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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독서법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9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평점 :
누군가의 아들이, 딸이
그리고 내 이웃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다섯 가지 이야기.
1, 바깥은 준비됐어.
어쩌면 질투에서 시작됐을 이간질.
그 이간질이 한 아이를 끝도 없는 구덩이에 빠지게 한다.
그리고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는 건 그리 큰 힘이 들지 않는다.
누군가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되고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다.
그럴 때 다시 바깥으로 나올 수 있게 된다.
-나는 하천에 가로 놓여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보고 싶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 지국이 평화로운 장면 속의
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13쪽
2, 바람의 독서법
아이들을 위하는 곳은 없는 듯하다.
학교에서도 심지어는 집에서조차도.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아이들의 숨통을 쥐고 있는 건
언제나 어른이다. 부모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없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잠시 쉬는 것조차
죄가 되는 아이들은 지금 숨이 막히고 갈 곳을 잃었다.
-내가 바란 건 오직 바람과 같은 자유로움뿐이다.
주변의 관심이 나에게 쏠릴수록
그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자유롭게 사는 것이
생명으로서 타고난 숙명이라는 것을 말이다.-
63쪽
3, 흔들리는 난타
가정이 아프면 아이들은 아프다.
어른들이 아프면 아이들 또한 병이 든다.
그 병든 아이들을 탓할 수는 없다.
아이들 스스로 선택하며 더 나은 곳으로
나가기엔 어른들로부터 배운 게 없다.
그런 아이들에게 건강한 어른이 길을 다시 제시해 준다면
아이들은 병들었던 마음을 두드리고 털어내서
건강한 길로 걸어간다. 많은 어른이 아닌
딱 한 사람의 건강한 어른만 으로도 아이들은 회복된다.
-고개를 들어 앞 산을 보았다. 똑같은 나무는 없었다.
저마다 빛깔이 달랐다. 손가락을 펴기 시작 안 태아의
손처럼 바람이 빗질할 때마다 나뭇잎은 움찔 거렸다.-
98쪽
4, 나는 잘 지내
잘 지내니? 이 한마디가 지닌 힘은 참 크다.
누군가 큰 아픔을 겪고 그걸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면
그 작은 관심의 말 하나는 더 큰 힘으로 다가온다.
정말 잘 지내고 싶다면 안으로 숨기는 게 아닌
밖으로 내뱉을 줄 아는 용기 또한 필요하다.
주연이 엄마는 아마도 그 게 가장 필요했을 거 같다.
겉으로 마음껏 속시원히 소리 내어 우는 것.
그렇게 엄마와 딸은 서로를 보듬는다.
- "살아 있는 것이, 살아난 내는 것이, 버티는 것이 무섭지
죽는 건 무섭지 않다고, 너무 편안하다고 했어. 그래서
혼자 남게 될 엄마를 누구보다 걱정했어" -
113쪽
5, 중독 (물난리, 손)
무언가를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엄마와
손 사진을 찍어 모아두는 아들.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 그리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서 각자 다른 결핍이
중독으로 그들의 삶에 위험을 예고한다.
아마도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수많은 것들에
중독되어 내 삶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매어있는 삶을 살고 있는 거 같다.
- 새로운 물건이 하루하루가 다르게 생산되는
시대에 예전 것들은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어떻게 보면 인해는 시간을 붙잡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13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