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서 보물찾기 세계 탐험 만화 역사상식 32
달콤팩토리 글,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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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탐험 보물찾기] 시리즈 책을 보기 시작한 것은 스웨덴, 핀란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다. 만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한 번 재미들리면 만화만 읽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만화 자체를 별로 사주지 않아서 이 쪽으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과학, 역사는 만화로 먼저 접하는 것이 어려운 내용이나 이론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견에 수긍하면서 알음알음 만화들이 우리집 책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워낙 만화에 대한 재미를 못 느끼는 지라 주문을 해놓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라 볼 때도 나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이 [세계탐험 보물찾기] 시리즈를 보게 되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깊이 있는 정보들, 그리고 꼭 들어가야하는 핵심적인 내용들이 재미있게 잘 구성되어 웬만한 정보책보다 훨씬 더 전달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었다. 마냥 재미있게만 전달하기 위해서 몇 가지만 가볍게 전달하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일반 정보책보다 깊이 있는 내용들을 다루기도 하는 것이다. 더구나 만화로 그려진 모습이나 풍경들은 실사와는 달리 생략과 집중으로 강조할 부분이 확연이 드러나면서 훨씬 더 느낌이 잘 전달되고, 기억에도 잘 남았다. 만화에 대한 편견으로 무조건 거부했었는데, 이 시리즈의 책을 본 후에 만화에 대한 호감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이 시리즈가 좋은 것은 이 책을 읽은 후에 (직접 가보면 더 없이 좋겠지만) 가족들이 즐겨보는 KBS의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함께 보면서 책에서 봤던 곳이나 내용들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 이미 한 번 접했기 때문에 방송을 보면 더 눈에 잘 들어오고, 이해도 잘 된다. 그래서 이 시리즈의 책을 읽을 때면 먼저 가족이 돌아가면서 읽고, TV 방송을 찾아서 보는 것이 코스가 되어 버렸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책을 먼저 읽고, 보는 방송과 그렇지 않고 보는 방송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스키마의 중요성이 여기서도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책을 읽고 보면 마치 그 나라에 다녀와 본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지고, 관심도 더 많이 가게 되는 것이다.
 

이 책 [페루에서 보물찾기]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페루는 과거 고도로 번성했던 고대 문명의 모습이 곳곳에 살아있는 신비로운 느낌이 강한 나라이다. 그러한 낯설면서도 신비스러운 그들의 모습과 유적들을 상징적인 만화로 먼저 접하고, 영상으로 보니 그 무늬 하나하나가 다 눈에 들어온다. 서로 알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즐거운 기쁨, 그림을 보면서 상상했던 것을 화면을 통해 보면서 확인하는 즐거움이 있어 더욱 재미있다.  
 
 
페루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기에 읽으면서 새록새록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세계 최고의 축조 기술과 미스터리한 나스카 문양 등 그들이 아주 오래 전에 이루어낸 것들을 현대 기술은 아직도 재현해 낼 수 없다고 하니 그들의 지혜에 새삼 놀랍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가 하면 그렇게 화려한 문명을 가졌던 그들이 200명도 채 되지 않았던 스페인 군대에 무너진 것에 대해서 이기지 못한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질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여러 가지 원인도 있었지만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숭고한 신념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스페인에 이용되었다고 해서 그들을 어리석다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 인해 나라가 멸망하고, 그들이 세웠던 찬란한 유산이 세계 각국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아픔을 겪을지라도. 우리도 같은 피해를 당했기에 그들이 느끼는 억울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누구보다도 자신들의 전통과 문화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노력이 강한 이들이기에 이러한 유물의 약탈은 살점이 떨어져나간 것 같은 고통으로 느껴질 것이다. 유물들은 제자리에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할 것이고 그 의미가 더욱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진정한 가치가 느껴질 수 있는 날이 어서 빨리 오길 함께 기원해본다.
 
 
낯선 나라였던 만큼 페루의 음식 문화도 낯설기만 하다. 백두산보다도 더 높은 곳에 위치한 도시이기에 외부인은 고산병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이를 다스리는 특효약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 외에도 수 백 년을 보관할 수 있다는 냉동 건조 감자 '추뇨'나 쿠스코 대성당에 그려진 <최후의 만찬>에도 등장한다는 페루의 대표 전통 음식 '꾸이'도 어떤 맛일까 그 맛이 궁금하기만 하다.
 

 

 
지구 반대편에 있어 접하기도, 만나기도 쉽지 않은 나라였지만 책을 읽고 나니 처음보다는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알면 알수록 신비롭게 느껴지는 '페루'. 지금은 그 화려했던 문명의 모습이 조금 주춤한 것 같지만, 자신들의 문화를 고집스레 지키고, 이어가려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언젠가는 다시 한번 찬란하게 비약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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