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은지는 처음으로 잘못하지 않아도 불행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일에 영향을 받고 책임을 지고 때로는 해결하며 살아간다는 사실도. - P120

"기대하지 않아서. 예상하지 않아서. 계획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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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반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78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죽어 버렸으니까. - P219

자란다는 건, 변한다는 뜻인가요. - P224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무언가를 내가 해냈다고. - P226

새벽녘이 되도록 의식이 또렷했다. 곤이한테 해야 할 말이 있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했다. 네 엄마 앞에서 아들인 척 해서. 내게 다른 친구가 생긴 걸 말하지 않아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는 안 그랬을 거라고, 나는 너를 믿는다고 말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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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보통날의 그림책 2
칼릴 지브란 지음, 안나 피롤리 그림, 정회성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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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책을 구매하지 않아야할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그 부피와 무게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책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이사를 해야할 때는 더욱 그런 것이, 이사업체에 견적을 의뢰할 때 도서의 수량을 필수로 체크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요인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2인 가구당 평균 도서 구매 권수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출판업계에서 부담하는 사업비용이 커져감에 따라 도서 가격도 동반 상승하게 되었다. 일단 컨텐츠 가격으로 사 들일 때에 비해 되팔 때에는 종이의 무게 값보다도 못 칠 때가 많기 때문에 소장가치가 있는 도서를 까다롭고 신중하게 골라야하는 문제가 되고 만다. 서민의 과자처럼.

세 번째는 시간 할애이다. 위의 이유에도 불구하고 알라딘(도서 판매 사이트)에서 월간 순수구매총액이 기준 금액 이상이어야하는 '골드'멤버를 유지할 정도로 독서광에겐 신간 사냥을 하는 것은 꽤나 중독적이다. 그래서 서재에는 사놓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같은 내용의 여러 다른 판본을 수집한 컬렉션이 줄 지어 있다. 구하기 어려운 책을 서칭하는 것도, 독서하는 것도 하루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보니 숙원 과제인 글을 쓰는 시간이 핑계에 밀려 미뤄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두어 달 전부터 장바구니에 두어놓고 매일 들락날락하며 그 책의 가중치를 가늠하여 언제 구매할지를 눈독들인 책이 있다. 지난 8월에 출간한 뜨끈한 신간 '예언자'. 알만한 사람은 제목을 들으면 알 것이다. 1923년, 세상에 나와 10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절판된 적 없이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번역되어 팔린 고전(실제로 저자 칼릴 지브란은 성경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 삶의 근원적인 질문에 답해주는 이 책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아이들까지도 즐길 수 있게 다시 태어났다고 해 그토록 기다린 것이다.

처음에는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의 표지에 끌렸다. 그래서 내 아기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었다. 어쩌면 나에게 글 소재를 가져다 줄 영감 덩어리일 지도 몰랐다.

하지만 가격에 비해 쪽수가 너무도 작고(48쪽) 유아그림책으로 분류되어 막상 읽고 나면 허무할 수 있다. 원문을 모르므로 축역일 수 있다. 요즘같이 아파트 단지 길 사이에 책 방 하나 없어 오프라인 서점을 한 번 가려면 전철을 타거나 차를 타고 이동해야해 실물을 보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란 모험에 가깝다. 경험 상 그림책은 '모 아니면 도' 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 책을 덮는 순간 '예언자' 완역본과 원서를 판본별로 장바구니에 넣었으며,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고 있다.
칼릴 지브란이 15세에 구상하여 40세에 완성한 평생의 역작 '예언자' 본문 중 일부를 발췌하여 당신께 나누고 싶다.

죄와 벌

...
또 아무리 악하고 나약한 자라도
그대들 각자의 내면에 있는 비천한 성품보다 타락할 수 없습니다.
나무 전체의 묵인 없이는 잎사귀 하나도 노랗게 물들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그대들 모두의 내밀한 의지 없이는
누구도 잘못을 저지를 수 없습니다.
그대들은 길이요, 그 길을 걷는 나그네들입니다.
그대들 가운데 하나가 넘어졌다면,
뒤에 오는 이들에게 발부리에 걸리는 돌을 조심하라고 경고하기 위함입니다.
또 빠르게 또박또박 걷느라
발부리에 걸리는 돌을 미처 치우지 못한 채
앞서간 이들을 대신하여 넘어진 것이기도 합니다.

이성과 열정

그대들의 이성과 열정은
바다를 항해하는 영혼이라는 배의 방향타와 돛입니다.
...
이성은 홀로 다스리기에는 그 힘에 한계가 있으며,
열정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스스로를 불살라 파멸하는 불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영혼이 그대들의 이성을
열정의 높이까지 날아오르게 하십시오.
그러면 이성이 노래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성이 그대들의 열정을 이끌게 하십시오.
그러면 그대들의 열정은
스스로를 불사르고 남은 잿더미 속에서
다시 날아오르는 불사조처럼 나날이 되살아날 것입니다.

포장된 박스에서 책을 꺼내 가장 먼저 훑은 주제는 '우정'이었다. 그 다음은 '아이들, '결혼', '사랑'..
순서대로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남는 내용은 위의 '죄와 벌', '이성과 열정' 그리고 '기쁨과 슬픔', '사고파는 일'이다.

살면서 사람이 끝까지 안고 가는 최대의 과제가 인간관계 아닐까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원초적인 것 외에 명예나 소유욕, 성찰, 고독 등 사색하며 떠오르는 욕망이라든지 고통스러운 모든 것은 결국 사회화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근래에 친구 한 명을 보낸 날이 있다. 오래 알고 지낸 것은 아니었으나 연고 없는 타지에서 1년간 마음을 기대어, 내게 들어온 작은 감자 한 알도 그에게 주며 하루 걸러 만나는 큰 기쁨이 있던 우정이었다.
서로의 배려에 고마워하며 더 퍼주기를 곳간을 채우는 의 좋은 형제처럼 지냈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가 부족했었을까.. 사소한 그의 투정에, 무심한 나의 말 한 마디로 그 우정은 댕강 두 동강이 났다. 그에게는 어떠한 사과도 받아들여질 것이 아니었다. 이미 나빠진 기분이 회복될 수 없는 눈치였다.
그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남겨질 마음이 없도록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아쉽지 않았지만 한동안 씁쓸한 입안의 맛은 남아 그 날의 상황을 곱씹게 했다.

때마침 도착한 '예언자'는 '죄와 벌', '이성과 열정'을 그렇게 몇 번이나 거듭하여 읽게 만들었다. 나의 내밀한 의지로 나뭇잎 하나를 노랗게 물들였을 수 있으며, 내가 넘어진 것은 돌을 치우지 못한 앞 사람 대신하여 그 뒷 사람을 위해 치워줄 수도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뒷사람이 다시 그 길을 찾은 내가 된다면 더욱). 이성 잃은 열정이 파멸을 가져올 수 있음을 항상 떠올리며..

앞으로도 각각의 다른 상황에서 나는 이 책을 가장 먼저 집을 것이다. 여행용 안내 책자에서 각 상황별 질문에 대한 답이 있는 것처럼 이 간략한 12가지(완역본에선 26가지 정도 된다.) 인덱스에서 100년 앞선 통찰에 놀라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너무 아픈 사랑을 하고 있다면, 사춘기 아이와 서먹할 때, 남편과 다퉜을 때, 친구와 이별할 때, 욕망의 고통에서 자유롭고 싶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여행자에게 참고서를 추천한다면 '예언자'를 조심스럽게 건네본다. 안전하고 다채로운 여행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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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_ 인생이란 여행의 안내 책자를 참고한다면

내게 책을 구매하지 않아야할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그 부피와 무게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책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이사를 해야할 때는 더욱 그런 것이, 이사업체에 견적을 의뢰할 때 도서의 수량을 필수로 체크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요인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2인 가구당 평균 도서 구매 권수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출판업계에서 부담하는 사업비용이 커져감에 따라 도서 가격도 동반 상승하게 되었다. 일단 컨텐츠 가격으로 사 들일 때에 비해 되팔 때에는 종이의 무게 값보다도 못 칠 때가 많기 때문에 소장가치가 있는 도서를 까다롭고 신중하게 골라야하는 문제가 되고 만다. 서민의 과자처럼.

세 번째는 시간 할애이다. 위의 이유에도 불구하고 알라딘(도서 판매 사이트)에서 월간 순수구매총액이 기준 금액 이상이어야하는 ‘골드‘멤버를 유지할 정도로 독서광에겐 신간 사냥을 하는 것은 꽤나 중독적이다. 그래서 서재에는 사놓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같은 내용의 여러 다른 판본을 수집한 컬렉션이 줄 지어 있다. 구하기 어려운 책을 서칭하는 것도, 독서하는 것도 하루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보니 숙원 과제인 글을 쓰는 시간이 핑계에 밀려 미뤄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두어 달 전부터 장바구니에 두어놓고 매일 들락날락하며 그 책의 가중치를 가늠하여 언제 구매할지를 눈독들인 책이 있다. 지난 8월에 출간한 뜨끈한 신간 ‘예언자‘. 알만한 사람은 제목을 들으면 알 것이다. 1923년, 세상에 나와 10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절판된 적 없이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번역되어 팔린 고전(실제로 저자 칼릴 지브란은 성경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 삶의 근원적인 질문에 답해주는 이 책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아이들까지도 즐길 수 있게 다시 태어났다고 해 그토록 기다린 것이다.

처음에는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의 표지에 끌렸다. 그래서 내 아기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었다. 어쩌면 나에게 글 소재를 가져다 줄 영감 덩어리일 지도 몰랐다.

하지만 가격에 비해 쪽수가 너무도 작고(48쪽) 유아그림책으로 분류되어 막상 읽고 나면 허무할 수 있다. 원문을 모르므로 축역일 수 있다. 요즘같이 아파트 단지 길 사이에 책 방 하나 없어 오프라인 서점을 한 번 가려면 전철을 타거나 차를 타고 이동해야해 실물을 보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란 모험에 가깝다. 경험 상 그림책은 ‘모 아니면 도‘ 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 책을 덮는 순간 ‘예언자‘ 완역본과 원서를 판본별로 장바구니에 넣었으며,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고 있다.
칼릴 지브란이 15세에 구상하여 40세에 완성한 평생의 역작 ‘예언자‘ 본문 중 일부를 발췌하여 당신께 나누고 싶다.

죄와 벌

...
또 아무리 악하고 나약한 자라도
그대들 각자의 내면에 있는 비천한 성품보다 타락할 수 없습니다.
나무 전체의 묵인 없이는 잎사귀 하나도 노랗게 물들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그대들 모두의 내밀한 의지 없이는
누구도 잘못을 저지를 수 없습니다.
그대들은 길이요, 그 길을 걷는 나그네들입니다.
그대들 가운데 하나가 넘어졌다면,
뒤에 오는 이들에게 발부리에 걸리는 돌을 조심하라고 경고하기 위함입니다.
또 빠르게 또박또박 걷느라
발부리에 걸리는 돌을 미처 치우지 못한 채
앞서간 이들을 대신하여 넘어진 것이기도 합니다.

이성과 열정

그대들의 이성과 열정은
바다를 항해하는 영혼이라는 배의 방향타와 돛입니다.
...
이성은 홀로 다스리기에는 그 힘에 한계가 있으며,
열정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스스로를 불살라 파멸하는 불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영혼이 그대들의 이성을
열정의 높이까지 날아오르게 하십시오.
그러면 이성이 노래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성이 그대들의 열정을 이끌게 하십시오.
그러면 그대들의 열정은
스스로를 불사르고 남은 잿더미 속에서
다시 날아오르는 불사조처럼 나날이 되살아날 것입니다.

포장된 박스에서 책을 꺼내 가장 먼저 훑은 주제는 ‘우정‘이었다. 그 다음은 ‘아이들, ‘결혼‘, ‘사랑‘..
순서대로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남는 내용은 위의 ‘죄와 벌‘, ‘이성과 열정‘ 그리고 ‘기쁨과 슬픔‘, ‘사고파는 일‘이다.

살면서 사람이 끝까지 안고 가는 최대의 과제가 인간관계 아닐까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원초적인 것 외에 명예나 소유욕, 성찰, 고독 등 사색하며 떠오르는 욕망이라든지 고통스러운 모든 것은 결국 사회화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근래에 친구 한 명을 보낸 날이 있다. 오래 알고 지낸 것은 아니었으나 연고 없는 타지에서 1년간 마음을 기대어, 내게 들어온 작은 감자 한 알도 그에게 주며 하루 걸러 만나는 큰 기쁨이 있던 우정이었다.
서로의 배려에 고마워하며 더 퍼주기를 곳간을 채우는 의 좋은 형제처럼 지냈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가 부족했었을까.. 사소한 그의 투정에, 무심한 나의 말 한 마디로 그 우정은 댕강 두 동강이 났다. 그에게는 어떠한 사과도 받아들여질 것이 아니었다. 이미 나빠진 기분이 회복될 수 없는 눈치였다.
그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남겨질 마음이 없도록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아쉽지 않았지만 한동안 씁쓸한 입안의 맛은 남아 그 날의 상황을 곱씹게 했다.

때마침 도착한 ‘예언자‘는 ‘죄와 벌‘, ‘이성과 열정‘을 그렇게 몇 번이나 거듭하여 읽게 만들었다. 나의 내밀한 의지로 나뭇잎 하나를 노랗게 물들였을 수 있으며, 내가 넘어진 것은 돌을 치우지 못한 앞 사람 대신하여 그 뒷 사람을 위해 치워줄 수도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뒷사람이 다시 그 길을 찾은 내가 된다면 더욱). 이성 잃은 열정이 파멸을 가져올 수 있음을 항상 떠올리며..

앞으로도 각각의 다른 상황에서 나는 이 책을 가장 먼저 집을 것이다. 여행용 안내 책자에서 각 상황별 질문에 대한 답이 있는 것처럼 이 간략한 12가지(완역본에선 26가지 정도 된다.) 인덱스에서 100년 앞선 통찰에 놀라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너무 아픈 사랑을 하고 있다면, 사춘기 아이와 서먹할 때, 남편과 다퉜을 때, 친구와 이별할 때, 욕망의 고통에서 자유롭고 싶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여행자에게 참고서를 추천한다면 ‘예언자‘를 조심스럽게 건네본다. 안전하고 다채로운 여행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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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었을까..

가난하면 애를 낳지 말지. - P79

근데요, 하느님.
하느님은 지주연이 한 말 믿으셨어요? 전 그게 진짜 궁금해요. - P196

Fact is si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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