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이다.
10년을 넘게 조직에 소속되어 일을 하면서 가끔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무능력하고,
때로는 비정상적인 형태로 진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사람사는 공간이라는 안식을 얻기도 했으며, 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기도 했고,
시너지를 발휘할 때는 놀라울 정도의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거나 비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분노로 어느새 '다 그런거야'라는 생각으로
체념을 하기도 수긍을 해버리기도 한다.
젊었을 때에 비해 조직에 대한 기대도, 낭만적일 만큼 큰 바람도 줄어들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 조직이라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인다.
말도 안되는 상황들이 용인이 되고, 정상적인 판단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취급을 받아도
그냥 그렇게 받아들여야 하는 곳, 과연 이 조직이라는 것이 필요하긴 한 건가?
그 정의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해 이제는 분노보다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궁금증으로
[경제학자도 풀지 못한 조직의 비밀]을 읽기 시작했다.
도대체 조직이라는 것이 무엇인데 멀쩡한 사람도 비정상적인 틀에 맞춰야 하는 걸까?
깨고 바꿀 수는 없어도, 그럼에도 그 생리를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쳐 든 것이다.
이 책은 철저하게 사례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도출해내는 형식이다. 그래서 읽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무수한 사례를 통해서 정리하자니
명쾌하게 정리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결국 제목과 소제목을 조합해 보면 저자가 얘기하고
싶어하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 증거를 수많은 사례들로 증명해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조적이라는 그 생명체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자, 또 좀더 유연하게 그 속에서 버티기 위한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이 책은 '조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직'의 하나부터 열까지 그 속속들이 모습을 파헤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조직을 잘 조직하는 방법이라던가, 운영하는 방법, 조직의 중간 관리자의 적절한 역할이나
조직의 일원으로 잘 살아남는 방법 등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물론,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 통해 간접적으로 비교해서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준은 제시해준다.
그러나 조직이라는 것을 하나의 정의로 내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변종들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조직을 거부한 안경테 디자이너를 시작으로 왜 조직이 필요한지,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조직은 어떻게 성장하는 지, 그리고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풀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직 내로 들어가 CEO와 관리자, 평사원의 역할을 들여다 본다.
다음으로, 비로서 내가 알고 싶은 답으로 근접해들어간다.
올바른 조직의 특성, 단단한 조직을 만드는 힘은 무엇인가하는 것이다.
저자는 바로 '조직 문화'를 이유로 꼽는다. 그것이 바로 경제적인 것보다 조직원을 움직이고,
일하게 만드는 원천의 힘이라고 얘기한다.
그순간 '아!'하는 탄성을 나도 모르게 질렀다.
그렇다 그 문화가 예전과 지금이 많이 다른 것 같았던 것이다. 평생직장이라는 마음으로 '문화'를
만들어가던 예전과 개인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재의 기업 문화.
조직의 성격은 많이도 달라져 가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그건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을
위해서 일하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 단단한 조직 문화의 부재가 지금의 겉도는 마음을
만든 것은 아닐까. 물론 조직에 따라 성격이 다르기에 그 모습은 다양할 것이다.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을 제시한 후, 저자는 마지막으로 조직이 위기를 맞았을 때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면서 마무리한다.
처음에는 회사라는 조직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경찰조직, 알카이다 조직 등
전방위적인 조직에 대해 다룬다.
프롤로그에서 조직을 거부했던 안경테 디자이너로 운을 뗐던 저자는
적지 않은 분량의 사례를 통해 조직은 태어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고,
마지막 에필로그를 통해 IT 기술의 발달로 미래에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그로 인해
더 거대해가는 조직의 예를 들면서 앞으로도 굳건할 것이라는 예측하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결국, 조직의 생성은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조직을 거부하기 보다는 잘 만들고, 운영하려는
태도가 더 필요하다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빅브라더'에 버금가는 우녕 기록기는 트럭 운전사들을 감시할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로스는 예전보다 훨씬 쉽고 믿을 만하게 운행을 추적, 조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불과 수십 년 전에 비해 회사가 직접 소유하고 고용한 트럭과 운전기사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이는 일부 스타벅스를 현대 사무실의 전초 기지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던 IT 기술 덕분이다."
--- p.289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조직이 성장하고 진화하면서 겪게 되는 거래, 바꿀 수 없는 것을 조용히
인정하는 태도,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꾸려는 용기, 그리고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지혜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게 되었기를 바란다." --- p.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