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셔 크로싱 - 소녀들의 수상한 기숙학교
앤디 위어 지음, 사라 앤더슨 그림, 황석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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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네 끝은 심히 미약하리라.. 설정 자체는 좋았으나 용두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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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행전 - 일하는 엄마의 고군분투 신앙 연대기 ㅣ 크리스천 여성작가 시리즈 3
최윤정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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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을 읽었지만 마치 세권을 읽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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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한권, 자녀교육 개론서, 여성 이슈 소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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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가 한권으로 묶여 있지만 "워킹맘 크리스천"이라는 하나의 정체성 안에서 통일성을 이루고 있기에 전혀 산만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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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와 감동에 더하여 자녀교육에 관한 실제적이고 중요한 조언도 들을 수 있고, 다양한 여성이슈에 대한 간략한 생각들도 접할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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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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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저자의 성장기에서부터 현재의 삶까지 폭넓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책의 60% 정도를 할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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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살아온 인생의 이야기들을 읽을 때는 불우한 어린시절의 상처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만져주시고 치유해주셨는지 볼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참 애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세워가시는 선하신 인도하심이 놀랍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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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신의 가정 뿐만 아니라, 언니들과 시댁 식구들까지 다양한 친척들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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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교육신문에 실렸던 저자와 자녀의 인터뷰, 그리고 유아기부터 고3까지 자녀의 신앙교육, 인격교육, 학과교육에 관하여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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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자녀교육에 관해서 아직은 막연하기만 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는데, 학교공부 뿐만 아니라 인성과 신앙교육을 어떻게 해야할지 실제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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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자녀를 양육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유익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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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는 페미니즘, 낙태, 가정, 고부관계 등 여성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들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기독교적 관점으로 짧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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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연령대에서만 들려줄 수 있는, 일하는 / 여성 /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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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워킹맘 그리스도인들 그리고 남편들에게도 이 책을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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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 교회 이야기 - 동네 사람, 동네 목사의 파란만장 교회 개척 이야기 ㅣ 동네 교회 이야기 시리즈 4
신재철 지음, 강신영.김주은 그림 / 세움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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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개척필패(開拓必敗)"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회 개척이 힘든 세대죠. '100개 교회가 개척하면 110개 교회가 문을 닫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요즘 세대에 개척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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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요즘처럼 길을 걷다가 고개만 돌리면 교회가 곳곳에 보이는 때에 '또 다른 새로운 교회가 더 필요한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심지어 한 건물에 몇개의 상가교회가 동시에 입주해 있기도 합니다. 초대형교회, 대형교회, 중형교회, 소형교회, 상가교회, 카페교회, 도서관교회 등등, 크기와 형태도 정말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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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도 사역 연수가 차고 어느 정도 나이를 먹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교회로 청빙을 받아 담임목사로 갈지 아니면 개척을 할지, 혹은 선교사나 특수 사역으로 갈지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반드시 오게 마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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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매년 새로 안수를 받고 배출되는 목회자 수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수요는 적은데 공급은 많은 불균형 현상이 심각합니다. 그래서 부교역자 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고, 담임목회자 자리는 더더욱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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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그렇다보니 많은 목회자들이 개척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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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세대의 특성이 잘 갖추어진 환경과 건물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된 곳에서 신앙생활을 하고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보니, 비교적 자신을 많이 노출해야 하고, 봉사할 것이 많은데 사람은 적은 개척교회는 사람이 모이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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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기존 교회와는 다른 어떤 특별하고 독특한 컨셉을 고민하고, 기성교회와는 다른 사역의 방향을 고민하는 목회자들이 많습니다. 그런 고민에서 카페교회니, 도서관교회니 이런 교회들도 생기게 되는 것이죠. 물론 이런 교회들도 분명한 장점이 많이 있습니다. 



기성교회보다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접촉점이 더 많이 생기고, 교회 사역의 특성상 주중에는 거의 비어있기 때문에 공간 활용의 차원에서도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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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동종업계로 생계를 꾸려가시는 자영업자 분들에게는 파이 나눠먹기로 보여져 다툼이 일어나거나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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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는데요. 이런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또다른 개척교회의 이야기가 과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하는 염려를 가지고 <만화방 교회 이야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책이야기를 해보자면, 일단 정말 재미있습니다.

목회자 뿐만 아니라, 일반 성도들에게도 정말 추천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서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에게도, 심지어는 타 종교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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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다섯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첫번째 장은 저자의 어린시절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청송이라는 시골 동네에서 나고 자란 이야기, 

대전으로 유학을 떠나서 시골 소년이 도시에서 겪게 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 

가족과 학교 친구들과의 이야기,

교회에 처음 나갔다가 교회를 끊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이야기 등

누구나 어렸을 때 한번쯤 겪고, 보았음직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공감하면서 읽을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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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장은 청소년 시절 다시 교회를 다니게 되면서부터, 어려운 가정형편에 신학교를 다니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이야기, 부교역자로 사역하면서 겪었던 이야기,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된 이야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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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이 망하게 되면서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워 갖은 일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재밌기도 하고 마음 한 켠으로는 짠하기도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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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장은 교회를 개척하고 어떻게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관리소장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목회자로서 일반인도 경험해보기 어려운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통해서 마을 사람들과 더 가깝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이 대단하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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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장은 개척을 하고 어떻게 만화방교회를 열게 되었는지, 만화방교회를 열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만화방을 한다고 하면 저부터도 이상한 눈으로 보게 될 것 같은데요, 그런 편견을 극복하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겪은 이야기들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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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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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 소리 - 정원사 엄마와 입양아 그레이스 이야기
김마리아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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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눈시울을 붉히며 때로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처음엔 저자의 이력에 눈이 갔다. 한국에서 아동학을, 중국에서 의학을, 다시 제주에서 원예학을 전공했다. 중국선교사로 헌신하다가 다시 한국에서 정원사로 일한다. 이미 장성한 자녀가 있음에도 심장이 아픈 여자 아이를 입양하여 키우고 있다. 도대체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온통 그레이스 이야기와 정원의 꽃들 이야기, 그리고 예수님 이야기로만 가득 차 있다.
꽃을 키우며 거기서 그레이스를 보고, 또 거기서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저자의 마음이 너무 귀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목차부터 마음에 들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을 장(chapter)으로 삼아, 각각 한장씩 계절에 맞는 사진과 함께 목차가 실려 있다. 이 아름다운 낭비가 너무 예뻐서 사진을 한참 들여다 보고 목차를 꼼꼼히 읽었다.
첫번째 장 <봄 정원: 봄꽃으로 태어난 그레이스>은 그야말로 봄꽃 향기로 가득하다. 정원에 피는 아름다운 꽃들, 그리고 저자의 가정에 하나님의 선물같이 주어진, 갓 피어난 봄꽃같은 그레이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특히 그레이스를 처음 만났을 때 그 떨림의 순간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뱃속의 아이가 세상에 처음 나와 그 아이를 안아들 때의 감격은 부모라면 쉬이 잊지 못할 것이다. 비록 저자가 배아파 낳은 아이는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그에 못지 않는 어미의 마음을 부어주신 것 같다. 그레이스가 단순히 입양된 게 아니라, 엄마가 자궁을 통해 자녀를 낳듯, '영적 자궁'을 통해 그레이스를 낳은 것 같았다.
두번째 장 <여름 정원: 아픔의 상처 가지치기>는 그레이스의 아픔과 수술에 관한 이야기이다. 특히 이 장에서 정말 많이 눈시울을 적셨다.
그 여린 것이 홀로 수술실과 회복실에서 보낸 시간들을 읽다보니, 둘째 아이가 1.07kg 미숙아로 태어나 부모 품에 제대로 안겨보지도 못하고 몇달을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인큐베이터 속에서 지내야 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물론 그레이스의 아픔과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들을 생각하니 더욱 감정이 이입되어 읽었던 것 같다.
한여름의 치열했던 시간 속에서 아픔을 뚫고 치유되고 자라가는 그레이스를 보며 마음을 졸였다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이 장에서는 특히 민들레꽃을 잡초라며 뽑아내는 엄마의 등에서 눈물을 흘리던 그레이스의 마음이 애잔하게 다가왔다.
세번째 장 <가을정원: 연리가 되어>에서는 식물이 흙에 안착하여 뿌리를 내려가듯 신체적으로도 점점 건강해져가면서, 나무와 나무가 연리가 되듯 그레이스와 엄마가 심리적으로 점점 더 깊이 애착관계를 형성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외할아버지의 산소에서 엄마의 어린 시절을 상상하며 외할아버지가 엄마를 안아주는 그림을 그린 에피소드에서는 점점 성장해 가는 그레이스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양배추 밭에서 아직 설명해 줄 수 없는 아이 태생에 대해 고민하는 에피소드에서는 아이와 엄마가 앞으로 맞닥뜨려야할 인생의 순간들에 대해 마음을 졸이면서도, 이렇게 부모도 성숙해 가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네번째 장 <겨울 정원: 만지면 손에 향기가 남는 꽃>에서는 그레이스가 더 넓은 세상과 만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헤어짐의 의미를 알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그레이스를 보며 참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고 있구나 싶어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마지막으로 그레이스를 낳아준 엄마에게 쓴 편지도 너무 감동적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30만평의 땅이 아닌 하나님의 복음을 딸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왔다.
나는 인생의 어느 계절쯤을 걷고 있으며, 그 계절의 내 인생 정원에는 어떤 꽃들이 피고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했고,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주신 아름다운 선물을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녀로 키울 수 있을까 돌아보게 되는 책이었다.
깊어가는 가을에 읽기 좋은 가슴 따뜻한 책이다.
요즘 세움북스의 기획이 너무 맘에 든다. 기존의 기독교 서적들이 교리와 신학, 강렬한 신앙과 헌신, 비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거기에 걸맞는 그리스도인의 바른 삶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요즘 세움북스의 책들은 일상의 삶 속에서 경험하는 하나님,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 속 신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어쩌면 그동안 한국교회의 강력한 성장욕망에 맞추어 신앙페이, 열정페이를 요구당하며 지쳐 있던 신자들에게 더욱 더 가열찬 채찍보다는, 이런 가슴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삶의 이야기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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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자의 하나님 - 장애아를 키우며 장애인 자립을 위해 일하는 지휼이 아빠 이야기 ㅣ 간증의 재발견 1
서진교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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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단풍을 닮고 노을을 닮은 책
표지의 예쁜 색깔만이 아니라 책의 내용도 그렇다.
단풍과 노을의 닮은 점이라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푸르고 파랗게 빛내다가 마땅히 돌아가야할 곳으로 돌아가는 자의 아름다운 뒷모습같다는 점이다.
한여름 최선을 다해 푸르러야 비로소 단풍이 붉게 물들고, 한낮에 뜨겁게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힌 후에야 비로소 붉은 노을이 펼쳐지듯, 뜨겁게 주님께 드려진 저자의 삶은 마침내 예수로 붉게 물들어 있다.
저자의 삶에는 그래서 꽃처럼 화사하지 않지만 단풍처럼 수수한 예쁨이 있고, 한낮의 태양처럼 찬란하지 않지만 노을처럼 애잔한 감동이 있다.
주님은 울지 않던 한 아이를 어루만져주시고 눈물을 회복시켜주시며 이제는 자신이 아니라 주님이 긍휼히 여기는 자들을 위해 울게 하신다.
저자의 삶은 약자와 병자, 천한 자와 소외당하는 자, 고난받는 자를 안아주시고 만져주셨던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중독자 부모, 특별한 위로가 필요한 다음세대, 상처받고 지친 목회자,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소외당하고 거절당하는 노숙인, 도움의 손길을 넘어 자립이 필요한 장애인들에게로 향한다.
특히 노숙자를 안아주고 손을 잡아주고 밥을 사주고 자신의 지갑을 털어주고 옷을 벗어주고 아내가 선물한 귀한 목도리까지 벗어주면서도 더 주지못해 안타까워 하는 저자의 모습은 그가 주님께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은 자인지를 깨닫게 한다.
아니 우리 모두가 그 사랑을 받았으나 저자는 그 사랑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 것인지 가슴 깊이 느끼고 감사해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저자와 나의 차이점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책상에 앉아 말과 글로만 사랑과 섬김을 외치는 내 모습이 한없이 비루하고 초라하게 느껴졌다.
하나님은 사람이 강당할 시험 밖에는 주시지 않는다는데 내 삶이 이토록 평탄하고 무사한 것은 한편으로는 감사의 제목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끄럽고 초라한 나의 자화상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간증의재발견>이라는 출판사의 기획은 예수믿어서 복받고 성공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만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귀를 기울여주는, 여전히 한국교회에 만연한 번영신앙, 고지론을 뒤집는 좋은 기획이라 생각한다.
고난 중에 기도했더니 마침내 나를 높은 곳에 세우셨다는 간증은 은혜롭지만 어쩌면 많은 이에게 희망고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책은 희망고문이 아니라 진정한 소망이 무엇인지, 진정한 신앙의 길, 삶의 길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높은 산이 거친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찬양은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높은산과 궁궐을 우러러본다. 예수님의 눈은 다른 곳을 향해 있는데도 우리의 눈은 애써 거친들과 초막은 외면한다.
그런 우리에게 눈을 돌려 예수님이 바라보는 곳을 함께 보자고, 예수님이 눈물흘리는 곳에서 함께 울자고 초청한다.
예수믿어 성공하는 삶이 아니라 예수따라 십자가 지고 낮은곳으로, 작은 자들에게로 가는 삶이 진정한 신앙의 길임을, 장황하고 논리적인 설교가 아니라 저자가 몸을 던져 삶으로 살아낸 이야기로 들려주는 감동적이면서도 묵직한 여운이 남는 책이다.


성령충만의 보다 강력하고 확실한 증거는 바로 ‘긍휼‘이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성령충만은 성령님으로 내 마음이 충만한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이 내 마음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하나님이 불쌍히 여기는 사람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 P176

그동안 우리는 능력받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성령충만을 간구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낮은 데로 나아가기 위해, 지극히 작은 자들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 기도할 때이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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