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꼬리의 전설
배상민 지음 / 북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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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때는 고려 말. 그때는 소문의 시대였다.

조정도 어지러웠고 백성들은 굶주려가고 있던 시대.

그래서인지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는 힘 있는 자들에게 숨을 곳을 마련해 주었다.

한 고을에 시작된 무시무시한 살인사건.

처참하게 찢긴 시체.

그런 시체를 둘러싼 소문과 이야기는 아홉 꼬리 여우의

시작이 되었다. 그리고 그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한량인 선비 덕문과 용맹한 대정 금행의 수사가 시작된다.

-생각 나누기-

연쇄 살인이다. 그런데 그 배경이 고려 말이다.

시체의 모습은 너무 참혹해서 정말 사람이 한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그래서 여우가 등장했고

그 여우는 둔갑술울 하는 꼬리 아홉 달린 여우가 된다.

소문이 진실이 되던 때. 뭐 지금이라고 다를 건 없지만 말이다.

사람을 현옥시키는 소문은 결국은 누군가 덕을 본다.

그 누군가의 더러운 것을 감추기 위해 소문은 만들어지고

더 크게 불려지기 때문에...

허당끼 있고 겁도 많은 선비와 용맹하고 근육질인 금행의 캐미는

상상 이상으로 재미와 감동을 준다.

서로의 목숨까지도 내놓을 수 있는 우정.

그 우정이 사랑을 이어주게 되고 결코 풀지 못할 것 같았던

사건들을 기막히게 풀어간다.

반전에 반전과 유쾌한 결말까지.

정말 개운하게 책을 덮었다.

흥미진진한 수사 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소문에 점차 빠져들게 될 것이다.

-밑줄 긋기-

금행은 술병을 들어 내 빈 잔을 채워 주었고 나 역시 그가 잔을

비우기를 기다렸다가 그의 잔을 채워 주었다.

"그날. 가왜들이 나타날 걸 미리 알았던 거요?"

"으레 그래 왔으니....."

"하지만 그날은 딱히 고을 백성에게서 뭘 가져간 것도 없지 않소?"

"댁을 데려갔잖소. 이런 세상이라도 백성들은 제법 의리가 있는 법이오."

-39쪽-

강 바람을 맞으며 나루터를 배회하다가 문득 불가살이가 떠올랐다.

쇠를 먹는다는 괴물은 농사지을 쇠붙이까지 모조리 수탈해 가는

조정일 수도 있고 먹고살기 위해 쇠를 먹는 괴물을 만들어 그 뒤에

숨고 싶은 백성들의 염원일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이야기에도 백성들의

염원이 담겨 있을지 몰랐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를 없애달라는 염원.

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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