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를 알면 세계사가 보인다 - 하 김승민.이원복 교수가 함께 만든 알면 보인다 시리즈 4
김승민과 그림떼 글.그림, 이원복 감수 / 김영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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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와 한국사를 병행해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사를 알면 세계사가 보인다]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일 것이다.
상하 두 권으로 이루어진 이 시리즈는
기원전 250만년 전부터 1597년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상권과는 달리
하권은 1598년부터 2009년까지 약 400년 간의 짧은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만큼 기록이 많이 남아있기도 하겠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갑작스런 변화와 발전으로 인해 수많은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격동의 시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제껏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그 변화 속에서 서로 먹고 먹히는
질곡의 시간이 하권에서는 촘촘히 기록된다.
그래서 더욱 복잡하고, 짧은 시간임에도 수많은 일들이 얽혀 있다.
사건의 인과 관계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 결과에 의해서 바뀌게 된 정황을 쫓아가는 것도 벅차기만 않다.
 
 
상권의 조선에 비해 하권의 한국은 세계사 속에 좀더 깊게 발을 내딛는다.
그것이 좋은 일이었다면 이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힘이 났을 터인데.
다 아는 것처럼 근현대의 우리는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지난한 세월을 보낸다.
 
 
장을 넘겨갈수록 그 과정을 확인해야 하는 것은 늘 그렇듯 고통스럽다.
~했더라면...~했다면... 하는 수많은 가정을 해보게 하는 안타까운 역사.
한국사만 볼 때도 힘겨운데, 세계사가 어떻게 흘러갔고,  
그 흐름의 과정에서 한국이 어떻게 휘말리게 되었는지를 입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상처를 더 깊숙히 찌르는 느낌이다.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으로 시작된 하권의 한국사는
앞으로의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곡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조시대를 지나고 나면 장을 넘길수록 안타까운 내용들이 줄을 잇는다.
 
 
근현대사를 장식한 세계의 역사적인 사건들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다. 그 흐름이 세계사와 한국사를 함께 읽으니 한 눈에 잡힌다. 
우리만 본다면 시야는 언제나 우리 속에 갇히게 될 지 모른다.
세계 속에서 우리를 보고, 똑바로 응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조망해볼 수 있는 길일 것이다.
함께 봐서 그 치열하고 적나라한 과정이 더 고통스럽지만,
그럼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수레바퀴를 돌리며 역사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세계 속의 한국, 한국으로 뻗어나간 세계를 알아가는 노력의 출발선에 이 책이 있다.
그 복잡하고 치열한 역사의 흔적을 간결하면서도 유쾌한 만화의 형식을 빌어서 소개한다.
그렇기때문에 숨막히는 역사의 진실을 향해서 담담하게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만화라는 형식이, 만화가 품은 유머라는 형식이 갖는 힘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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