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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살 만하니? - 7년 차 주재원이 알려주는 리얼 베트남
임민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7월
평점 :
올 4월에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
코로나로 인해 답답했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름휴가를 당겨서 해외로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유럽처럼 좀 멀고 오래 걸리는 곳은
아무래도 부담스럽고 해서 가까운 동남아로 여행지를 정했다.
휴양지로 좋을 만한 곳을 찾아보던 중
최근 떠오르는 곳이 베트남의 나트랑이라고 하여
특별한 고민 없이 그곳으로 정했다.
패키지보다는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딸이 비행기부터 숙소, 일정을 짜고
가이드 역할까지 맡아주는 덕분에
특별한 준비 없이 베트남으로 향했었다.
쉬러 가는 목적이었고 여유 있는 일정이었지만
나트랑 시내로 꽤나 자주 나왔었다.
나름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시내였음에도
그때 시장이나 골목 등을 다니면서
느꼈던 것은 잘 가꾼 리조트와
베트남 실제 일상과의 괴리였다.
반쯤 열린 가게 안에서 수공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지금 편안하게 지내고 있는 곳은
진짜 베트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쌀국수 식당에서 동석을 했던
한국 젊은이가 이직을 하기 전에 잠시
여행을 하던 중 나트랑의 매력에 빠져서
3개월째 체류 중이라고 했었는데
베트남의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궁금하면서도
내가 보고 즐기고 있는 모습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관광을 하고, 체험을 하긴 했지만
진짜 베트남을 만날 기회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에서 살 만하니?>
이 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베트남을 스치듯 만난 아쉬움 때문이었다.
7년 차 베트남 주재원인 저자의 간접 경험은
여행이 아닌 거주민으로서
진짜 베트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고,
간접적으로나마 내가 보지 못했던
진짜 베트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여행과 생활은 역시 너무 달랐다.
여행자는 굳이 그들의 정서에 맞출 필요도 없고
그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여행자로서 수용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존중만 해주면 되고,
그만큼 배려를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일하고 고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 입장이라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정말 그들의 민낯을 그대로 볼 수 있고,
전혀 다른 문화에서 오는 오해와
이해할 수 없는 상황 등을 감내해야 한다.
오랜 기간 믿고 일하던 직원의
말도 안 되는 배신을 머나먼 타지에서
겪었을 때의 외로움과 서러움은
감히 상상조차 되질 않는다.
이해하기 힘든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그들을 품고 함께 가기 위한 노력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법인장의 부재로 그 역할까지
떠맡아야 하는 스트레스를 감내해가며
그럼에도 툴툴 털고 다시 일어서서
한 발 한 발 나아가면서
그들과 하나가 되어 가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책을 읽다 보면 베트남이라는
낯선 나라의 문화에 어느덧 익숙해지고
그냥 사람 사는 모습만 남게 된다.
그럼에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너머에는
결국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보이게 된다.

3년 생각했던 주재원 생활은 어느덧 7년이 되었고,
진심을 다했던 베트남 사람들과 관계는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그러나 에필로그에 저자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가장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걱정스런 마무리를 하고 있다.
지금쯤이면 언제나 그렇듯 현명하게
잘 헤쳐나갔으리라 믿는다.
베트남은 여전히 낯선 곳이고,
여전히 사람이 사는 곳인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책을 덮는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