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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 교양학부 생각하는 힘의 교실 - 흔한 머리에서 모두가 반하는 기획을 만드는 생각의 기술
미야자와 마사노리 지음, 최말숙 옮김 / 북클라우드 / 2018년 4월
평점 :
백지는 숨을 막히게 한다.
주제가 주어지고,,, 그 공간을 메꾸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할 때
막연하고 막막한 마음은 뭐라도 끄적이게 한다.
그렇지만 같은 자리만을 맴돌다가
마감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모양새만 갖춘
진부한 결과물을 마주하게 된다.
때론 그럴 듯 해보이거나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지?
하고 스스로를 놀라게 만드는 결과물을
의외로 만들어 낼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우연이고 대부분은 누구나
뻔히 생각해낼 수 있는 것들이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변명을 하며
결과물에 당위성을 부여해본다.
그러나 스스로는 알고 있다.
우연은 거듭되지 않을 것이고
언젠가는 또 벽에 부딪히고 말 것이라는 것을.
쥐어짜도 나오지 않는 아이디어에
스스로를 책망하며 스트레스에 짓눌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아주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읽게 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직종,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무언가를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일은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흔히 겪는 일일 것이다.
나 역시 뭔가 일이 주어질 때마다
백지 공포증에 사로 잡힌다.
불안한 마음에 일단 시작해보고
이리저리 방향을 찾는 편이라
우왕좌왕 헤매는 일이 많다.
그렇게 윤곽을 찾아가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어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두렵고 힘들기만 하다.

[도쿄대 교양학부 생각하는 힘의 교실]은
도쿄대에서 임상으로 증명된 강의이고,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만들어내는
명쾌한 생각의 기술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읽게 된 것이다.

책을 읽어보니 정말 설명도, 구성도, 내용도 명쾌했다.
구성도 비교적 탄탄했으며
실제 수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만큼
기능성, 실용성도 꽤 높았다.
당장 활용해보고 싶은 것들도 많았다.

이 틀에 대한 개념 설명부터 적용해보는 연습을 한다.
"'그렇다면, 리본 사고를 바탕으로 한 사고 프레임이나 과정은 왜 배워야 할까?'이런 의문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모델이 전혀없으면 새로운 것을 생각할 때 어디서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리본 사고는 인풋-콘셉트-아웃풋이라는 사고의 3단계로 구성됩니다.
콘셉트 해석에 대해 생각한다.
아웃풋 해결책에 대해 생각한다.
리본 사고의 3단계는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기 위한 기본 형식입니다. 단계별로 사고하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관점이나 생각하는 방법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3단계의 흐름을 항상 의식함으로써 지금까지처럼 막연하게 생각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 어느 단계에서 사고하는지'가 명확해지므로 어떻게 사고하면 좋을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제가 리본 사고를 통해 여러분이 익혔으면 하는 '나만의 사고법을 창조하는 방법'입니다." --- p.31~32
마치 생각한다는 무형의 과정을
공식화해 체계적이고 기능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리본사고'이다.
문이 바뀌면, 답도 바뀐다.
질문의 중요성이야 말해 무엇하랴.
인풋의 과정은 바로 그 질문을 바꾸는 과정이다.
어떤 재료를 준비할 것인가.
어떻게 재료를 얻을 것인가.
다양한 조사방법, 접근 방법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진다.

그중에서 '마음 속 수치를 끄집어내는 탐색형 정량조사'는
조사를 당하는 사람조차도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던
무의식의 생각들을 끄집어내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조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본질을 새로운 각도로, 색다른 관점으로도
볼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리본의 묶인 부분인 '콘셉트'는
전체를 가로지르는 구조화된 개념, 즉 핵심 주제를 말한다.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수집한 방대한 양의 정보(인풋)을 재통합해
하나의 콘셉트로 승화, 집약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수행할 수 있는
사고모드를 비롯 다양한 방법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는 아이디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아웃풋' 단계이다.
"아웃풋을 요리 과정에 비유하자면 마지막으로 요리를 그릇에 담는 플레이팅에 해당합니다. 이 단계에서 소스를 뿌리거나 고명을 얹어 음식의 풍미를 더할 수 있고,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아 보여줄지를 정해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즉, 인풋(재료 수집)과 콘셉트(조리)에 의해 완성된 요리를 최종적인 형태로 빚어내는 과정입니다.
아웃풋 과정에서는 '사고의 폭을 넓혀서 구체화하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압축된 콘셉트를 확장시켜 형상화하는 것입니다. 이때 단순히 넓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p.167
아이디어를 변형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힘의 교실에서는
유명한 스캠퍼 일곱가지 체크리스트
대체, 결합, 응용, 수정 확대/축소, 다른 용도로 사용, 제거, 반전 재배열을
네 가지로 집약해서 활용한다고 한다.
관점을 바꾼다.
시간과 공간을 바꾼다.
형태를 바꾼다.
의미를 바꾼다.
실제로 적용해보면 재미있는 결과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부분에는 생각하는 힘의 교실에서 나온
실제 구체화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소개하는데
신선하고 탄탄한 새로운 발상에 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머리가 좋아서도 아니고,
톡톡 튀는 개성이 넘쳐서도 아닌
인풋->콘셉트->아웃풋이라는
기능적 과정에 의해서 만들어낸 결과이니만큼
누구나 적용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해볼만하겠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그렇지만 놓치지 많아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협업.
혼자보다는 함께가 더욱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여기서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마후네 후미타카 도쿄대학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는 말한다.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복잡한 시대에 가장 필요한 세 가지 능력,
창조성, 협동성, 실천성을 배울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이 어떤 길을 가든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책을 끝까지 읽고 결과물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그 말에 100% 공감하게 된다.
실제 참여해보면 가장 좋겠지만
책으로라도 그 과정을 충실히 따라가다 보면
조금씩 익숙해지고 어느 정도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