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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별
아야세 마루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2년 12월
평점 :
-줄거리-
상실감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아오코, 가야노, 겐야, 다쿠마
아이를 잃고 건강을 잃고
직장을 잃고 가족을 잃은 그들이
서로의 삶에 기대며 다시 살아가고자
발버둥을 친다.
-생각 나누기-
달로와 출판사 책은 늘 기대 이상이다.
내 가족, 혹은 이웃의 이야기들을 덤덤하게
써 내려가면서 깊은 공감과 생각거리들을
잔뜩 쏟아놓곤 한다. 이 책 또한 읽는 내내
소설이 아닌 내가 알고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기록해 놓은 듯 몇 번이고 흠 짓 했다.
엄마 젖 한번 마음껏 먹이지 못하고 아이를
보내야 했던 아이코. 암으로 건강을 잃은 가야노.
직장 내 따돌림으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바깥세상에 나가기를 두려워 하는 겐야. 그리고
한순간의 실수로 가족의 신뢰를 잃고 혼자가 된
다쿠마까지. 우리 근처에 혹은 내 가족 중에
한 명쯤은 있는 사람들이다.
저 사람보다는 내가 행복하군아 라는 잣대가
아니다. 그저 서로를 안타까워하며 말없이
술잔을 같이 부딪히고 조용히 함께 있어준다.
그렇게 뭔가 부족해 보이지만 서로를
채워주는 네 사람의 이 아기는 코끝이 찡해진다.
특히 유방암 수술을 한 후 한쪽 가슴을 잃은
가야노의 목욕탕 신은 괜히 아팠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편견으로
다른 이들을 함부로 대하며 살았는지
돌아보게 한다. 조금만 달라도 우리의 시선은
본의 아니게 따갑고 차다. 그들이 움찔할 만큼.
그저 내 기준에 맞혀 사람을 판단하며
함부로 정의 내리는 세상이다. 나 또한 그렇다.
아이코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고
가야노 이야기에 가슴이 내려앉았으며
겐야의 이야기에 화가 났다. 그리고
다쿠마 이야기에 답답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살아간다.
우리도 그렇게 다시 살아간다.
-책 속에 밑줄 긋기
아오코가 그렇게 애쓴 덕에 두 달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거지. 나기짱은 틀림없이 행복했을
거야. 배속에 있었을 때부터 쭉
32쪽
빌린 수건으로 젖은 머리칼을 닦다 퍼뜩
벼락이라도 맞은 듯 깨달았다.
두 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리는데 그 밖에도
이 세상엔 치료며 수술을 필요로 하는 무수한
병이 있는데 (중략) 어림잡아 쉰 명 가까운
여성의 알몸을 보았지만 몸에 흉터가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이곳에 없는
그녀들이 남의 눈을 피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오늘이 되도록 모르고 있었다
101쪽
누구나 번듯한 사람이 되어 안심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기 위해 번듯해 보이지 않는
자신을 열심히 감춘다. 번듯하게 여겨지려
한다. 혹은 번듯한 사람이고자 무리를 한다.
171쪽
소담히 부푼달도, 별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지구에 닿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과거에 발한 빛이며 눈에 비치는
모든 별이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고는 할 수
없다. 친구는 존재한다. 사라지고 서도 여전히
빛을 전해주고 있다. 그곳에 존재하는 별도
존재하지 않은 별도 빛나고 있다는
의미에선 다를 바 없다.
2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