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A학생은 C학생 밑에서 일하게 되는가 그리고 왜 B학생은 공무원이 되는가 - 부자 아빠가 들려주는 자녀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법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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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의 신작은 제목부터 주목을 끈다. <왜 A학생은 C학생 밑에서 일하게 되는가 그리고 왜 B학생은 공무원이 되는가>는, 제목을 15자 이내로 지으라는 법칙에 위배되지만 눈에 띄는 표지 디자인 덕에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부제는 “부자 아빠가 들려주는 자녀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법.˝

A, B, C 세 타입의 학생은 언뜻 보기에 학점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인다. 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한 A, B 학생보다 C학생이 사회생활에서 성공한다는 메시지일까. 자세히 보니 A학생은 학자형(Academics), B학생은 관료형(Bureaucrats), C학생은 자본가형(Capitalists)이라고 한다.

책에 따르면 현재의 금융위기가 금융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인 A, B학생 유형인 관료들에 의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한다. 학교가 동전의 한면만 공부를 시키기 때문에 A학생이나 B학생만을 배출하고, C학생이 되려면 동전의 다른 한면인 금융을 공부해야 한다. 더구나 학교의 시스템 상 금융 교육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빠가 나서서 자녀의 금융 지능을 책임져야 한다.

스콧 피츠제럴드는 “최고의 지성은 두가지 상반된 생각을 동시에 품으면서도 정상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했다. C학생이 되려면 두 가지 상반된 생각 - 곧 동전의 양면을 같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빚은 좋은 빚과 나쁜 빚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좋은 빚을 이해하려면 재무제표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수입과 지출같은 가계부 수준의 손익계산서 밖에 모른다. 재무제표에서 더 중요한 것은 자산과 부채를 나누는 대차대조표이다. 빚이 손익계산서의 수입으로 연결되면 좋은 빚 즉 자산이고 지출로 연결되면 나쁜 빚 즉 부채이다.

이러한 동전의 양면을 보는 사고 방식을 자녀에게 교육시키려면 자녀와 함께 돈의 현실 세계를 탐험하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에 관해 가르칠 때에는 현실 세계로 데려가는 것이 최고의 실전 교육 방법이다. 돈은 우리가 내리는 거의 모든 결정의 일부를 차지한다.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 것인지, 자동차 기름은 어디서 넣을 것인지, 치과 치료비는 어떻게 낼 것인지 등등 돈을 빼놓고 내릴 수 있는 결정이 거의 없다. - 459쪽

이 책은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논조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관된 메시지와 더욱 세련된 논증은 책의 가치를 높여준다. 아쉬운 것은 물고기를 잡는 법을 배우라고 주장하지만 책에는 정작 그 방법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 금융 교육은 단시간에 성과를 얻기 힘든 분야이다. 장기적인 계획을 잡고 배우고 실천해 나가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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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어플 반갑긴 한데
버그가 많은듯..
별점 줘도줘도 없어지네 ㅠ
무한반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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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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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 마스다 미리의 새 책이 나왔다. 책을 처음 펼쳐 읽는 느낌은 `낯설음`이었다. 이 언니, 지금 40대 중반인데 30대가 할 만한 연애질을 하고 있네? 일러스트도 그렇고.... 정서 상의 이질감이 들었다.

조사해보니, 이 책은 2004년 <어제 태어난 애틋한 사랑은>이 출간된 후 일본의 대중도서잡지 <다빈치>에 연재한 원고를 추가하여 2008년 재출간 했다. 한국에서의 출간은 2014년 10월, 최근의 일.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을 때 염두해 두어야 하는 부분은 한국에서는 신구간이 한꺼번에 번역된다는 점이다. 얼마전 출간된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이 40대의 마스다 미리라면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는 30대의 그녀이다.

다시 30대의 감성으로 책을 펼쳐보니, 30대의 마스다 미리가 보인다. 30대만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91개의 짧은 이야기에 담았다. 시작되는 사랑에서부터 이별의 과정까지 섬세한 감정들이다. 마치 그녀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 같다.

마음에 둔 남자와의 식사 약속에서 스커트 주머니에 견본으로 받은 얇은 파운데이션을 감춰 넣는다. 핸드백을 들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면 화장을 고치고 있다는 티가 나기 때문에 빈손으로 화장실에 가서 조금씩 자연스럽게 화장을 고치는 전략이다. 그렇다고 대놓고 남자에게 들이대지는 않는다. 사실은 마음에 드는 남자를 공략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공략 당하고 싶은 것이다.

그녀는 두근거리는 연애를 하고 싶다. 순수한 사랑의 감정에 몰입하지만 귀여운 속물 근성도 드러낸다.


다이아몬드 반지 따위 필요 없다.
그까짓것 내가 사면 돼.
원하는 건 그의 따뜻한 마음뿐!!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사려고만 하면 다이아몬드도 살 수 있는 정도의 경제력을 갖췄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 내가 늘 웃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71쪽

여자라면 분명 공감할 이야기라는 것이 한국에서 마스다 미리가 인기있는 이유이다. 물론 남자들에게도 강추해주고 싶다. 만약 여자친구가 ˝나를 좋아하는 이유를 하나만 말해봐.˝라고 물었을때, ˝상냥한 성격˝이라든지 ˝웃는 얼굴이 좋다˝고 하면 불합격. ˝자는 모습이 좋아.˝ 여자가 원하는 대답이다. 무방비로 자고 있는 모습이 좋다는데 기뻐하지 않을 여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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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문학과지성 시인선 444
이준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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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전축 앞에 서 있었다. 마치 하나의 네모처럼. 전축 앞에 거울이었다. 전축 앞에 서 있었다. 전축은 네모. 음악은 없었다. 물과 바람은 없었다. 나귀도 없었다. 전축 앞에 서 있었다. 너는 네모. 어떤 전축도 없었다. 아무 전축도 없었다. 나는 네모 앞에 있었다.

- 이준규 시집 <네모>, (문학과지성, 2014)



‘네모’라는 시는 마치 마술을 보는 것 같다. 눈 앞에 보이던 전축은 어느새 홀연 네모로 바뀌었다. 어떤 눈속임도 없어 보인다. 시인은 전축의 본질을 끄집어 내었을 뿐이다.

다른 의미에선 시의 연금술 같다. 순수하게 걸러진 예술적인 것이 반짝인다. 철학 같기도 하고 불성 같기도 하고, 아무튼 우리 안에 내재된 영혼 같은 것.

혹은 추상주의 그림. 전축에 음악이 없는 걸 봐서 칸딘스키는 아니다. 말레비치에 가깝다. 절대성의 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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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 17명의 대표 인문학자가 꾸려낸 새로운 삶의 프레임
백성호 지음, 권혁재 사진 / 판미동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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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문학자 17명을 인터뷰한 책 <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판미동.2014). 천문학부터 철학, 심리학, 역사, 문학, 종교 그리고 기생충학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석학들이 말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유학자 한형조 교수의 행복론은 식상하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하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배움으로 행복에 이른다고 한다. 심리학자인 이나미 교수는 융의 이론을 답습할 뿐이고, 미학의 진중권 교수는 자기계발서에나 나올 법한 평범한 행복론을 말한다.

이렇듯 인문학과 밀접한 학문을 하는 석학들의 행복에 대한 접근은 관성적이라 할 만큼 실망스럽다. 오히려 과학을 전공하는 학자들의 이야기는 주목해서 들어볼 만하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번역한 천문학자 홍승수 교수는 우주의 근원과 인간의 관계를 신비롭게 설명한다.

공부를 하다가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천문학 지식이 있습니다. 내 몸을 구성하는 물질을 원자적 수준으로 내려가서 분석해 본 겁니다. 놀랍게도 수소와 일부 헬륨만 빼고는 모두가 결국 태양이 아닌 다른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더라구요. - <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86쪽

우리는 수많은 별의 죽음에서 왔다. 별이 죽으면서 남긴 원소들과 지구 상의 생명체의 구성 성분이 똑같다는 것은 우리가 바로 별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과 우주의 합일을 주장하는 동양철학과 다르지 않다. 노교수는 행복 이전의 근원적인 질문을 한다.

뇌과학자인 김대식 교수의 인터뷰는 보다 충격적이다. 우리 눈앞에 펼쳐진 세계는 일종의 전기적 신호이다. 다시 말해 실체가 없는 것들로 본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세계의 실체나 인간의 자아가 없다는 말로 통한다. 이 또한 동양의 사상과 다르지 않다. 뇌과학자의 관점에서의 행복론을 들어보자.

나의 예측과 세상의 데이터를 일치시키려는 노력, 다시 말해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을 때 불만스러울 수도 있어요. 외부에서 주어진 불일치를 치유하는 것은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만든 불일치는 극복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행복한 겁니다. 그 과정 자체가요. - 58쪽

철학과 심리학 등 기존 인문학 바탕의 행복론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사전적으로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탐구하는 학문이며 자연과학과 대립되는 영역이다. 하지만 행복론과 무관한 듯한 과학의 인문학적 접근이 더 새롭고 충격적이다. 과학을 탐구하는 학자들의 인문학적 연구 참여가 보다 활발해야 인문학이 보다 풍성해지지 않을까. 최재천 교수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인문학적 글쓰기를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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