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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답하는 청소년 진로 카페 - 꿈꾸는 청소년을 위한 진로와 직업 탐색 문답 여행 ㅣ 묻고 답하는 카페 시리즈
허은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6월
평점 :
고등학교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대학을 입학할 수 있는 방법이 3천 가지 넘는 요즘, 한 번 잘못한 진로 선택은 크나큰 낭패가 될 수 있고, 좀 과장해서 말하면 돌아오지 못할 강이 될 수도 있다. 고등학교까지 아무 생각없이 공부만하면서 달리다가, 대학 입학을 목전에 두고 과를 고민하고, 급기야는 대학에 맞춰 과를 결정했던 예전에 비한다면 요즘은 그래도 조금 일찍 고민을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하는 한편, 관심이 분산되어 오히려 공부에 집중을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기도 한다. 인생의 방향을 앞에 두고 고민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니 고민이 많다고 해서 꼭 나쁠 것은 없겠지만, 아직 판단이 미숙하고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는 더 없는 큰 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진로, 진학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 것 같다.
직업 관계상 중학교 아이들을 많이 만났는데 의외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 지, 무엇을 잘 하는 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꿈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그 직업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는 직업의 종류도 상당히 협소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그러기에 어설프게 알고 있는 꿈을 가지고 공부를 하다가 막상 선택의 순간이 되면 혼란스러워 지기도 하고, 결정대로 진학을 했을 경우라도 적성이 안맞아 또다른 진로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하게 자신의 미래와 진로를 설계할 수는 없다.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도 있고, 계획이 수정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장고의 노력으로 선택한 진로와 그렇지 않은 경우와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흥미와 적성, 능력에 맞는 진로를 찾고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나 상담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 [묻고 답하는 청소년 진로 카페] 역시 꿈을 찾아,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좀더 잘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책이다. 직업에 대해서는 물론, 아직 자신에 대해서조차 잘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아야 하는지 친절한 설명과 함께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아직 이러한 과정이 서툰 청소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커리어넷 사이버 상담 교사로 온라인 진로 상담을 해왔던 저자의 숙련된 경험과 노하우가 책 속에 그대로 묻어 난다는 것이다. 10년 동안 3000여 건이 넘는 상담을 해오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줌으로써 독자 누구나가 다 자신, 혹은 자녀, 가족의 고민으로 느껴지면서 공감을 하게 된다.
고민의 해결은 아주 체계적이고 친절한데, 그동안 많은 노하우를 쌓은 저자의 노련미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객관적으로 볼 때는 한심해 보일 수 있는 학생의 생활 태도나 고민에 대해서도 저자는 충분히 인정해주고,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답변을 해준다. 또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고민을 한 학생의 장점을 찾아 반드시 칭찬을 해주고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는 같은 입장에 있는 독자에게도 큰 위안과 자신감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커리어넷을 이용해서 그 학생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자료나 검사를 소개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꿈과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쉽게 알려준다.
예를 들어, 운동을 좋아하지만 실력이 없어 포기해야 할 것 같다는 고민을 하는 학생에게 관련 직업의 선택의 폭을 넓혀 보라는 조언을 해준다. 관련 직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될 수 있는 지 등의 정보를 소개하고, 실제 성공 사례도 소개해준다.
마지막 저자가 건넨 조언은 긴 여운을 남긴다.
"직업인으로서 행복하냐 아니냐는 그 분야의 일등 여부가 아니고 그 직업을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하는지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답변을 마치고자 합니다.
즉, 일등에 자신의 행복을 거는 사람은 일등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고통스러워야 하고 일등이 된 뒤에도 그 자리를 잃을까 봐 노심초사해야 합니다. 하지만 비록 일등이 아니어도 그 직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있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지요." ---p.244
이처럼 상담 방법에 있어서 저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사례나 일화, 알기 쉬운 비유 등을 들어 설명함으로써 쉽게 전달하는 것은 물론 딱딱한 내용들을 좀더 부드럽고 재미있게 느끼게 해준다.
진로가 먼저냐 공부가 먼저냐라는 고민을 하는 학생에게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의 예를 들면서 무엇이 더 필요한 지를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가 하면, 목표를 정하지 못해서 고민하는 학생에게는 '계획된 우연'의 이론을 얘기해주며 '가리야 세이치'라는 사람의 성공한 인생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확고한 목표만이 전부가 아님을 강조한다. 이외에도 연봉이냐, 적성이냐라는 현실적인 고민 앞에 있는 학생에게는 직업의 전문화 현상과 <생활의 달인> 출연자의 예를 들어 설명하여 현실적인 안목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준다.
마지막 특징으로는 꼽을 수 있는 것은 직업 뿐 아니라 대학은 물론, 고등학교의 진학과 관련된 고민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과 학생 최대의 고민인 성적, 공부 방법에 대한 명쾌한 답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을 아예 '나만의 공부법 찾기'로 꾸몄을 정도로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끝으로 걱정이 되는 것은 진로 선택 문제 때문에 정작 중요한 학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에 관한 것입니다. 학업 성적이 높을수록 직업 선택의 폭도 넓어지니 진로 고민 때문에 성적이 떨어진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친구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 목표를 찾은 후 공부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진로 목표 설정이 짧은 시간에 말끔히 해결되는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최악의 경우 오랜 시간을 들여 정말 어렵게 진로 목표를 설정했지만 그동안 공부를 소홀히 하여 성적이 떨어졌다면 성적 때문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만약 진로 고민이 다 끝나지 않았다고 해도 하루 중 일정 시간은 진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데 할애하되 나머지 시간은 학업에 매진하여 직업을 마음껏 고를 수 있는 토대를 갖추기 바랍니다."---p92
그러기에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대다수 학생들의 고민인 학습에 관한 내용을 간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말하다. 진로 문제가 고민스럽겠지만,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앞서 나가는 것이며,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라고. 그러니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고. 이 책은 자신의 꿈을 향해 용기있게 한 발을 내딛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든든한 지팡이가 되어줄 것이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서평단에게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