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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無육아 - 청개구리 우리 아이를 위한
토머스 라이머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조선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짜증내지 않고, 소리치지 않고, 애걸하지 않고, 회초리 들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마치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신선한 복음과 같은 이 말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다. 육아서를 꽤 많이 읽어왔는데, 이 책만의 특별히 새로운 복음은 없었다. 많은 책들에서 이야기하는 기본적인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사실 방법론에 있어서는 부모가 방법에 대한 이해와 일관된 태도만 견지할 수 있으면 된다.
다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새롭게 깨달은 것이 있다. 육아(育兒)는 다름아닌 육아(育我)라는 것이다. 올바른 방법으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올바라야 한다. 아니 더 올바라야 한다. 그리고 더 스승되어야 하며, 더 모범적인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자기를 다스릴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육아를 할 수 있다.
이 책은 먼저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필요한, 혹은 지켜야 할 9가지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스승되기, 감정 다스리기, 일관성 유지하기, 반복 연습하기, 신속히 반응하기, 칭찬하기, 부부가 연대하기, 아이의 자율성 존중하기, 인내하기의 9가지이다. 뭐든 개수가 많아지면 기억하기 힘들고 실제 적용하는 일도 어려워진다. 이 원칙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인내”로 정리할 수 있다. 아이는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인내가 필요하다. 분노를 드러내지 않고 절제하기 위해선 인내가 필요하며, 단순한 동작을 반복 연습하기 위해서도 인내가 필요하며, 아이와 같은 수준으로 놀아주기 위해서도 인내가 필요하다. 이것은 자연스레 확장된 다른 관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육아(育兒)가 육아(育我)일 수 있고, 또 이어야 한다. 성경에서 사랑의 첫 번째 속성으로 오래참음을 언급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어떤 책을 읽든,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정서적 교감이며, 규칙을 미리 정하고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한 뒤 규칙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는 것이다. 마치 애완동물을 훈련시키는 것과 유사하다. 어린 시절의 많은 것들은 행동주의의 이론에 기초한 것이 많다. 잘 하면 보상하고, 못하면 벌주는 것을 통해 행동을 강화해 나간다. 우리 나라 부모들은 이런 부분에서 많이 약하다. 한국인 자체가 정(情)이 많다 보니 엄포를 놓고서도 실제로 그렇게 하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는 그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괜찮구나’라는 것을 학습하고, 부모는 점점 힘들어지게 된다. 규칙이나 벌은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하고 지키지 않았을 때 정말로 적용해야 아이가 배울 수 있다. 한국인 부모들은, 특히 엄마들은 이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