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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스케치 : 10대, 가슴 뛰는 꿈을 찾아가는 여행 ㅣ 꿈 스케치
임영복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어 아이들 진로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있는 중이다. 현재 아이들 학습 지도를 하면서 학업을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조건 중에 하나가 바로 '진로'이기 때문에 함께 연결해서 고민하다 보면 자연히 필요성과 관심을 가지게 된다. 또한 작년에는 중학교에서 책과 진로에 관한 방과후 수업을 진행했었기에 좀더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하고 세밀하게 다듬기 위해서 좀더 적극적으로 읽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꿈'과 '진로'에 관한 책이 정말 많이 쏟아져 나온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도 '진로'에 대한 교육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고, 학생들 역시 적성과 흥미에 따른 진로 찾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이에 맞춰 관련된 책들이 많이 선을 보이고 있는 듯 하다.
여러 책을 읽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꿈을 찾는 것은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을 안다는 것이 의외로 참 낯설고, 타인의 시선을 벗어나 오롯이 나만을 생각하며 집중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절감한다. 여러 권의 책을 읽어도 구체적으로 자신에게 적용해나가는 것이 어렵기만 한 것이다. 결국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일단 한 발을 내딛고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꿈 스케치]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청소년에게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수많은 이론서와 사례들이 실려 있는 책을 읽은 후에, 그렇다면 이제 시작은 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해야하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될 때 이 책을 펴든다면, 용기 있게 한 발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표지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그야말로 '꿈을 찾아가는 진로 가이드 워크북'인 것이다. 물론 이 책으로 나에게 100% 맞는 꿈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과 진로에 능동적인 참여를 함으로써 꿈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며, 방향을 바꾸게 될 지라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장에서 수많은 청소년들과 대학생을 상대로 '꿈 스케치'라는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수많은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게 도와 주었고, 그 경험을 토대로 꿈을 찾아가는 방법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 역시 꿈이 없던 시절의 막막함을 경험한 후, 구체적으로 찾아 나간 후 경험을 나누면서 현재까지 왔고, 책까지 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이론보다는 현장의 경험과 노하우가 녹아 들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관련 책을 읽으면서 현장에서 적용해보고, 수정해가면서 저자만의 꿈 찾기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본문에서 인용한 내용이나, 참고 도서를 살펴보면 나 역시 읽어서 참고했던 책들이 상당히 겹친다. 이러한 방법들을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게, 다듬고 때로는 간소화시키고, 변형하여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제시한 방법 중에는 나 역시 현장에서 실행했던 것들이 몇몇 있다. 예를 들어 '보물지도'를 만드는 것이나, '미래일기'를 쓰는 것 같은 것들이다.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고, 사진 등을 준비해야 해서 귀찮아 하던 아이들이 하나씩 자신의 꿈의 지도를 만들어가며 막연하게 생각했던 꿈들이 구체화되는 것을 보면서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책에서도 강조했던 것처럼 여러 사람 앞에서 '꿈을 선포' 하면서 정말 이룬 것처럼 가슴 벅차하기도 했고, 꼭 이루고 싶다는 열망을 갖기도 했었다. 그 때 느꼈었다. 그동안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다는 것을. 일단 공부부터 하고 보자는 현실에 발목이 묶여서 정작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 지도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을.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고, 손을 뻗어 이끌어 주면 아이들은 정교하고 구체적으로 자신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어른보다 더 솔직하고 더 넓고 큰 꿈을 꿀 줄 안다. 아이들이 꾸는 꿈을 보노라면,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순수한 시각의 꿈을 볼 수 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의 그런 작은 변화에도 감사하고 가슴 벅찼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 책에는 내가 꿈을 찾아 가는 과정을 만들기 위해 단계별로 고민했던 내용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책 한 권을 들고, 바로 아이들과 만나 과정을 진행해도 될 만큼 실질적인 과정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꿈 찾기 경험이 없었다면 이 책이 그저 꿈을 찾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설명한 책이라고 생각했을 지 모른다. 그러나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경험을 했었기 때문에 이 과정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지, 그리고 저자가 제시한 단계가 얼마나 현실적인지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먼저 봤었더라면 아이들을 지도할 때 훨씬 더 체계가 있었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저자는 가슴 뛰는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모두 8단계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1단계 종이 위에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적어라
2단계 내 안에 숨겨진 열정을 찾아라
3단계 자신이 타고난 재능을 인정하라
4단계 강점으로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5단계 내 꿈은 내가 결정한다
6단계 꿈의 모델을 만나라
7단계 꿈의 로드맵을 그려라
8단계 꿈의 전람회를 열어라
1단계 과정인 꿈을 스케치 하는 방법에서부터 8단계까지 각 단계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 자신의 샘플을 비롯해서 꿈 스케치에 참석했던 아이들의 구체적인 사례도 자세하게 보여줌으로써 독자도 쉽게 따라해볼 수 있도록 해준다. 직접 해볼 수 있는 똑같은 양식지도 함께 제공한다. 이처럼 단계별로 차근차근 따라하다 보면 적어도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는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을 저자는 힘들지 않고, 즐겁게 작업 할 수 있도록 격려도 하고, 다독여 가면서 흥미롭게 유도해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혼자 하지 말라는 것이다.
"혼자 꿈을 꾸면
단지 꿈으로 그치지만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 --- p.220
함께 하게 되면 꿈을 이루는 과정을 공유할 수 있고, 서로 힘이 될 수도 있으며, 그만큼 스스로의 꿈에 책임감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꿈을 선포하는 '꿈의 전람회'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을 향해 선포한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알게 모르게 더 노력하게 될 것이다.
꿈을 찾는 과정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여전히 막막하고 힘들다. 그렇지만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고 만들어나가는 즐거운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책을 읽은 후, 주어진대로 맞춰가는 삶과 내가 만들어가는 삶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그 선택으로 인한 미래의 모습은 상당히 달라져 있을 것이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