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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 / 모모 / 2022년 12월
평점 :
렌조 미키히코 소설집
열린 어둠
한 권의 책을 읽었지만 9권의 추리소설을
읽은 듯 스토리가 알차고 탄탄하다.
매 순간 허를 찌르는 반전에 두 번씩 놀라는 건
기본이고 다시 되짚어 읽기도 계속이다.
이런 반전 정말 소름이다.
첫 번째 이야기 - 두 개의 얼굴
안방에서 죽은 아내가 다른 곳에서
발견됐다. 분명 안방에서 그녀를 죽이고
마당에 파묻었는데 전혀 알지 못하는
싸구려 호텔에서 발견된 아내. 착각일까
아니면 그가 점점 미쳐가는 걸까?
무언가 드러날수록 그는 꼭두각시가
되어있다. 철저히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한다.
"처음에는 초상화를 완성한 뒤에 다시
게이코를 불러들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림이 완성되자 게이코에게는
더 이상 아무런 흥미도 가질 수 없었다.
그림이 완성되면 그 소재는 아무 의미도 없게 된다"
21쪽
두 번째 이야기 - 과거에서 온 목소리
과연 범죄를 합리화 시킬 수 있을까?
나쁜 의도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범죄는 용서가 가능할까? 어느 선에서
용서가 가능할까? 너무 배가 고파서
빵 한 쪽 훔쳐먹는 정도? 용서받는 기준점
이란 게 있을 수 있을까? 막내 형사가 보았던
그 아저씨의 눈, 그런 눈은 어떤 눈일까?
존경했던 선배에게 편지를 통해 자신이
왜 사표를 낼 수밖에 없었는지 자신이 알고 있는
유괴사건의 전말이 무엇이었는지 읽을수록
당황했고 머리가 멍 해졌다.
과연 용서 받을수 있는 일일까?
"도망치는 것도 괜찮겠지요"....
94쪽
세 번째 이야기 - 화석의 열쇠
부모의 자식 사랑은 표현이 안되기도 한다.
내 목숨을 내놓고라도 자식을 살리려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때로는 자식이
짐이 되어 부모를 옭아 매기도 한다.
죄책감으로 때로는 더 행복하고 싶어서. 그런데
그런 부모라 할지라도 함께 하고픈 자식 또한
있기 마련이다. 죽음을 각오하고 서라도 말이다.
아빠와 아이, 엄마와 아이 이들의 반전의
반전은 너무 아프다.
지즈는 제 몸이 화석이라고 했어.
그 아이의 몸에는 실제로 우리가 가졌던
예전의 애정이며 지난 십여 년 동안의
세월이 화석으로 남아 있는 거야
127쪽
네 번째 이야기 - 기묘한 의뢰
서로가 서로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함정을 파고 또 판다. 하지만 그 함정에
빠지는건 결국 자신이다. 반전의 반전
그리고 또 반전.. 하지만 끝나지 않은 반전.
이 반전이 기묘하지만 기발하다.
" 어이가 없다" 라고 중얼거리던 마지막
목소리가 딱 한번 내 귀에 되살아 났다.
ㆍㆍㆍㆍㆍ
어이가 없다 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
내 쪽이었다.
166쪽
다섯 번째 이야기 - 밤이여, 쥐들을 위해
삶은 연극이다. 다들 연극을 하며 자신도
속이고 이웃을 속이며 가면 안에 갇혀있다.
소매 끝의 단추를 풀어 멍구의 팔을 드러냈다.
라이터 불을 가까이 댔지만 그 팔에는 이미
희미한 상처의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217쪽
여섯 번째 이야기 - 이중생활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각자의 생활 속에서 철저히 피해자가 되어
자신을 한없이 가엽게 여기는 그들이
삶의 마지막 앞에서 과연 깨닫기는 할까 싶다.
무표정한 얼굴로 "정확히 해치웠어"라고
말했을 때 마키코의 마음속에서 그에 대한
죄책감은 말끔히 사라졌다.
269쪽
일곱 번째 이야기 - 대역
철저히 계산된 일들.
남편으로 아이의 아버지로 결국은
그가 대역이되어 거짓 인생을 산다.
그 발짓만이 그의 것 전부다.
"하지 말라고 그 발짓"
294쪽
여덟 번째 이야기 - 베이 시티에서 죽다.
배신에 배신이 난무하는 야쿠자의 삶.
하지만 배신 속에 진짜도 숨어있다.
남자든 여자든 사랑하는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사랑은 죽음도 뛰어넘으니 말이다.
회색 벽이 나를 다시 기다리고 있다.
그 벽에 갇혀 이번에야말로 나는
완전히 말수 적은 수인이 될 것이다.
358쪽
아홉 번째 이야기 - 열린 어둠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순간도 있으니 선택이란 것은
삶에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것일 거다.
너희가 믿지 않은 것은 경찰도 어른들도
아니고 너희 자신이야.
4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