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적잖이 인터넷 소설같이 가볍고 유치한 스토리이나 얇지 않은 두께에도 금방 읽히는 페이지터너임에는 틀림없다. 조향사 입장에서는 향수에 대해 꽤나 고증이 잘 되어 있으며 여타 다른 소설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향수라는 소재로 관통하는 일관적인 주제(흥미로운 이야깃거리 포함)가 있으며 풍부한 표현이 있어 소장하고 있어도 좋다.
1. 정말 나의 운명을 직감할까? 내 눈이 감겨지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 순간 그저 아직 볼 수 있어서 좋다고 손짓할 수 있을까 나는2.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덜 제한하지는 않지.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자는 자유롭지. 아무것도 없고, 또 욕망하지도 않는 자그는, 신들과 다름이 없지.>태어나는 순간부터 욕망에서 자유롭지 않는 게 삶일 것이다. 원초적인 욕구일지라도. 필요한 게 없기 때문에 강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출간 즉시 구매했는데 미준비수량이라고 분류되어 더 기다려서 어제 밤에서야 내 손으로 왔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이 이야기를 한 시간만에 끝을 내고 입안에 도는 코코아 끝맛처럼 아쉬움에 작가의 말을 뜸들여 두어번 곱씹고 책을 덮었다. 파과는 왜 파과였으며 파쇄는 왜 파쇄였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섬세하게 전해주는 장면과 감정 묘사가 내내 떠오를 것도 안다. ‘생각을 매 순간 하되 생각에 빠지면 죽어.‘구병모작가님이라면 망설이지않고 구매하는데 사실 읽지 않고 두는 책도 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중을 위해 아껴두고 싶은 나의 보물이기 때문이라고 해야할까.. 모조리 다 읽어버리면 언제 신간이 나오나 목이 빠지게 그것만 기다려야하기도 하고 희망이랄까 남겨둔 이야기가 없어질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