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의 묘미
김예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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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결코 완벽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

책을 덮고 문득 든 생각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일기장을

읽은 느낌이 들었다.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불행의 묘미를 너무 즐겨버린 기괴한 나타샤의 삶이

강하게 각인이 되어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뒤늦게 알고 안타까워하는

내 모습이 그려졌다.

일곱 개의 이야기.

일곱 명의 특별하지 않지만 결코

평범하지 만은 않은 이들..

아니면 너무나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

이미 사라진 이들과 멈춰버린 이들

그리고 다시 살아가는 그들의 삶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

그리고

나도 또 다른 내 내면을 조용히 관찰해 본다.

'불행의 묘미' 이 소설집은

엄숙하고 차분하지만 깊고 큰 울림을 주는

성당에서 연주하는 파이프오르간 같은 소설집이다.

단편소설집의 매력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는 거다.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든 읽어보길 추천한다.

-밑줄 긋기-

죽음의 이유는 삶이었다.

48쪽

웜벳이라는 동물은 네모 똥을 싼다. 장에 딱딱한 부분은

빠르게 움직이고 부드러운 부분은 느리게 움직여서 그렇단다

나는 네모난 인생을 낳았다. 내 감정의 고통은 빠르게 내 삶을 내보내려 했고

내 감정의 미세한 기쁨은 내 삶이 느리게 갔으면 좋겠다 했다.

그것이 결국 각진 인생을 만들었다. 111쪽

"그런데 늘 마지막 글에 온 점이 아닌 쉼표를 쓰는 거야?"

"마침표를 쓰면 정말로 끝인 거 같아서 쉼표로 잇고 싶었어

이야기든, 내 글이든, 그게 뭐든."

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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