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만화방 교회 이야기 - 동네 사람, 동네 목사의 파란만장 교회 개척 이야기 ㅣ 동네 교회 이야기 시리즈 4
신재철 지음, 강신영.김주은 그림 / 세움북스 / 2022년 8월
평점 :
요즘은 "개척필패(開拓必敗)"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회 개척이 힘든 세대죠. '100개 교회가 개척하면 110개 교회가 문을 닫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요즘 세대에 개척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길을 걷다가 고개만 돌리면 교회가 곳곳에 보이는 때에 '또 다른 새로운 교회가 더 필요한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심지어 한 건물에 몇개의 상가교회가 동시에 입주해 있기도 합니다. 초대형교회, 대형교회, 중형교회, 소형교회, 상가교회, 카페교회, 도서관교회 등등, 크기와 형태도 정말 다양합니다.
목회자들도 사역 연수가 차고 어느 정도 나이를 먹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교회로 청빙을 받아 담임목사로 갈지 아니면 개척을 할지, 혹은 선교사나 특수 사역으로 갈지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반드시 오게 마련이죠.
현실적으로 매년 새로 안수를 받고 배출되는 목회자 수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수요는 적은데 공급은 많은 불균형 현상이 심각합니다. 그래서 부교역자 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고, 담임목회자 자리는 더더욱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많은 목회자들이 개척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그런데 요즘 세대의 특성이 잘 갖추어진 환경과 건물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된 곳에서 신앙생활을 하고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보니, 비교적 자신을 많이 노출해야 하고, 봉사할 것이 많은데 사람은 적은 개척교회는 사람이 모이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기존 교회와는 다른 어떤 특별하고 독특한 컨셉을 고민하고, 기성교회와는 다른 사역의 방향을 고민하는 목회자들이 많습니다. 그런 고민에서 카페교회니, 도서관교회니 이런 교회들도 생기게 되는 것이죠. 물론 이런 교회들도 분명한 장점이 많이 있습니다.
기성교회보다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접촉점이 더 많이 생기고, 교회 사역의 특성상 주중에는 거의 비어있기 때문에 공간 활용의 차원에서도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종업계로 생계를 꾸려가시는 자영업자 분들에게는 파이 나눠먹기로 보여져 다툼이 일어나거나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는거죠.
서론이 길었는데요. 이런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또다른 개척교회의 이야기가 과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하는 염려를 가지고 <만화방 교회 이야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책이야기를 해보자면, 일단 정말 재미있습니다.
목회자 뿐만 아니라, 일반 성도들에게도 정말 추천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서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에게도, 심지어는 타 종교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총 다섯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첫번째 장은 저자의 어린시절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청송이라는 시골 동네에서 나고 자란 이야기,
대전으로 유학을 떠나서 시골 소년이 도시에서 겪게 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
가족과 학교 친구들과의 이야기,
교회에 처음 나갔다가 교회를 끊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이야기 등
누구나 어렸을 때 한번쯤 겪고, 보았음직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공감하면서 읽을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두번째 장은 청소년 시절 다시 교회를 다니게 되면서부터, 어려운 가정형편에 신학교를 다니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이야기, 부교역자로 사역하면서 겪었던 이야기,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된 이야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집안이 망하게 되면서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워 갖은 일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재밌기도 하고 마음 한 켠으로는 짠하기도 하더라구요.
세번째 장은 교회를 개척하고 어떻게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관리소장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목회자로서 일반인도 경험해보기 어려운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통해서 마을 사람들과 더 가깝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이 대단하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네번째 장은 개척을 하고 어떻게 만화방교회를 열게 되었는지, 만화방교회를 열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만화방을 한다고 하면 저부터도 이상한 눈으로 보게 될 것 같은데요, 그런 편견을 극복하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겪은 이야기들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네요.
오랜만에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