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학교에서 급식은 하고 오지만
단체급식이라 그런지 아니면 성장기라 그런지
늘 허기진 채로 귀가를 해서는 간식거리가 될만한 것을 찾아 싹 해치운다.
일하는 엄마라 좀더 영양가있는 것을 챙겨주고 싶지만
마음처럼 살뜰하게 챙겨주지 못하고
사먹이는
경우가 많아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토스트라도 먹이려고 사다놓은 식빵은
유통기한을 지나기 일쑤이고,
다양한 재료의 빵은 취향이나 입맛이 안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평범한 빵이 화려하게 변신하는 [마법의 빵]을 보았을 때
이거다! 싶었던 이유는 불(Boule)이라 불리는
바게트나 식빵처럼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빵이
취향대로 영양가를 갖춰
무한 변신이 가능해진다는 점 때문이었다.
기성 제품은 입맛에 맞더라도
자주 사먹다보니 질려 버리기 일쑤인데
아주 간단한 수고만 하면
새롭고 다채롭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니
엄청난 매력으로 느껴졌다.
책을 직접 보기 전에는
평범한 빵의 화려한 변신인 만큼
그 변신 과정이 번거롭거나 메인재료나 서브재료의 준비가
까다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초보자도 바로 할 수 있을 만큼
재료도 방법도 간단 그 자체였다.
재료의 조화가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에
한 번 방법을 익혀두면 어떤 재료든지
거의 동일한 방법으로 익숙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제시한 재료의 특성과 맛에 익숙해지면
얼마든지 빼고 추가하여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크게 '고슴도치 빵'과 '크로크 케이크' 두 종류를 소개한다.
'고슴도치 빵'은 불이나 컴파뉴에 격자무늬로 칼집을 낸 다음
그 사이에 치즈와 채소를 넣어 오븐에 구운 것을 말한다.
오븐에 구우면 격자무늬 칼집이 마치 고슴도치의 등에 난 가시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처음 소개한 것은 모차렐라 치즈를 이용한 초간단 요리다.
불, 모차렐라와 버터, 다진 마늘, 다진 파슬리, 소금, 후추만 준비하면 된다.
Notice에서는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린다는 팁도 살짝 알려준다.



모차렐라에 말린
토마토와 바질을 추가하면
전혀 다른 새로운 맛의 고슴도치 빵을 만들 수 있다.

짜장면, 짬뽕의 고민이 여기서도 든다면
두 종류의 재료를 반반 넣어서 하프 앤드 하프로 만들 수도 있다.

그 맛이 궁금한 '치즈와 명란'
일본식 스타일인데 두 재료의 궁합이 궁금하다.
재료도 초간단.
크림치즈, 명란젓 덩어리, 마요네즈, 쪽파가 전부다.
그러나 일식에서는 치즈와 명란젓의 조합이 친숙하다고 한다.
맥주 안주로도 그만이라고 하니 꼭 만들어봐야겠다.
이렇게 고슴도치 빵은 총 14개 종류를 소개하고 있다.

다음으로 '크로크 케이크' 만드는 법을 안내한다.
'크로크 케이크'는 프랑스에서 즐겨 먹는 간편한 요리인
'크로크 무슈'를 케이크로 만든 것이다.
반죽을 따로 할 필요없이
식빵으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는 총 21가지의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고스도치 빵과 마찬가지로 기본부터 시작한다.
'햄과 화이트소스'
재료는 식빵과 화이트 소스, 햄, 피자용 치즈, 처빌, 흑후추.
식빵을 적실 재료로는 푼 달걀, 우유, 소금, 후추가 전부다.
식빵을 준비한 재료에 적신 후
파운드케이크 틀에 깔고 준비한 재료를 얹고
다시 식빵과 재료를 번갈아 쌓은 후
오븐에 구워주면 끝이다.

재료에 따라 다르게 사용할
토마토 소스와 화이트 소스 만드는 방법도
추가로 설명해주는데 재료 준비나 방법 모두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한 끼 식사로도 거뜬할 것 같은 '카레 향을 첨가한 닭고기'.
식빵을 적실 재료는 동일하고,
식빵 사이에 얹을 재료로 닭다리 살, 카레가루, 소금, 후추,
브로콜리, 파르메산, 올리브유만 준비하면 된다.
만드는 방법도 동일하다.
닭고기와 브로콜리를 큼직하게 썰어 넣어 씹는 맛이 좋다고 한다.
직접 만들기 일순위로 찜!

두 가지 종류만 알려주기 어쩐지 아쉬운지
저자는 '빵 그라탱'과 '스터프트 바게트', '사바랭'을
책 말미에 추가로 살짝 알려준다.
만드는 것 역시 쉽고 간단하지만
고급스러운 디저트로도 손색이 없다.

책을 죽 읽다 보니
어떤 것을 먼저 만들어야 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앞으로 한 달 이상은 이 고민의 연속일 듯 싶다.
그 행복한 고민을 하다보니 입 안에 침이 고인다.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넘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