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지 꽤 됐음에도 리뷰를 아껴두었던 시간은 그만한 시간만큼 여운이 강렬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먹먹했다.역시 구병모 작가님은 단편보다 장편이 그 맛이 산다.혹자들은 작가의 만연체 또는 어휘가 이해하기 불편하고 현학적이라 할 수 있겠으나 결코 현학적이라 할 수 없는 게 사물의 이름을 정확하게 명명하고 장면을 자세히 묘사해야 생생하게 영상처럼 틀어지는 연출이 있으며 철학적인 고찰이 반복되어 의도가 전달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친절하고도 다정한 남주도 없겠거니와 비참하게도 사랑받는 여주도 없겠다.. 그래도 그 끝이 쭉 일관되게 사랑받는 쪽이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 끝이 절룩이며 아스라히 페이드 아웃되는 장면이 90년대 뮤비같은 느낌이라 아련했다. 상처없이 이루어지는 사랑이 있냐는 작가의 말에 격감하며 또 어차피 우리는 서로를 오해할 수밖에 없는 각각의 단일 개체임에도 좋은 쪽으로 이해하며 의지하고 싶은 유약한 존재라는 것에 그냥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판타지인데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이어서 (나에게는),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할 예정이다.
‘백만장자의 아침식사‘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다고 해서 독특한 사고를 엿볼 수 있을까하고 예약했는데 한 페이지도 제대로 읽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그냥 차르르 넘기기만 해도 아직 다 자라지 못한 미성숙한 사람의 허세 가득한 싸이월드감성 일기에 지나지않았기 때문이다.
올망졸망 귀여움이 가득한, 가을에 딱 어울리는 창작동화였어요오랜만에 궁금증을 자아내는 그림책이라서 빨리 뒷장을 넘기며 결말이 보고싶었어요잠이 솔솔 오는 저녁,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손으로 짚어가며 읽은 재미나고 몽글몽글 가슴이 간지러운 책이었습니다.이 책 읽고 계수나무 향이 너무 궁금해서 가까운 수목원도 찾아보고 결국 향수도 구매했잖아요? 저도 이 계절 계수나무향기가 나면 나무에서 스르륵하고 열리는 과자점에 들어가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