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걷는 역사 길 - 서울의 대표 역사 길 15곳 아빠와 함께 걷는 길 시리즈
남상욱.송소진.장치은 지음, 우지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서울에서 나고 자라 지금까지 살면서 도대체 내가 서울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요즘 아이들 역사책이나 현장학습 책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3학년 사회과 시간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관한 내용을 별책으로 배우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만해도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공부를 해본 적이 없으니....모른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없을 수도 있겠으나 40년을 넘게 살면서 이렇게 아는 것이 없었나 하니 한심한 생각을 넘어서 억울한 생각 마저 드는 것이다.
특히 서울은 삼국 시대부터 치열한게 자리다툼을 했던 격전지였던 만큼 그 역사와 뿌리도 깊다. 특히 조선의 건국와 함께 도읍이 되면서 500년 이상의 찬란한 역사를 자랑한다. 세월의 변화 속에서 허물어져가고, 사라져버린 유적이 대부분이지만 복원과 보전의 노력을 기울인 유물과 유적은 그 깊은 역사만큼이나 깊고 넓다.

 

그런데,,, 그런 사실들이 터를 잡고 산 지 40년이 지난 이제야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 참 한심스럽기까지 한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장장 12년 동안 소풍을 가서 뛰어 놀았던 곳이 왕과 왕비의 무덤이었다는 사실을 의식하기 시작한 것도 거의 고등학교 끝자락에서 였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창경궁이 창경원이었고, 사직단이 사직공원이었던 시절이었으니, 그만큼 역사 인식과 이를 지키고 가꾸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각설하고,,,그러다 보니 요즘 나오는 아이들의 역사 탐방 책들은 읽어도 읽어도 새롭고 신기하기만 하다. 이 책 아빠와 아들 함께 서울의 대표 역사길 15곳을 돌아보면서 역사적인 의미와 탐방의 방법을 소개한 [아빠와 함께 걷는 역사길]도 읽는 내내 '아, 서울의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가 많았구나, 늘 보던 것들이 이런 깊은 의미가 있었구나'하는 감탄을 하면서 읽었다.
또, 책을 읽으면서도 빨리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몸이 들썩들썩 거린다. 큰 아이가 지금은 시험 준비 중이라 이번 주는 틀렸고,,,다음 주에라도 나들이 삼아 꼭 한 번 다녀오고 싶다.

 

 

그 중에서도 꼭 다녀오고 싶은 곳은 있는데,,, 그 곳에 대한 얘기는 잠시 뒤에 하기로 하고,,,

이 책은 '조선의 길' '도성의 길' '종교·학문의 길', '임금·백성의 길' 이렇게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의 건국과 흥망, 학문과 종교, 삶과 죽음의 길과 관련된 곳을 따라 걸으며, 역사적인 의미와 곳곳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을 아빠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네 가지 주제의 길 중에서 조선 왕조와 함께 한 500년 [북촌]은 가보고 싶은 곳 1순위.

몇 번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사정이 생겨 좌절되는 바람에 영 다녀오지 못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아직 못 가본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아마 다녀왔었다고 하더라도 겉핥기에 그치고 대충 보고 옛날 느낌이 물씬 풍기니 좋다~ 라고만 생각하고 왔을 수도...ㅎㅎ

 

북촌은 조선 시대에는 한양의 노른자 땅이어서 왕의 가족이나 사회 지배층이 살고 있었던 누구나 살고 싶어하던 동네였다고 한다. 책에서는 이런 배경 설명과 함께 어떤 찾아가는 방법과 돌아오는 방법, 산책 코스는 물론 "정독도서관 관광 안내소에서 관광안내도를 꼭 챙기라"는 등과 같은 필요한 정보들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 외에도 책의 곳곳에는 산책을 하는데 필요한 [산책 정보]와 더 자세하게 알 필요가 있는 배경 지식 등과 같은 것들을 박스로 만들어 정리해두고 있어 참고해볼 수 있다.

 


 

'북촌'이 조선 시대 양반들이 사는 곳이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조선 시대는 신분제가 존재하던 사회였다. 그렇다면 조선 시대 신분은 어떻게 나뉘었을까? 책에서는 이러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좀더 체계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들은 마지막에 별도의 페이지에 정리해두고 있다.

 

 

이 책의 재미있는 특징 중에 하나는 실사에 아빠와 아들, 그리고 함께 산책을 하는 친구 호랑의 캐릭터를 그려 넣어서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을 생생하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정말 느낌이 확 다르다.^^

 

 

 

이렇게 책을 따라 함께 산책을 하다 보니 정말 서울에는 곳곳에 가고 싶은 곳이 아니 가봐야 할 곳이 정말 정말 많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앞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에 잠깐 언급했는데 사실 '북촌'보다 더 가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임금·백성의 길' 중에 나오는 '역모의 길'이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두 번의 반정이 성공했지만, 그 뒤에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무수한 역모가 일어났다. 성공하면 반정이요, 실패하면 역모였는데,,,그와 관련된 곳이 바로 '역모의 길' 세검정, 석파정, 무계정사 터, 창의문에 이르는 길이다.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를 왕으로 추대한 '인조반정'과 연관된 '세검정'을 보니 얼마 전에 봤던 영화 '광해'가 떠오른다. 요즘들어 광해군의 진가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들이 나오고 있어 유난히 관심을 가지게 된다. 반정의 주도자들이 이를 위해 칼을 씻어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세검정'의 넓은 바위와 정자에 한 번 다녀와 보고 싶다.

 

 

'역모의 길' 그 중에서도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바로 '석파정'이다. 석파정은 원래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김흥근 소유의 별서였다고 하는데, 워낙 아름다워 흥선대원군이 왕의 힘을 빌어 빼앗아 자신의 호를 따서 '석파정'이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꼼수를 써서 빼앗을 정도 였을까?
지금은 2012년에 문을 연 '서울 미술관'과 연결되어 있어 미술관 티켓을 구입하면 함께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서울미술관'이 개관을 했다는 것도 이 책을 처음 알았다...ㅋㅋ
암튼,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진으로만 봐도 느낌이 참 멋진데,,,직접 눈으로 보면 더 멋지지 않을까 싶다.

 

 

그 외에도 중종반정으로 인해 서로 사랑하지만 헤어져야 했던 중종과 단경 왕후의 아픈 사연이 깃들어 있는 '인왕산' 그리고 시인 윤동주가 시를 썼던 '윤동주 언덕'과 윤동주 문학관 까지 5월 하루 나들이 코스로는 정말 최적이 될 것 같다.

 

아빠가 이야기 들려주듯 그야말로 스토리텔링으로 쓰여져서 술술 넘어갈 정도로 어렵지 않고, 부담이 없다. 그러면서도 나도 알지 못했던 깊은 내용들을 편안하게 전달한다. 벌써 일찌감치 읽어버린 둘째와 시험 공부 틈틈이 머리 식히며 읽겠다고 하는 큰 아이가 모두 읽으면 책 챙겨서 바로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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