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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아웃에 시작하는 멘탈 게임 - 내 인생의 성공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최고의 조언
하비 A. 도프먼, 칼 쿠엘 지음, 이문영.송준한 옮김 / 시그마북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지난 주에는 오랜 만에 기대감에 차서 TV를 켰다. MBC 청룡 시절부터 응원하는 LG트윈스가 11년 만에 플레이오프 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늘 초반에만 강했던 지난 몇 년 간의 실적과는 달리 올 해는 극적이었지만 2위 자리를 탈환하며 포스트 시즌에 진출을 했으니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은근 한국시리즈까지는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도 살짝 가져봤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첫승을 빼앗기고, 계속 쫒아가는 상황이더니,,,
2승 1패의 마지막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도 집중력 부족의 산발적인 타선과 속출하는 실책은 결국 팽팽하게 대립되었던 균형을 깨는 쐐기 홈런을 맞으며 침몰하고 말았다. 패넌트레이스 4위 팀은 그렇게 2위 팀을 무너뜨렸다.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라면 2위 팀이 불리할 이유가 없다. 물론 상대적으로 강한 팀이 따로 있고, 단기전에 강한 팀이 따로 있지만 그 이상의 무엇인가 원인이 있을 것 같았다.
그 순간 내 손에는 [9회말 2아웃에 시작하는 멘탈 게임]이 들려 있었다.
흔히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고 얘기 하지만 끝내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두 팀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경기의 결과보다 허탈한 경기를 봐야만 했던 나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책을 펼쳤다.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이 책의 뒷표지만 보아도 너무도 흔하지만 당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바로 "정신력".
저자는 자신의 말이 아닌 미국 명예의 전당에 오른 투수 톰 시버(Tom Seaver)의 말을 빌어 이 결정적인 이유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 간의 신체 능력은 크게 차이나지 않아요. 따라서 팀 간의 신체 능력도 별 차이가 없죠. 요약하자면 승리하는 팀과 패배하는 팀을 가르는 요소는 마음가짐, 노력, 정신적 해이에서 오는 실수를 막아주는 주의력입니다. 내 생각으론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집중력과 전력투구의 정신이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예요. 이건 내가 확고하게 믿는 신념이죠. 정말로요." ---p.20
이 책은 이렇듯 수많은 위대한 선수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포츠 상담 전문가인 저자의 이론을 제시하면, 역사상 위대했던 선수들의 경험과 증언이 사례로서 근거가 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로야구사에 이름을 남긴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보통의 선수들의 결정적인 차이를 조사하고, 그들처럼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하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를 이론으로 만들어 시작부터 경기에서의 마무리까지 순차적으로 조목조목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의 구성에 대한 특징은 2부를 소개하는 개요에 저자 자신이 구체적으로 잘 정리해두고 있다.
"[9회말 2아웃에 시작하는 멘탈 게임] 제1부에서는 탁월한 야구 경기를 위해 필요한 철학적이고, 이론적이고, 실질적인 기초 지식을 설명했다. 또한 일화와 구체적인 연습의 소개를 통해 선수들의 일상 훈련과 그들이 마주치는 문제점들을 조명했다. 이제 이 책의 제2부에서는 경기의 구체적인 요소에 대해 논의해 보자. 타격, 투구, 수비, 베이스러닝에 대해 각각 하나의 장을 할애해 '정신의 기본기'를 다룬다.
이 내용에 뒤이어 부록이 수록되어 있다. 부록에는 선수가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정해야 할 구체적인 과제 목표의 항목이 포함된다. 선수들은 이 항목을 통해 개인에 맞는 탁월함의 기준을 세울 수 있다." --- p.271
책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로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것이 바로 이 '정신력'이며, 이를 잘 조절하는 것이 뛰어난 선수의 핵심임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 정신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으며, 실력과 실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가를 뒤이어 차근차근 한 가지씩 설명을 시작한다.
정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제대로 된 '목표'를 정하는 일이며, 이 목표에 최지일관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의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오직 나의 목표에 집중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크고 중요한 경기일수록 흔들리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선수들은 그러한 훈련을 해야 한다.
저자는 '기대감, 헌신, 책임감, 태도, 자신감, 배움, 준비, 시각화, 집중력, 정신 훈련, 이완, 승리의 방식'의 과정을 통해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는 요건과 이를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가만히 읽다 보면 선수의 경험담과 야구라는 무대를 제외시키면,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라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워낙 심리적인 부분의 원인과 결과를 명확하게 집어 내기 때문에 모호한 느낌이 들지 않고, 왜 그런 결과가 일어나게 되었는지 원인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 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는 보통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자신의 실수와 문제가 무엇인지 안다. 실수와 문제에 시간을 소모할수록 그 실수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라. "다음번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행위를 하는 자신을 정확하게 머릿속으로 그려보라.
윌리 스타젤의 방식도 남다를 게 없었다. 피츠버그 파이러츠에 몸담고 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불만스러워하는 부분을 생각하고 마음속에서 그걸 뜯어 고쳐요. 그 문제를 분석하지는 않아요. 그러면 내가 원하는 결과를 보고, 듣고, 느끼게 됩니다." ---p.134
야구 경기는 인생의 축소판 같을 때가 있다. 위기와 기회의 랠리가 이루어지기도 하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는 우리네 인생과 닮아 있다. 이런 변화무쌍한 인생의 무대에서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내가 진정 원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무엇때문에 나는 지금 이 순간 서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우린 그저 주위의 시선에 힘들고, 출구도 모르는 미로 속으로 빠져 들어가 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선수처럼 다이나믹하게 일상이 흘러가지 않을 지라도 이 책에 나와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키운다면, 홈런이 아닐지라도 충분히 '나로서' 행복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 바로 해야 할 일은 하나다.
"공을 보고, 공을 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