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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는 성경 개요 1 - 성경을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 ㅣ 쉽고 재미있는 성경 개요 1
김영호 지음 / 함께걷는사람들 / 2023년 6월
평점 :
정말로 <“쉽고 재미있는” 성경 개요> 책이 나왔다. 책의 부제처럼 ”성경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을 대딛고자 하는 분들에게 정말 유익할 것 같다.
1. 현대인에게 익숙한 다양한 스타일로 성경 각권을 해설한다.
성경 개관을 할 때 각종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고 정리하여 소개하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쉬운 작업이다. 그러나 이 책은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독자가 익숙한 현대의 다양한 문화적 형태로 각색하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
<창세기>는 신학교 교수가 학생들에게 핵심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오리엔테이션 수업으로 각색했고,
<출애굽기>는 [모세 영화 특별전]을 기획하여 사회자와 모세와의 대담으로 꾸몄다.
<민수기>는 문과생 ”민숙“이가 민수기를 공부하며 느꼈던 점을, 이과생들의 관점과 비교하여 쓴 일기이다.
<여호수아>는 입대를 앞둔 ”여호수아“ 형제가 직업 군인인 아버지와 나눈 대화로, <사사기>, <에스라>, <느헤미야> 등은 소설로, <룻기>는 나오미의 일기로, <사무엘상>은 다큐멘터리 대본으로, <사무엘하>는 다윗과 관련된 신문 기사들로, <열왕기서>는 아침교양프로그램으로, <잠언>은 딸 지혜에게 보내는 편지, <이사야>는 성경퀴즈대회로 각색되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예레미야>는 다른 선지자들이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보내는 위로의 롤링페이퍼로 바뀌었다. <요엘>은 블록버스터 영화로 재탄생하여 감독과의 대화로 각색되었고, <말라기>는 하나님이 유대민족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로 재탄생했다.
신약편도 마찬가지로 쉽고 친숙하고 다양한 형태로 재구성되었다.
<마태복음>은 마태의 일기로, <마가복음>은 마가의 자서전으로, <누가복음>은 바울의 헌사로, <요한복음>은 저자 요한과의 인터뷰로 재구성되었다.
<로마서>는 뵈뵈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갈라디아서>는 교회 기자단과 바울의 인터뷰로, <데살로니가서>는 바울과 디모데의 대화로, <디모데서>와 <디도서>는 여행가이드와 여행객들과의 대화로 꾸며졌다.
요한1,2,3서는 C.S.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차용하여 스크루테이프가 조카 웜우드에게 보내는 편지로 패러디했다.
가장 재미있었던 챕터는 <야고보서>였다. ‘이신칭의’를 강조하면서 야고보서를 ‘지푸라기복음‘이라고 했던 마틴루터와 야고보 사도가 천국에서 만나서 서로 오해를 푸는 대화로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현대 독자들에게 친숙한 다양한 형태로 재구성하면서도 각 권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담고자 한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런 각색과 패러디들이 얼핏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노력에서 ‘목자의 심정’이 느껴졌다. 목양하는 교인들에게 어떻게든 쉽고 재미있게 성경 각권의 내용을 알려주고 싶은 목회자의 애달픈 마음이 느껴졌다.
2. 그리스도 중심적 해설
이 책은 성경의 각권을 해설하고 있지만, 그렇기에 자칫 성경 전체의 맥락을 놓칠 위험성을 인식하고, 철저하게 모든 성경을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신약의 저자들 뿐만 아니라, 구약의 저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메시야, 그리스도라는 이름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들이 그토록 보기를 원했으나 희미하게 볼 수밖에 없었던 그 메시야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장면들이, 비록 가상이지만 감격적으로 느껴졌다.
3. 한국교회에 주는 적실한 메시지
저자는 단지 성경의 구조와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오늘 우리의 현실과 연관지어서 한국교회와 오늘날 우리의 신앙의 문제점들을 성경저자들의 입을 빌려 날카롭게 지적한다.
<요한1,2,3서>에서는 마귀 스크루테이프의 입을 빌어 이원론적 신앙을 꼬집고, <요한계시록>에서는 성경을 비틀고 왜곡하여 성도들을 미혹하는 이단 교주들의 입을 통해서 성경을 깊이 묵상하지 않고 가볍게 대하는 반지성주의적 신앙을 꼬집는다.
4. 아쉬운 점
처음 책을 받고 표지를 보고 내용을 대강 훑어봤을 때, 정말 쉽고 재미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쉬운 성경 개요서들에 흔히 수록되어 있는 도표나 그림같은 시각자료들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각 권별로 간략한 개요나 시각자료들이 첨부되었다면 성경읽기에 첫걸음을 내딛는 독자들에게 좀 더 유익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었다.
내용이 아무리 쉽고 재미있어도 결국에는 정리된 자료가 있어야 성경을 읽을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긴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전혀 아쉬움이 없는, 정말 성경읽기에 “첫걸음”을 내딛는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성경의 개요를 알려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