는 동안 고정관념에 묶여있는 나 자신을

먼저 발견하게 됐다. 비서가 왜 남자라고 생각했을까?

클레어의 일거 일투족을 남편에게 보고하는 사람.

남편 로리가 아내를 감시하기 위해 심어놓은 사람.

당연히 남자라고만 생각했고 그가 클레어에게 덫을 놓는다 생각을 했다.

보기 좋게 한방 맞았지만 말이다.

이런 작은 고정 관념들이 어쩌면 진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듣지 못하거나 전하지 못하게 막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밑줄 긋기-

"무슨 일이든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법이 저절로 떠오르게 되어있어.

하지만 문제를 제대로 볼 수 있으려면 용기가 필요하지." 엄마가

내 손을 꼭 쥐며 말했다. 그 당시만 해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훗날을 생각해 잘 버텨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해준 말이라는 걸

한참 후에야 깨닫게 되었다. 79쪽

추도사에서 언급한 내용이 로리가 아는 나의 전부였을지도 모른다

가난한 집 출신의 클레어, 비극적인 사고로 엄마와 동생을 잃은 클레어,

자선 활동을 펼치기 전까지 미술계에서 성공적인 길을 걸었던 클레어,

너무 일찍 사고로 목숨을 잃은 클레어. 로리가 적어놓은 내 경력 사항은

진정한 내 삶이 아니라 어느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경력을 적어놓은 듯하다.

231쪽

자칫 터무니없는 도전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자유롭길 원하는 내 뜻이

실현되려면 숨지 말고 로리와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367쪽

리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누구나 그래요. 진심으로 용서하려면

먼저 내가 품었던 기대부터 접어야 해요. 매우 힘든 과정일 수도 있겠지만

기대를 접어야 해방감을 맛보게 되죠." 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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