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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스마트 살림법 - 청소, 빨래, 스킨케어, 요리까지 아빠가 딸에게 알려주고 싶은 건강한 살림 비법
강영중 지음 / 라온북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EM'은 몇 년 전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둘째 아이가
방과후 특기 적성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었다. 어떤 수업인지 확실하게는 몰랐지만 아이는 매주마다 세제, 비누, 치약 등 다양한 것들을
하나씩 만들어왔다.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들이라 효과와 효능은 모른채 막연히 좋은 것이겠지 하고 사용했었다. 살충제나 음식쓰레기에 뿌려두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는 커피향이 나는 재미있는 제품도 만들어왔다. 그러다가 아이가 다른 수업을 듣게 되면서 EM수업을 더이상 못듣게 되었는데
이것저것 만들어오다가 중단이 되어 조금 아쉬웠지만 그냥 또 예전으로 돌아가 기존에 사용하던 화학제품을 다시 사용했었다.
아이는 한참 후 '천연화장품 만들기' 수업을 들으면서
다시 여러가지 결과물들을 집으로 가져왔다. 가족이 함께 나눠쓰면서 천연제품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기
위해 내가 배워보기로 했다. 평생교육센터에서 운영중인 3개월짜리 프로그램에 등록한 후 비누, 샴푸, 스킨, 로션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보면서
천연화장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지금도 필요한 것들은 거의 만들어쓰고 있는데 그러면서 천연제품과 화학제품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지성피부인 둘째는 한참 여드름이 나려고 준비할 때였는데
비누, 샴푸, 로션, 스킨을 모두 천연제품으로 쓰면서 더이상 여드름이 진전이 되지 않았고, 지금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비듬도 생기기
시작했는데 천연샴푸를 사용한 후에는 비듬이 줄고, 눈에 띄게 머리결도 좋아졌다. 이제는 다시 화학제품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우리집은
천연제품이 당연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참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EM'의 제품과
천연제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거지?
[EM 스마트 살림법]을 읽게 된 것은 그런 궁금증에서부터
출발하였다. 아이가 만들어왔던 것들로 봐서는 천연화장품보다는 범위가 조금 더 넓어보였었다. 단지 바르고 씻는 것 외에도 청소, 빨래, 요리까지
EM을 활용할 수 있다는 책의 소개가 신기하기도 하기도, 놀랍기도 했다.
천연화장품을 쓰면서 효과를 직접 경험한 터라 평소에
이래저래 많이 쓰고 있는 세정제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EM이 그 해답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EM'이란 '유용한 미생물군'이다. 영문 'Effective Microorganisms'의
머리글자를 따서 간략히 EM이라고 부른다. EM에는 효모, 유산균, 누룩균, 광합성세균, 방선균 등 인간과 자연에 이로운 80여 종의 미생물이
들어 있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다양한 미생물이 섞여 있지만, 각각의 미생물이 자신의 특성을 발휘하며 어떤
환경에서도 끝까지 살아남는 특징이 있다.
EM을 개발한 사람은 일본의 히가 테루오 교수다. 히가 교수는 농약과 화학비료 때문에 인간의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농약과 화약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농법을 연구하다가 EM을 개발하게 되었다. EM은 1982년부터 농사에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는 실로 놀아웠다. EM을 사용해 재배한 농작물은 훨씬 크고 품질이 뛰어났으며 수확량까지 늘어났다. 현재는 전 세계
150여 국가에서 EM을 농약과 화학비료 대신 사용하고 있다." ---p.15
처음에는 농업과 축산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활용 범위가
넓어지게 되었다. 설겆이, 청소는 물론, 아토피, 알레르기, 여드름, 무좀, 구내염 등 건강을 유지하는데도 EM은 효과적이라고 한다. 80여
종의 미생물이 저마다 가진 효능이 달라서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근본적인 오염을 끊고 환경을 살리는데도 EM은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화학제품처럼 EM은 처음부터 효과가 강력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꾸준히 사용하다 보면 유용한 미생물들이 늘어나고 유해균들이 억제되어 생활환경이 점점 좋아진다는 것이다. 처음 EM
제품을 사용했을 때 인상적인 효과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 바로 이때문이었던 것이다.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유용한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는데 지식이 없다 보니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화학제품으로 돌아섰던 것이다.

책은 EM에 대한 소개 후에 본격적으로 EM을 활용법을
안내한다. 여러 가지 제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는데, 'EM 발효액 만들기'를 시작으로 이 발효액을 이용하여 가장 기본이
되는 주방세제, 세탁비누를 비롯해 섬유유연제, 샴푸, 로션, 치약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해볼 수 있다. 레시피를 보니 EM 발효액을 넣는 것
외에는 천연화장품이나 천연비누를 만드는 과정과 거의 똑같다. 전혀 새로운 과정이 아니라 반갑고, 자신감도 생긴다. EM 발효액만 만들면 되는
것이다.

저자는 석유화학 회사에서 24년 간 근무하며 상무까지
역임한 아이러니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석유화학이 주는 편리함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다가, EM에 매료된 후, 지금은 석유문명의 폐해를 치유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누구보다도 석유화학 제품에 대해 잘 아는 그이기에 왜 석유화학 제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자연 미생물을 이용해야
하는가를 주장할 때 더욱 설득력있게 들린다.
책의 후반부는 씻고, 바르는 것 외에도 EM이 먹고,
마시는데까지 확장된 사례와 직접 사용한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소개한다. 일정 기간을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는 EM의 특성상 책을 읽고
당장 시도해본다고 해도 바로 효과를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직접 체험한 사람들의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EM의 효과는 물론 다양한 활용의
예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다.

아직까지 단점이나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하니
놀랍기도 하고, 정말 그럴까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생명을 기반으로 한 가장 자연적인 방법이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개발된 지 꽤나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이제부터라도 EM을 통한 자연적인 치유와 회복이 널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맹목적인
신봉이 아니라 적어도 화학제품 사용으로 인한 악순환은 하루 빨리 끊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생물을 통한 자연적인 방법인 EM이 적어도 석유화학
제품보다는 좋은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효과의 체감은 그 이후에 느껴도 늦이 않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