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직장을 옮기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잘해보리라
각오를 다졌건만 어느새 벌써 나태해져가는 나를 발견했다.
사람인지라 늘 처음같은 마음일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이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매너리즘도 빨리 오는 것인가?
한 번 슬럼프에 빠지면 걷잡을 수가 없다.
돌아돌아 다시 자리잡은 직장...
이제는 정말 여기에서 제대로 일해봐야지라고
굳은 결심을 했건만 이렇게 마음이 노곤노곤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차 싶었다.
오후의 시간이 엿가락처럼 길게 느껴지고,
퇴근 시간만을 바라보고 있는 내 모습에서
같은 실수를 또 되풀이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메모의 힘]을 읽게 된 것도 이런 불안감에서 였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함정에 빠지기 전에
먼저 의식적으로 나를 다시 담금질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자기계발서라면 적지않게 봐 왔지만
맨날 그자리인 것 같아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책이라도 읽으면서
새로운 감정을 끌어내야 할 것만 같았다.
그중에서도 왜 하필 '메모'에 관련된 책이냐...
메모의 활용법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업무 중에 수많은 메모를 하지만
정작 그 메모들은 그저 일정관리에만 기여할 뿐
휴지통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겨우 살아남았어도 결국
연말 다이어리와 함께 통째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로도 써보고
스마트폰으로도 활용해 보았지만
결론은 늘 비슷하게 끝나고 말았다.

[메모의 힘]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메모 달인의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메모' 중요성과 효용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군대가기 전까지 문제아로 낙인찍히며
사회의 밑바닥에서 절망했던 저자는
군대에서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라는
책을 읽은 후 메모의 중요성을 깨닫고
메모를 하기 시작하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은 작가이자 강연자, '어썸피플'이라는
독서·자기계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저자가 읽은 책이
내 책꽂이에도 예쁘게 꽂혀 있을 뿐만 아니라
5년 전에 벌써 읽은 책이라는 것이다.
똑같은 책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5년동안 나는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데
저자는 이렇게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많이 읽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 역시 꾸준히 독서를 하고 있음에도 변화가 없는 이유이자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한 가장 핵심포인트는
바로 '매일 꾸준히', 그리고 '실천'이다.
15년간 3,000권의 책을 읽고 15권의 독서기록장을 썼다는
저자는 책을 읽을 때도 신문을 읽을 때도
반드시 자신의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답을 생각해보고 메모한다고 한다.
그리고 반드시 '실천'.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은 얼마가지 못해
흐지부지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거의 매순간,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현재진행형 경험일 것이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쉽게 하지 못하고 있는
'메모', '꾸준함', '실천'.
저자는 이러한 함정을 알고 있기에
쉽게 접근하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간편 레시피를
알려준다.
다이어리 맨 앞에 매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적어
놓거나
5분, 10분, 15분 단위로 할 수 있는 일들의
리스트를 적어놓고
수시로 낭비되는 시간이 없도록 반복해서 보며
실천한다.


" '생생하게 꿈꾸면 실제로 이뤄진다'고 한다. 한때 세간에 유행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
공식에는 빠진 게 있다. 바로 '액션'이다.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꿈은 무의미하다. 매일 간절히 자신의 꿈을 외치고 100번이고 1,000번이고
종이에 써봐야 이뤄지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책을 읽고 기록한 것을 다시 보며 실천으로 이어가야 진정으로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
독서노트를 기록함에 있어서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책에 밑줄 그은 내용이 많은데 그
모든 내용을 노트에 옮겨적으려 하다보면 시작도 하기 전에 피곤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에는 우선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밑줄 친 내용이나
좋은 내용을 모두 옮기려 하지 말고 딱 5개의 문장만 적어보자.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책을 읽고 밑줄을 치거나 표시를 한다. → ②밑줄친 내용을 모두 옮겨적으려 하지
않는다. →③정말 마음에 와 닿는 문장 5개만 뽑아서 적는다. →④5개의 문장 중 가장 먼저 실천할 내용이
있는 1개의 문장을 정한다. →⑤그것을 실천하고 또 실천한다. 될 때까지."
---p.82~83
저자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메모를 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메모를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한다.
이제는 신고사성어가 되어버린 '적자생존'
즉,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말을 온몸으로 증명해보인다.
어찌보면 저자의 방법은 새로울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이미 본 익숙한 방법들.
매일 감사일기 100개를 쓰고,
다이어리를 적고 장단기 계획을 세우고...
그러나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바로 '접근성'이다.
거창하지 않게, 가볍게,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저자 메모는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꼼꼼하고 계획적이다.
그러나 그 시작은 그렇게 완벽했던 것이 아니었을 것이며,
오히려 가볍고 쉽게 시작했기에
지금까지 진화하면서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저자는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시작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초간단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메모의 힘을 믿고, 꾸준히 매일매일 반복할 것!
이것이 저자의 비법이고
꿈을 이루고, 성공을 할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이다.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면
성공한 저자의 무용담에 피로감이 살짝 느껴지기도
하는데
저자는 스스로 자기도 그렇게 되었었음을 고백하고
이를 경계하는 법도 솔직히 털어놓고 있다.
"다행히도 이런 내 문제를
조금은 일찍 깨달았고 마침 내 상황에 꼭 필요한 문구를 발견하게 되었다.
'꿈, 경력, 근사한 여자친구,
경제력... 모든 좋은 것은 당신 안으로만 소중히 여기고 키워야 한다. 내보여 자랑하고 남이 부러움을 사고 싶은 욕구를 적당히 누를 수 있어야
한다.'
이 문구를 다이어리 맨 앞장에 적어놓고
매일 읽고 또 읽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이 문구를 떠올리며 마음을 진정시키니 남이 나를 질투하는 시선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이렇듯 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문제를 알았다면 무조건 기록하고 그 문제를 고치려는 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p.191~192

좋은 글, 좋은 문장을 만나도 기록하고 달달 외운다는 저자는
그 과정을 통해서 내면을 변화시켜온 것 같다.
결국은 반복적으로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어줌으로써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그럼으로써 주변 환경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 무엇이든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반복, 반복, 반복...체화될 때까지 반복.
쉽지만 쉽지않은 그 첫발을 지금 바로 내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