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를 위한 직업 백과 - 가슴 뛰는 내 일의 발견 꿈결 진로 직업 시리즈 꿈의 나침반 5
이랑 지음, 신동민 그림 / 꿈결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나 역시, 어디로 뛰는 줄도 모르고, 우르르 몰려 가다가 '어느 순간 내가 왜 이렇게 뛰는 거지? 도대체 저 곳은 왜 가려고 하는 거지? 저 곳에는 무엇이 있는 것이지?' 하는 혼란스러운 경험을 했었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을 읽을 때에도 그렇게 목표도 모르고, 누군가를 짓밟기 위해 오르고 또 오르고 하던 때였다. 그래서 그 애벌레들의 모습이 내 자화상 같아 몹시 씁쓸하고 쓸쓸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나는 그때 그 무리에서 나와 뛰어 내릴 용기가 없었다. 어쩌면 내가 오르는 것밖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었는 지도 모른다. 내가 누구인지, 내 안에 잠재해 있는 나비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그런 조언을 해줄 멘토도 없었다.
 
그렇게 주어진 인생의 길을 한참 달리고 난 지금에서야 내가 진정 하고픈 일이 있었는데 스스로 도전할 용기가 없어서 못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를 어쩌면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방법을 몰라서 내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비겁한 생각을 하며 스스로의 꿈을 외면했었던 것 같다. '두근두근 가슴 뛰는' 그 직업에 대한 미련은 불혹을 넘긴 지금도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요즘 유독 '진로, 진학'에 관한 책을 많이 보고 있다. 꼭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진짜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조건을 갖추는 것. 스스로 내 안의 가능성을 찾아내고, 그것을 가꿔나갈 수 있는 열정과 끈기를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십대를 위한 직업 백과] 역시 그러한 바람의 연속선 상에서 접하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스스로에 대한 탐색이 끝난 후에 추구해야 할 목표와 롤모델를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들이 있는 지 그리고 그 직업들은 구체저으로 어떤 일을 하는 일이며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 지 등에 대한 정보를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제시하고 있다.
 
책은 '직업 백과'라는 이름 그대로 '경영·법률', '금융·기획', '컴퓨터·공학', '의료·보건', 교육·공공 서비스', '디자인·예술', '방송·문화', '스포츠·여행' 총 8가지 분야와 관련된 직업들을 소개한다.
 
 
특징적인 것은 그냥 직업에 대한 소개만 죽 하는 것이 아니라 소개하고자 하는 직업과 연관된 사회적인 배경이나 의미, 흥미로운 사례 등으로 서두를 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학 교수'라는 직업을 다룰 때는 '맥도날드의 햄버거 대학'에 대한 소개로 포문을 연다. 교수가 어떤 일을 하는 지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기에 식상하게 볼 수도 있는 직업에 대한 관심을 흥미로운 글을 통해서 높아지게 하는 것이다. 
 
 
이렇듯 일반적인 직업 소개와는 조금 색다른 느낌이 드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 책은 과거 한겨레 신문에 정기적으로 실렸던 칼럼을 모아서 책으로 꾸민 것이기 때문이다.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부드러운 도입은 바로 휙휙 넘어가는 신문 독자의 시선을 잡아 끌고, 끝까지 읽도록 만들게 하는 장치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딱딱하고 지루하지 않게 기사를 읽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요소로 관심을 끌며 개략적인 직업에 대한 소개를 한 후에는 '무슨 일을 할까?'가 이어 받아 본격적으로 그 직업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한다. 그런 후에 '어떻게 될까?' 에서는 이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한 과정과 자격 요건에 대한 설명을 한다. 이 형식은 책에서 직업을 소개하고 있는 공통된 패턴이다. 마지막에는 현직에서 직접 일을 하고 있는 전문가의 인터뷰를 박스 형태로 실어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직업인으로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보람 또는 갖추어야 할 직업 정신 등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을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다.
 
또한 소개한 직업과 연관된 다른 직업을 소개하기도 하고, 참고로 알아두면 좋을 관련 지식들을 별도로 제공하기도 한다.
 
 
 
여기에 소개된 직업들은 십대가 가장 궁금해하는 직업을 위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나 의사와 같은 전통이 있는 직업이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생명의 변화가 심한 직업의 특성상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나 생긴지 얼마되지 않은 신생 직업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 예 중에서 눈에 띄는 직업으로 '공정여행기획자'를 들 수 있다. 불합리한 시장 경제에 대안이 되는 직종과 직업은 앞으로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여행지를 개척해야 해서 혼자 감당해야 할 일이 많고, 어학 등 다방면의 여러 능력이 필요하지만 여행과 모험을 좋아한다면 도전해볼 만한 일인 것 같다.
 
 



앞으로 수도 없는 직업들이 사라지고, 생겨나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과 펄펄 뛰는 열정과 땀이 있다면 이러한 외적인 변화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직업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길을 어떻게 찾아가면 좋은 지에 대한 여러 가지 사례라고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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