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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히어로와 분수 녀석들 ㅣ 수학 도시 시리즈 3
카렌 퍼렐 외 지음, 톰 커 그림, 유윤한 옮김 / 조선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수학의 최종 목표는 '분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다양한 영역을 배우고 있지만 사실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이 '분수'라는 의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크게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 어떤 영역을 다루어도 연산을 빼놓고는 할 수 없으며, 초등학교에서 가장 어려운 연산이 바로 '분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분수'를 완전히 이해하고 계산이 원활하다면 그 이후 학년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분수'가 이해되지 않은 이상은 중, 고등학교의 수학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래서 5학년 수학이 가장 어렵다는 얘기를 한다. 분수의 걸음마를 떼자마자 갑자기 뛰라고 말하는 듯한 '통분', '약분'. 곱셈과 나눗셈의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자유자재로 계산하지 않으면 쉽다고 느끼기 어려운 단원이다. 그간 수학을 잘 한다고 믿고 있었던 부모님들의 기대가 무너져버리는 것도 바로 이 시점이다. 수학이 매우 어렵다고 느껴지는 때도 바로 5학년 1학기 1단원에서부터이다.
아이들을 지도한 지 꽤 오래되었는데 교과 과정에서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이 바로 이 '분수' 단원이다. 내년에는 5, 6학년이 개정될 예정이니 어떻게 개정될 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분수'라는 가상의 수를 아이들이 체득은 커녕 완벽하게 그 원리를 이해하고 넘어갈 시간이 없다는 것이, 계산으로 너무 급하게 넘어가는 것이 늘 답답하다. 나눗셈만 해도 원리를 이해시키기 보다는 간단하게 넘어간 후 계산 과정을 연습시키기에 바쁘다. 그러기에 계산은 할 수 있어도 '분수'와 '나눗셈'의 원리와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아이들을 별로 만나보지 못했다. 그 원리를 대한 설명 앞에서는 말문이 막히는 것이다. 이것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유난히 '분수'에 대한 책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아이들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그 '분수'를 제대로 이해시킬 수 있는 책은 없을까 하는 아쉬움에서, 또 기대감에서.
[매스 히어로와 분수 녀석들]을 보자마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늘 갈망하던 종류의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나왔구나!' 하는 기쁜 마음에 서둘러 살펴 보았다.
일단 '분수'에 집중적인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 기뻤고, 여러 학년에 시기적으로도 분산되어 있어 흐름을 놓치기 쉬운 분수를 개념부터 응용까지 일관성 있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다가왔다.
뭐니뭐니해도 분수를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이야기 요소와 개인 교습을 받는 듯 원리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방식이 분수의 개념과 성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정보책의 특성상 이야기 속에서 모든 원리와 개념을 풀어내기 어렵다. 그래서 일상 생활에서 분수와 소수가 어떻게 쓰이는 지에 대한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와 사이사이 개념을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형식의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
이야기는 매스폴리스에서 발생한 은행강도와 열쇠도난사건, 그로 인해 은행금고에 갇히게 된 시장을 구출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건 해결을 위해서 '매스히어로'가 주도해나가는 것은 어린책답고, 사건이 꼬여가기 시작하는 갈등의 원인이 어린이책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요소라는 데서는 어린책답지 않은 무게가 느껴진다. 흥미로우면서도 재미있는 스토리는 아이들이 분수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스토리를 읽으면서 중간에 제시된 분수와 소수의 개념을 읽어나가는 것은 다소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스토리를 다 읽은 후에, 다시 개념 부분을 차근차근 읽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딱딱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해주듯 스토리에 나왔던 캐릭터와 이야기들을 예로 들면서 약간은 장난스럽게도 설명해주기 때문에 접근하는데 부담이 없다. 코믹한 만화 역시 재미는 물론 이해를 돕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곱셈과 나눗셈에 대한 원리와 분수와의 관계를 이해시키고, 분수의 곱셈과 나눗셈, 소수의 나눗셈까지 결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는 내용들을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수학의 도시이지만 분수와 소수를 잘 몰랐던 시장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그 원리를 깨닫게 된다. 이는 시장 뿐만 아니라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어린 독자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이해가 아직 안간다고? 그럼 다시 읽으면 된다. 결코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와 유쾌한 선생님이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으니 있을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