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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공부를 결심해야 하는 이유 - 명문대 합격생 100인의 공부 동기
양현 외 지음 / 예담Friend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커가면서 공부에 대한 걱정과 고민도 함께 커간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아니 어쩌면 세계 어느 나라라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갖는 고민일 것이다. 특히나 대학의 간판이 중요한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가 갓 학교의 문턱을 넘는 나이가 되면 전투 태세에 돌입하기 시작한다. 잠깐이라도 주춤하면 무한 경쟁에서 낙오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부모도, 아이도 끝도 모르는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다.
서점에 교육 성공담이나 공부법책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부모의 심정이 그대로 투영된 것 같다. 내 아이가 성공한 그 사람들과 같을 수 없고, 그 방법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비슷비슷한 그 책들을 혹시나 마음으로 들추어보는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불안감의 무게는 점점 커진다. 이것저것 들여다 볼 것도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많아 보인다. 역시나 하는 것을 알면서도 또 다시 눈에 띄는 새 책들 사이를 누비게 된다.
[우리가 공부를 결심해야 하는 이유] 이 책 역시 그러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을 때 보게 된 책이다. 처음에는 '공부'에 눈이 번쩍 뜨였지만 책을 읽어 내려갈 수록 '이유'에 시선이 옮겨졌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는 고전적인 진리처럼 어쩌면 학부모와 아이들이 겪고 있는 이 전쟁은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몰라서 더 힘들고, 불안한 지도 모른다. 이유를 알고, 방향을 안다면 조금 늦은들 뭐 그리 대수겠는가. 몰라서, 막연해서 그래서 더 힘들고 혼란스러운 것은 아닐지.
처음에는 늘 습관적으로 들춰보던 그런 책이라고 생각했다. 제목도 그렇게 눈에 띄거나 자극적인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부제 '명문대 합격생 100인의 공부 동기'를 보는 순간 내용이 궁금해졌다. SKY 정도 되는 학생들의 동기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럼 그 동기는 정말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 지 그 실체가 보고 싶어졌다. 과연 책으로 엮어낼 만큼의 특별한 것이 있는 지.
그 동기라는 것이 100인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은 책의 목차를 보고 단번에 알아버렸다. 사실 같은 공간에 있을 뿐이지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태어난 기질이 다른데 유일한 방법, 단 하나의 이유만 존재했을리가 없지 않은가. 십인십색이라는 말처럼 그들에게는 '동기'라는 공통점이 있었을 뿐 방법은 그야말로 백인백색이었다. 그런 가운데 공통적으로 묶을 수 있는 기준으로 공부 동기를 '꿈추구형, 환경 극복형, 경쟁 모방형, 단기 목표 성취형' 이렇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우선 명문대생의 공부 동기를 제시하기 전에, '공부 동기'라는 것의 중요성, 그리고 나에게 맞는 공부 동기를 찾는 방법을 소개한다. 공부의 동기는 공부를 하게도 하지만, 그들 중 84%가 겪는 슬럼프가 찾아 왔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비기이기도 하다. 공부를 하는데 있어 '공부 동기'는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했고, 절대적인 것이었다.
여기서 얘기하는 공부동기는 막연한 혹은 단발성 동기가 아니다. 뼛속까지 바꾸고 지탱해줄 수 있는 강력한 동기이다. 특별한 역경이 없어도, 보통 사람들도 변화 시킬 수 있는 공부 동기를 찾을 수 있는 방법과 과정,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보통 꿈을 찾는 것이 힘든 것처럼 공부의 동기 역시 한순간에 명확하게 찾기 어렵다는 것이 이 책의 솔직한 조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기 자신에게 꼭 맞는 공부 동기를 찾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세상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식, 다른 사람들이 밝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부모님의 의견 등이 논리적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 진정으로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억지로 떠밀리듯이 찾은 공부 동기는 결코 제대로 된 원동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더더욱 스스로에게 절실하면서도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공부 동기를 찾아야 한다. 그런 공부 동기만이 나를 자연스럽게 공부로 이끌며, 온갖 슬럼프에 빠져도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 p.15
이 책은 공부동기 5단계와 공부동기를 찾아가는 방법, 그리고 100인의 통계를 통해 얻은 공부동기 4가지 유형으로 공부동기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막연하게 보일 수 있는 '동기'라는 것을 실제의 모델들의 인터뷰와 통계를 이용하여 가시화 시킨다. 공부동기 5단계는 그 '동기'라는 것이 어떻게 생겨나서 발전해 가는 지, 어느 단계쯤 되어야 힘을 발휘하는 지를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명문대에 입학한 100인은 대부분 공부 동기 4, 5단계였다는 것은 가야할 길과 도달할 목표를 직접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부분이 이 책을 조금 다르고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또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하나를 전달해도 아주 구체적이면서도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책의 편집이다. 마치 잡지 기사를 읽는 것처럼 보조 자료를 최대한 가독성있고, 생생하게 편집하여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독자가 그들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과 현장감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는 학생의 롤모델이 될 수도 있기에 노트 필기부터 시험지, 메모, 플래너 등 치열했던 그들의 지난 과정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고 실감난다.
공부의 동기가 중요하지만 동기만 가지고 공부를 잘 할 수는 없는 법. 책의 세번 째 장에서는 공부 동기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공부법을 소개하고 있다. 아직 적절한 공부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독자라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플래너' 하나도 여러 사람의 다양한 사례와 샘플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혹은 여러 가지를 접목해서 사용해볼 수도 있다. 필기나 암기법, 문제풀이까지 꼼꼼하고 구체적이면서 시원시원한 샘플은 실제 적용해보는데 어려움이 없을 듯 싶다.
부모님이 백날 '공부해라'라고 잔소리를 해도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은 하는 부모나 듣는 아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자칫 관계만 나빠질 수도 있다. 부모의 잔소리보다 또래나 선배의 조언과 충고가 훨씬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나이이기에 이 책은 그러한 닮고 싶은 선배의 조언처럼 꾸며졌다. 힘든 여정을 이제 막 통과한 선배가 진심을 다해서 들려주는 속깊은 이야기에 반발할 마음이 들 리 없다. 오히려 그들처럼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지도 모른다. 그런 마음이 든다면 '공부 동기 5단계'의 두 번째 단계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 단계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
그래서 아이의 책상에, 가방 속에, 한 권쯤 넣어주고 싶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