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팝 과학파워 3 허팝 과학파워 3
유경원 지음, 이연 그림, 정효해 콘텐츠, 허팝 감수 / 서울문화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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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팝? 허팝이 누구냐고? 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그리고 자녀의 교육과 관심사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일 것이다. 유튜브에서 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과학 실험을 실제로 재밌게 해서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 엄청 인기를 끌고 있는 1인영상제작자이다. 특히 과학과 실험을 좋아하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허팝이 쓴 책이 아니다. 허팝은 감수를 했고, 아마 이름을 빌려준 것 같다. 그리고 책에서 다루는 과학 주제와 관련있는 허팝의 실험 영상이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시리즈물인데, 기본적인 구조가 2가지 과학 주제를 토대로 5장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일종의 학습만화이다. 각 장마다 이야기가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처음부터 보면 이해가 쉽고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보통의 만화들이 그렇듯이, 악당들이 나타나 문제를 일으키면, 어린이 주인공들이 주변의 과학자, 보통은 주인공 아빠나 삼촌인 엉뚱한 박사의 도움으로 과학 지식을 활용하여 악당을 물리치는 구조이다. 당연 스토리 전개가 모험적이고 스릴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과학 개념을 터득하고, 새로운 과학 주제에 대해서 학습하게 된다. 이 책이 표방하는 핵심적인 것이 초등 교과의 과학 영역과 연계된 학습 만화라는 것인데, 교과서로만 배우면 지루하고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재밌는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모험과 탐구를 통해 자연스레 터득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듯 하다. 책 후반부에서는 소개되는 2가지의 과학 주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며, 허팝이 실제 해보는 실험 영상을 QR코드로 연결해 두어서 간접적으로나마 실험을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더 흥미로워 한다. 그리고 책 하단에 과학OX퀴즈가 있어서 책에 등장하는 과학 개념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퀴즈를 통해 점검해 볼 수도 있다.


이번 3권에서는 열화상 카메라와 돋보기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의 특징과 작동 원리들을 배울 수 있는데, 모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열화상 카메라가 등장하고 주인공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돋보기의 용도도 그렇다. 돋보기를 100개를 합치면 어떨지 궁금한 것도 허팝의 실험에서 알 수 있다. 과학에 흥미를 갖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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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zebra 9
우르슐라 팔루신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비룡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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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라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누워서 하늘을 보거나 멍하니 있는 것을 좋아했다. J는 가끔 내게 잔디밭에 함께 누워서 함께 하늘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우리는 결국 그럴 기회를 갖지 못하고 헤어졌다. 이유야 어쨌든, 나는 게으를 여유가 없었다. 쉼 없이 뭔가를 하는 것이 열심히 사는 것인 줄만 알았다. 우리는 늘 뭔가로 분주하고, 바쁜 것이 잘 사는 것인 줄 착각한다.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앞만 보고 달려갈 때 볼 수 없었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신문을 보고 있다던 삼촌은 사실 신문을 덮고 누워있다. 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 쪽에는 신문 사이로 흐릿하게 비취는 태양이 보인다. 어린 아이를 돌본다는 여자는 선탠을 하는 듯 얼굴만 모자로 가린 채 누워있고, 옆에서 아이는 나뭇잎으로 여자의 다리를 간지럽히며 놀고 있다. 다음 페이지에서는 모자의 구멍들 사이로 보이는 태양이 있다. 글은 뭔가를 한다고 하지만 그림은 다들 누워있고 쉬고 있는 모습이다. 그때 보여지는 하늘 등의 그림과 함께.

 

꼭 뭔가를 해야만 할까?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가치 있는 존재로 대우받으면 안될까? 뭔가를 성취하지 않아도, 삶의 언저리에서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는 것도 하나의 삶의 방식일 수 있다. 평온함과 여유, 좀 게으름 부리며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자.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게을러져야 할 필요가 있다.

 

책은 60여 페이지 정도인데, 글밥으로 표현된 내용은 더 얼마되지 않는다. 강렬한 원색의 추상화같은 그림으로 책이 가득 차 있다. 어른인 나는 그림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인상쓰며 저자의 의도를 간파하려고 노력했지만, 초딩인 딸아이는 그냥 그림을 넘기며 깔깔거리며 책을 읽는다. 재밌단다. 어쩌면 생각하는 것에서도 게을러져야 하나보다. 어린이를 위한 책 같지만 어른이를 위한 책 같기도 하다.

 

느리게 가는 삶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깨달은 나는, J와 잔디에 누워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보며 한가로이 대화하는 것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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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의 행복을 위한 성교육 - 성교육이 우리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김영화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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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다원화, 개방화되면서 성문제가 중요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유력한 정치인들이 성추문으로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정계를 은퇴하거나 법정에 서는 일이 생겼다. 미투운동으로 대변되는 성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데이트 성폭력, 각종 불법 촬영 동영상, 야동으로 총칭되는 음란 영상물 등의 만연은 우리 사회의 성의식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터넷의 엄청난 발전은 4차 산업의 발달을 촉진하기도 했지만, 성문제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기도 했다. 도덕적 판단력이 흐린 어린 아이들에게 까지 무분별하게 음란한 영상이 노출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은 아이들이 왜곡된 성의식을 갖게 하고, 그러한 영상의 내용과 배포 과정의 불법에 대해 무감각해 지게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녀가 건강한 성의식을 갖고 자랄 수 있도록 양육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짐작할 수 있다.

 

성교육은 언제, 누가,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 세대가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의외로 어려운 문제이다. 근래의 견해는 시기는 어릴수록 좋다고 하며, 성교육의 주체는 부모여야 하고,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한다.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생각을 지닌 부모일지라도 자녀의 성교육에 대해선 여전히 보수적인 경향이 있는 듯 하다. 그러다보니 막상 자녀와 성문제를 마주할 때 당황하여 얼버무리거나 나중에 얘기해 준다며 말을 돌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부모가 적극적으로 성교육을 받고,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크게 3파트로 나뉘어, 파트별로 9~10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주제별 내용이 길지 않아서 짧은 시간으로 나눠서 읽을 수도 있을 듯 하다. 다루는 주제는 다양하다. 구체적이고 적나라한 성교육을 전제로 성관계의 시기, 콘돔 사용법, 성중독 문제, 이성친구가 생겼을 때, 자녀가 임신했을 때, 성폭력 등 민감하면서도 실제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겁이 난다. 특히, 청소년들의 성문제는 심각하다. 범죄라는 인식없이 행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입시교육 중심의 우리 교육에서 가치 중심의 교육으로 옮겨가야 한다. 성교육은 양성평등을 넘어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넘어 좀 더 구체적인 성교육 방법을 제시하여 실제상황에서 부모들이 당황하지 않고 잘 적용할 수 있도록 책과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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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면 좀 어때서 - 프로 게을리언이 던지는 '긍정적 게으름' 테크닉, 2018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 콘텐츠 선정작
변금주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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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게으름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다소 냉정하고 때로는 가혹하기까지 하다. 게으르다고 평가되면 여러 가지 사회적 보상에서 배제되거나 기회를 박탈당하곤 한다. 특히 새마을 운동 등 개발 시대를 사셨던 부모님 세대는 가난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근면과 성실을 모토로 삼아야 했고, 일찍 일어나라, 부지런해라는 말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야 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마음 편히 게으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러한 우리 사회에 작은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몇 년 전, 서울 광장에서 멍때리기 대회가 열렸고, 한 초등학생이 1등을 했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멍때리는 것은 게으름의 대표적인 행위인데, 드러내놓고 멍때리고 그것을 시상하는 행사가 열렸다는 것은 경직된 사회에 유의미한 파장을 일으켰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게으름에 대한 예찬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게을러라고 하진 않다. 게으름을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으로 나눠서 아무런 목적과 생각 없이 게으른 것을 부정적 게으름으로, 목적과 동기를 가지고 게으른 것을 긍정적 게으름으로 본다. 그리고 보다 생산적이고 효과적인 삶을 살기 위해 긍정적인 게으름을 피우라고 권하는 것이다. 매사에 부지런하여 불필요하고 무가치한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있거나 관심 있는 일에는 부지런하고, 그렇지 않은 일에는 적당히 게으름을 부려서 에너지를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쉽게 말해서 효과적인 시간 사용이라 할 수 있고, 또 선택과 집중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적절한 동기가 있다면 알아서 부지런하게 하게 되고, 주체적으로 선택했다면 아무도 게으름을 부리지 않는다. 동기의 시작은 재미와 흥미이다. 하는 일이 재미없으면 우리는 보통 꾸물거리기 마련이다.

 

이 책은 단순히 게으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게으름 혹은 부지런함이 결과적으로 성공 혹은 성취와 연결되어 지기 때문에 성공하는 방법도 다룬다. 궁극적으로 자기계발, 또는 성공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저자가 심리학 박사여서 게으름과 관련된 정서적 심리적 기반을 폭넓게 다루고 있어서, 심리학 입문서처럼 상당한 심리학 이론과 지식이 등장한다. 크게 다섯 장으로 나눠서, 게으름의 매력, 게으름 활용법, 불안한 마음 다스리기, 똑똑하게 게으르기 등의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마냥 게을러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효과적으로 부지런하라는 말이다.

 

어릴 적, 멍하니 있으면 뭐라도 해라고 말씀하시던 부모님 말씀에 게으름에 대한 죄책감을 갖곤 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 잘 사는 줄 알았다. 빽빽한 일정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면, 좀 게을러질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 사회도 빨리빨리를 그만 외치고, 좀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거기에 친구가 있고, 사랑이 있고, 삶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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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시작과 끝을 여닫는 대학·중용 옛글의 향기 5
주희 지음, 최상용 옮김 / 일상이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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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쓰여진 동양 고전은 함축적인 언어의 특징 덕분에 원문 그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한글 세대에게는 더욱 한자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인문학을 배우거나, 혹은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이 동양 고전이기도 하다. 그것은 학문의 가장 근간을 이루고 있고, 또 인간사에 대한 깊은 통찰로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통의 사람들에게 대학과 중용은 쉽게 접하기 어렵고, 부담스러운 책이기도 하다. 어릴 적 기껏해야 사자소학이나 천자문 정도 배운 것이 고작이었고, 중고등학교 한문 시간에 몇 문장 발췌해서 접한 것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때는 그저 시험을 보기 위해 외워야 했지 원전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다. 중학교 교과서에서 봤던 日新 日日新 又日新이 대학에 나온 문구였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가 여러 학자들의 학설을 종합하여 <대학장구><중용장구>를 지었다. 그리고 이것은 <논어>, <맹자>와 함께 유학의 핵심 경전인 사서로 분류된다. 이 책은 대학장구와 중용장구를 완역하여 편집하였고, 옮긴이의 해설도 덧붙여 두었다. 각 장별로 먼저 원문의 우리말 해석을 제시한 후, 원문에 독음을 달아 보여준 다음, 원문에 대한 저자의 자세한 설명이 뒤따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문만 다시 한번 보여준다. 한자가 어렵다면 우리말 해석과 옮긴이의 설명만 읽어도 충분하다. 한문의 함축적 표현이 멋있기도 하지만 당연 어렵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유교 문화의 영향 아래 남아 있고, 중국 고사나 사자성어를 인용하여 현실을 비판하거나 상황을 묘사하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특히 교수나 정치인들이 이러한 고전을 인용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분들을 자연히 떠올리게 됐다. 카메라 앞에서는 국민들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밀실에서는 자기 이익을 위해 쉽게 야합하고 국민들은 뒷전인 그들의 모습 말이다. 이런 고전을 읽는 행위가 사람들 앞에서 폼 잡으려 한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고전의 가르침을 실천했으면 좋겠다. 비단 정치인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예()와 인()을 갖추고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가 된다면 오늘 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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