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 자연을 품은 우리 소리 피어라 우리 문화 5
노유다 지음, 유지연 그림, 원일 기획.감수 / 해와나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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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 우리의 소리...
한국인으로 한국에 살면서 정말 많은 시간을 잊고 살고 있었던 것 같다.
굳이 찾아 듣지 않으면 한 달이 가도, 일 년이 가도
스쳐지나가는 음악으로라도 듣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소리'가 아닐까 싶다.
학창 시절, 음악 시간에서조차도 우리 음악보다는 서양 음악을 더 많이 더 자세하게
배우고 접했으니 '국악'과 점점 멀어진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듯 싶기도 하다.
 
그렇게 '국악'과 안친한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었는데
이제는 가볍고 인스턴트같은 음악보다
가슴 속의 울림이 느껴지는 우리의 소리에 점점 더 끌리게 된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가벼움에 질려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랜 여행을 하고 돌아온 집에서의 안락한 휴식같은
우리의 소리에는 그런 깊은 편안함이 있다.
마치 엄마의 품 속 같은...
 
이렇게 우리의 음악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될까 싶어 국악 공연도 종종 데려가고,
듣기 편안한 음악도 들려주기도 하고 했는데,
자극적인 음악 탓에 아직은 담백한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렇게 대를 물려가며 점점 우리의 소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러운 때
이 책 [한국 음악, 자연을 품은 우리 소리]를 만나게 되었다.
 
 
우리 음악에 대해 나도 아는 것이 백지에 가깝지만
아이들도 학교에서 배운 것 이상의 지식은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과 함께 이 참에 우리 음악에 대해 배워 볼 생각으로 책을 보게 되었다.
해와 나무의 '피어라 우리 문화' 시리즈는 이전에 [한지, 천년이 비밀을 밝혀라!]로 먼저 알게 되어
재미있게 읽은 지라, 아이들도 반가워하며 기대에 차서 책을 펼쳤다.
 
자세히 읽기 전에 전체적으로 책을 한 번 죽 훑어보니 이 책을 기획, 감수하신 분이
한국음악 앙상블 '바람곶'의 대표 원일이라는 분이시란다.
바람곶? 그런 단체가 있었나?
인터넷을 부랴부랴 뒤져보니 2010년 월드 뮤직 박람회 워맥스(WOMAX)'에서
찬사를 받았던 타악그룹이란다.
2011년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도 출연했었다기에
인터넷 다시보기로(무료로 볼 수 있다~!) 방영된 영상을 봤다.
우리의 소리에 다양한 옷을 입힌 것같은 세련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는 곡들이었다.
혼은 그대로지만 듣기에 편안해졌다고나 할까?
낡고 고루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우리만의 색깔을 살리면서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점점 더 진화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의 마지막장에는 바람곶 외에도 21세기 한국음악을 만들어가고 있는
여러 음악 집단들과 그들이 세계에서 거두고 있는 찬사와 관심을
소개하고 하고 있어서 역시 인터넷으로 좀더 찾아서 들어봤다.
고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은 산산이 부서지고,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신명과 흥,
그리고 공연하는 사람과 관객의 구분없이 하나가 되는 어울림의 음악으로
우리의 소리는 그렇게 현재 속에서, 세계 속에서 우뚝 서고 있었다.
 
 
 
 
정말, 가슴이 뜨끈뜨끈해진다.
이렇게 좋은 음악을, 우리는 왜 외면하고 잊고 산 것일까?
 
이제라도 자주 접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에 앞서 우리 음악의 뿌리부터 알아야겠다는 각오을 다지며 첫 장을 넘겼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장 '옛날 먼 옛날 소리가 있었다?'는 옛날 우리나라의 첫 소리인 마고할미 소리를 시작으로 
단군소리, 공부도하 노래까지 우리 소리의 기원을 살펴본다.
 
 
2장 '한국 음악은 놀랍도록 다양해'에서는 본격적으로 세종대왕이 작곡한 여민락부터
판소리, 민요, 불교음악 등과 같은 우리 음악을 종류별로 자세하게 다룬다.
 
 
각 장의 끝에는 좀더 자세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나 정리가 필요한 내용들을
따로 묶어서 '소리의 꼼수 수첩'으로 정리해두고 있다.
 
 
우리 소리의 기원과 종류별 특징을 알았으니
3장 '우리 악기에는 자연이 담겨 있어'에서는 이를 연주할 수 있는 악기에 대해 살펴보게 된다.
악기의 유래에서부터, 특징까지 자세하게 담고 있는데
자연 그대로를 이용해서 자연의 소리를 표현하려고 했던
조상들의 지혜와 마음에 새삼 놀라게 되고,
악기의 종류가 65가지나 된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그 중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과연 몇 개나 될까?
 
 
이 장의 '소리의 꼼수 수첩'에서는 가야금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가야금 한 대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지
과정을 읽기 것조차도 벅차기만 하다.
 
 
다음 장 '소리의 꼼수 수첩'에서는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직접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고 계신 악기 명장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4장 '21세기 한국음악을 소개할게'는 앞에서도 소개한 것처럼
계속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21세기 한국음악에 대한 소개가 이뤄진다.
 
그리고 악기를 비롯 다양한 곳에서 우리 음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들의 소개와 
'한국 음악 연표'를 끝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우리 음악에 대해 소개를 하는 책이기 때문에 
많은 정보의 양에 지루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겠지만  
가야금의 일인자가 되고 싶어하는 엉뚱한 캐릭터 '소리'와
거칠지만 속은 따뜻한 국악계의 고수 '고래고래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서
풀어내기 때문에 술술 넘겨가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꼼꼼한 자료 조사와 흥미있는 구성, 깔끔한 편집은
익숙한 듯 낯선 우리의 소리 속으로 빠져 들어가기에 충분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볍게 접근하지만
정성이 많이 들어간 만큼 다가오는 내용들은 진지하고 묵직하다.
 
이렇듯 우리 음악을 지키려는 여러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 음악은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발전과 진화를 거듭해가고 있다.
단지, 더욱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좀더 많이 생겨야 하는 숙제가 남겨져 있긴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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