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제주 여행 - 관찰력, 표현력, 창의력을 키우는 가족 체험 여행 가이드 우리 아이 여행 시리즈 1
김성희 지음 / 시공사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제주도에 대한 기억은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 두 가지가 있다.
좋은 기억은 제주도를 처음 방문했을 때 느꼈던 자유와 이국적인 낯선 풍경으로 시작한다. 직장을 들어가 처음으로 맞은 휴가 때 바로 위에 언니와 함께 비행기표만 예약하고 무작정 제주도로 날라 갔었다. 공항에서 버스 관광 신청이 가능하다고 해서 운좋게 신청을 해서 2일 동안 편하게 관광을 한 후, 마지막 날에는 자유롭게 한라산 등반을 했다. 한라산 등반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운좋게 그날은 맑고 화창해서 지루한 코스였지만(조금 가파른 코스는 통제중이었다) 정상까지 올라가 백록담까지 볼 수 있었다. 아무런 준비없이 떠난 것치고는 정말 실속있게 잘 다녀와서 그 이후 제주도에 대한 기억은 다시 가고픈 곳으로 남게 되었었다.
 
나쁜 기억이라면, 아이들이 어렸을 때 친정 엄마의 환갑을 맞아 언니네 두 가족과 우리 가족 그리고 주인공인 엄마 이렇게 대가족이 제주를 방문했었다. 제주도를 한번 다녀왔었다고, 한번은 버스 관광을 했으니 이번에는 렌트를 해서 자유롭게 다녀도 될 것 같은 이상한 자신감에 비행기, 숙소 예약만 하고 또다시 떠났었다. 그러나 코스는 물론 관광지 또한 제대로 몰랐으며, 거리 계산이며, 식당 등등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이 없었다. 지금 같으면 네비가 알아서 알려줬겠지만 그 당시 렌트카에는 네비도 없었기 때문에 구경은 커녕 우왕좌왕 길 찾는 데만 신경이 곤두 서 제대로 구경다운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몇 군데 가지 못하고 2박 3일을 일정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었다. 가족이 함께 그렇게 시간을 내기 어려웠는데 너무 속상해 그 이후에는 제주도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그 때의 기억은 그럭저럭 잊었는데 한 번은 큰 아이가 제주도를 가보고 하는 것이다. 꼬마 때 다녀왔으니 기억이 안날 법도 하다. 잠깐 고민했다. 가게 되면 정신없는 버스 관광을 또 해야 하나? 신랑은 정신없이 쫓기는 단체 관광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계획을 짜고, 다녀야 할 텐데 아무래도 단체보다는 경비가 더 들어갈 것이고,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것은 지난 번과 같은 실패를 다시 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휴가 외에는 시간 내기가 어려운 직장이다 보니 한 번 시간 내서 가는 것도 큰 일이고, 육지를 벗어나는 곳이니 경비 면에서도 쉽게 생각할 수가 없는데 지난 번처럼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은 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가족 모두가 만족할 만한 여행을 하고 올 수 있을까?
 
그 때 내 눈에 번쩍 들어온 책이 바로 [우리 아이 제주 여행]이었다.
그냥 제주 여행도 아니고 아이와 함께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으니 우리 가족의 맞춤형 책이나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이미 아이들의 재능을 개발하는 여행을 주제로 책을 써서 스테디셀러로 만들어 놓은 아이들 여행의 달인이었다.
 
 
예전 다녀올 때보다 훨씬 더 볼거리가 풍성해지고, 복잡해진 제주 여행의 계획을 세우는 일이 엄두가 나지 않았었는데 책의 첫 장을 여는 순간, 나는 "이거다!"를 외쳤다.
 
저자 특유의 꼼꼼하면서도 요긴한 정보가 그득 들어 있었는 것은 물론, 유아와 함께, 부모님과 함께, 아이와 함께와 같이 대상은 물론, 제주 문화를 체험할 것인지, 올레길을 투어할 것인지, 드라이브를 할 것인지, 무료나 저렴한 곳을 이용할 것인 지 등의 주제에 따라서도 골라서 코스를 짜볼 수 있도록 세밀하게 분류를 해 놓은 것이다. 
 
 
그 뿐인가! 베스트 관광지는 물론이고, 제주도의 동쪽, 남쪽, 서쪽, 북쪽을 나눠서 볼거리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니 이런 아낌없는 정보를 그냥 앉아서 읽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가장 먼저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주의해야 할 것들을 소개 한다. 어떤 여행 스타일로 갈 것인가, 코스는? 숙소는? 항공기는? 등등을 선택하는 요령부터 종류까지 깔끔하게 정리해두어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짐싸기 노하우, 할인권 구입하기, 그린카드 발급받기와 같은 중요한 팁도 빼놓지 않고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들과의 여행을 더욱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추천 활동도 소개하면서 일반 관광 가이드책과는 차별화를 두고 있다.
 

 
관광객이 증가하는 만큼 제주도의 볼거리는 더 다양해져만 가는 것 같다. 너무 많은 곳 중에서 도대체 어떤 곳을 가야할 지 선택을 하기 어렵다면 저자가 추전하는 '베스트 10' 여행지를 위주로 선택하면 도움이 될 듯 싶다.
다 가보고 싶지만,,,쇠소깍 투명 카약은 꼭 타보고 싶다. 얼마 전 춘천에서 카누를 탔었는데 처음에는 꽤 무섭더니 이내 적응이 된 후에는 시원한 호수의 풍경을 가까이서 보는 매력이 느껴졌었다. 이 곳에서는 바닥이 투명하여 바닥으로 수영하는 물고기도 보면서 경치를 즐길 수 있다고 한층 궁금증이 더해진다. 어디 하나라도 놓치고 싶은 곳이 없으니 2박 3일의 일정이 아쉽기만 할 듯 싶다.
 
 
 
다음으로는 본격적인 코스 안내에 들어간다. '일정별·테마별 추천 코스'에서는 일일이 시간과 거리, 그리고 뒤에 좀더 관광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놓은 연결 페이지까지 깔끔하게 정리해놓고 있다. 주제를 찾아 코스를 보고 관광 일정을 짜면 되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실패할 위험이 거의 없을 듯 싶다.
 
 
우리는 '아이랑 함께 가족 여행 3박 4일'이 적당할 듯 싶었다.
1일차는 에코랜드테마파크에서 제주돌문화공원, 사려니숲길까지, 2일차는 성산일출봉과 해녀박물관, 그리고 내가 찜했던 쇠소깍 투명카약을 탄 후, 이중섭거리, 이중섭 미술관으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이렇듯 3박 4일의 일정을 모두 짜놓아서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개별로서 훌륭한 여행을 살뜰하게 다녀올 수 있을 듯 싶다.
 
Part 2에서는 앞서 코스에서 소개했던 곳 외에도 제주의 동서남북 해안을 나누어서 각각의 추천할 만한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역시 마찬 가지로 베스트 코스와 이동 수단, 시간 등을 함께 보여주어 일정을 짜는데 도움을 준다. 책에 나온 모든 곳의 위치는 책의 맨 앞에 부록으로 제공한 지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추천 여행지의 소개 역시 저자 특유의 꼼꼼함과 오지랖이 그대로 느껴진다. 주소와 연락처는 기본이요, 관광 소요 시간과 코스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소개, 근처 어떤 곳을 더 보면 좋은 지에 대한 팁까지 놓치지 않고 깐깐하게 소개한다. 아이와의 여행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듯 함께 즐기며 할 수 있는 활동이나 놀이도 소개하고 있으며, '생각해볼까요?'에서는 체험 학습 관련 정보도 제공해주고 있다.
 
 
 
 
각 코스별 마지막장에는 찾아가서 먹으면 좋을 만한 맛집과 아이와 함께 머물기 좋은 숙소도 소개해주고 있다. 물론 맛집이나 숙소의 정보는 계속 바뀌고, 새로운 곳이 생길 수도 있으나 변경이 잦은 정보 외에는 이 책 한 권이면 같은 시간을 다녀와도 훨씬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얻어올 수 있을 듯 싶다.
 
 
 
제주하면 올레길이 이제는 대명사처럼 따라 붙는데 워낙 방대한 이 올레길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끊어서 걸을 수 있는 노하우까지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한 번 도전해볼 수 있겠다 싶다.
 
마지막 Part 4에서는 제주도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다. 제주의 역사부터 문화 유적, 인물, 세계 자연 유산,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 그리고 토속 음식과 많이 사용하는 제주 사투리까지 볼 수 있어 가기 전에 참고해보고 가면 좋을 듯 하다.
 
 
마지막에는 제주도에서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숙소와 생활비 등을 소개하고 있어 장기간 머물 예정이라면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한 권을 읽고 나니, 벌써 제주도에 다녀온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지금 당장 떠나도 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제주를 떠나기 전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아이들과 함께 의논하면서 코스도 짜고, 미리 그곳에 대한 정보도 얻으면서 우리의 마음은 벌써 제주도로 날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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