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의 힘 -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교육이 답이다 강치원의 토론이야기 1
강치원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올 한 해도 그렇지만, 작년 한 해 동안은 낯설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흥분과 열정에 휩싸여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서논술지도에 대한 관심이 있어 꾸준히 공부했으나 직장에 매인 몸이다 보니 시간을 빼기가 어려워 몇 년 동안은 거의 답보 상태로 흘렀었다. 
그러다가 어찌 여유가 생기면서 다시금 비운 곳을 채우기 위해 강의를 신청하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토론(디베이트)'강의까지 듣게 되었다. 독서지도에서도 물론 토론을 다루긴 했었지만 '찬반'으로 엄격하게 나눠 규칙에 의해서 진행되는 형식의 토론은 생소하면서 흥미로웠다. 독서보다 조금 더 확대된 논제로 토론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룰 수 있는 주제도 많았고, 토론자가 직접 당면하거나 관련된 문제가 많기 때문에 좀더 몰입해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상대에 따라 그때그때 결과가 달라지는 역동성과 경기 형식이 주는 긴장감은 토의와는 다른 매력을 안겨주며 일 년 가까이를 토론에 묻혀 살다시피 하게 만들었다. 수강을 하면서 직접 해보기도 했지만, 학교로 나가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기도 하면서 토론이 가진 다양한 매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몸으로 직접 체득했었다.
 
처음에는 어설프던 아이들도 몇 번만 해보면 금방 적응하고, 그 긴장감있는 상황을 즐기면서 대응해나가는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고, 스스로 하기 힘든 논제도 직접 필요로 하고 써먹을 수 있기 때문에 자료를 직접 준비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진정 자기주도학습이구나 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었다.
이렇게 빠르게 커가는 아이들보다 내가 더 빨리 성장을 해야 했기에 당시 토론과 관련된 웬만한 책은 거의 다 구해서 읽어 본 것 같다. 조금씩 활용 방법이 다르게 구성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토론의 원론적인 설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었다. 기본적인 사항을 알아야 하는 것은 토론 교육의 기본이고, 필수이지만 대부분의 토론책이 얘기하는 것은 대동소이하였다. 좀더 분야를 쪼개서 다룬다거나 심도 깊게 들어간다거나 방향이 다른 책들이 있었으면 했는데 읽는 책이 열 권을 넘어서다 보니 큰 차이없고 내용이 더 이상 깊어지지 않아 읽기를 그만두었었다.
 
 
[토론의 힘] 이 책은 책 읽기를 그만둔 지 거의 1년 만에 만난 책이다. 지금은 잠시 토론 교육을 쉬고 있지만 다시 할 때를 대비해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책을 다시 읽으려고 할 때 알게 되었다. 큰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기존에 읽었던 책들과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토론을 20년 이상 해온 저자의 생생한 노하우는 그대로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 지를 감지하고 있었다. 평소 가려웠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토론 교육을 하면서 답답하고 막막했던 부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풀리면서 분명해지고 있었다.
토론의 방법이나 형식보다 정작 토론을 할 때 벽에 부딪치게 되는 질문들(듣는 방법, 메모하는 방법, 말하는 방법 등)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답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토론은 잠깐의 교육으로 능력이 향상되기는 어렵다. 물론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평소에도 토론에 필요한 능력을 꾸준히 연마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속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은 바로 '가정'일 것이다. 그러나 집에서 어떻게 거창하게 매번 토론을 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집에서 아이들과 토론을 몇 번 시도했지만 직업적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잘 되지 않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집에서도 쉽고 간단하게, 부담없이 토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목적이기도 했는데, 읽다 보니 그 외에도 너무 유용한 자료가 많아서 감탄과 감사의 마음으로 한 장 한 장을 읽어 내려갔다.
 
 
토론을 이미 경험한 사람은 물론이고, 토론을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라도 직접 해볼 수 있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과정과 형식이 복잡하면 실천이 어려운 법. 저자가 제안한 것은 딱 네 가지 질문이다. 이것을 매일 15분씩만 실천해도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막강한 훈련이 된다는 것이다.
 
1) 기억나는 것은 무엇인가? (사실인식)
2) 그에 대해 느낀 것은 무엇인가? (가치판단)
3)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가? (실천의지)
4) 궁금한 점은 무엇인가? (문제제기 - 질문거리, 토의거리, 논쟁거리)
 
 
핵심적인 명쾌한 정리가 필요한 토론을 오래해서 그런지 책의 구성도 명료하게 정리가 잘 해두어 이해하기도 활용하기도 쉽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에는 덧붙인 '요약정리'는 활용도를 더욱 높여준다.
 
수영하는 법을 배운다고 수영을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토론도 마찬가지다. 방법과 절차를 잘 안다고 해서 토론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툴더라도 매일 꾸준히 연습하고 준비할 때 탄탄하게 성장해갈 수 있으며,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토론의 달인으로 가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가장 빠른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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