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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트래블러 - 인디아 로맨스
베레카 그림, 자림 글 / 메종인디아 / 2022년 10월
평점 :
인도하면 떠오르는 것은
세계인구순위 1위, 14억 정도의 엄청난 인구.
힌두교, 요가, 시바신, 카스트제도, 카레,
0을 처음으로 발견한 나라.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 인더스 문명.
타지마할 궁전,
최근에는 IT강국, 발리우드...정도다.
예전에는 게으르고 미개한 나라라고 생각되어
직접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인도에 대한 약간의 호기심이 들었던 것은
류시화의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책을 읽고부터였다.
정서에는 맞지 않았지만 그런 무질서 안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잠재력이 느껴졌었다.
류시화 작가는 그 이후에도 인도와 관련된
책을 여러 권 내었고 나는 그때마다
인도를 간접체험하는 것을 즐겼다.
그 외에도 나의 힐링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도
인도의 모습은 호기심과 신기한 대상일 뿐이었다.
지금도 여행을 떠올릴 때
여전히 인도를 순위에 넣지는 않지만
수많은 간접경험을 하면서
인도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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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트래블러 : 인디아 로맨스>를
처음 봤을 때는 인도의 이런 여러 모습을
단순히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나 그림을 그린이나
심지어 출판사까지 인도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고
인도에 대한 사랑을 알리는 일에 진심이라는 것이 알게 되면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심지어 출판사 이름도 '메종인디아'라니!
이 책을 그린이 베레카는 드로잉 그것도 건축물을
그릴 때 설레고 즐겁다고 한다.
세계를 돌며 각국의 건축물을 그릴 생각이었는데
인도를 마지막으로 코로나로 인해
계획이 중단되었다.
그러나 마지막 여행지였던 인도를 생각하며
계속 그려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가슴앓이를 하다가
드디어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지자
인도로 한 걸음에 달려갔다.
타의에 의해서 만날 수 없으면 더욱 애절해지는 법.
인도는 그렇게 글쓴이나 그린이에게
사랑으로 자리잡았고
다시금 만난 인도는 이전에 느꼈던 감정보다
훨씬 더 깊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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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렇게 다시 재회를 하게 된
인도의 공항에서부터 출발한다.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왔을 때같은
공기와 온도, 바람에 실려오는 인도의 냄새를 맡으며
그동안의 그리움, 행복감을 느낀다.
그린이가 사랑하는 펜드로잉은 외에도
수채와, 유화를 비롯 다양한 기법으로
그 순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도를 그린다.
심지어 인도어가 가득한 책 위에도
굵고 힘찬 그림을 그려넣음으로써
인도의 무겁고 깊은 느낌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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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페이지마다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하지만
결국 모두 인도이다.
육중한 모습,
밝은 모습,
어둡고 음습한 모습,
복잡하고 지저분한 모습,
강렬한 모습,
결국 다 사랑에 빠진 인도의 모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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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삭제의 기능이 있다.
그린이의, 글쓴이의 가슴에 담긴
인도의 모습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편견을 가지고 보느라
놓칠 수 있는 모습들,
눈에 띄는 사실에 가려서
보지 못하는 인도의 진실한 모습을,
다른 것을 삭제하고 제거함으로써
고스란히 드러나게 한다.
그런 편견을 지운 인도의 모습은
깊고 고요하며 정적이며 활기차다.
" 인도에 와서 2주일이 지나자 끝없이 자아 해체가 이루어지면서
잘게 부서지는 버거운 통증을 느끼던 나날이었어요.
일을 하면서 했던 많은 선택과 결정들이 코로나 이전엔
분명 옳았는데, 코로나 이후인 지금은
다 틀린 것만 같아서 많이 아팠어요.
이곳에서 날마다 한 시간씩 공원을 걸으며 햇빛을 모으고,
욕조에 물을 모아서 체력을 끌어올려요."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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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에게 인도는 표면적인 아름다움만 주는 곳이 아니라
내면의 아픔과 상처, 혼란을 끌어내고
이를 치료해주는 소울의 공간인 것 같다.
로맨스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것이 아니듯
갈등과 상처, 회복을 통해
더 단단해지고 깊어지는 것처럼
여기에 한동안 보지 못했던 그리움까지 더해
이제 저자는 인도를 진정으로
더 깊이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많은 말들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정,
"인도, 사랑해"
이 책은 이렇게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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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보았을 때는
인도의 여러 모습을 감상하게 되고,
두번째는
인도를 향한 저자의 깊은 울림의 사랑을 느끼게 되고,
세번째 볼 때부터는
나도
인도를 사랑하게 된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